구절재까지 2박3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던 1월20일,
이번 산행의 첫날은 강삼굴재~천치재, 둘째날은 천치재~방축리 금과동산, 마지막 3일째는 금과동산~과치재구간을 마치고 광주에서 열차편으로
돌아오기로 미리 약속하였다.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기대감을 키운 것은 3일 연속 추월산. 강천사. 괘일산이란 유명산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장 신경쓰게 만든 것의 숙식과 교통문제, 둘째 날은 순창이나 담양이 가깝고 대중교통도 편리하니 별 문제가 없었으나 천치재에 닿는 첫째 날이 가장 큰 문제였다. 거기다가 다음날 새벽부터 산행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선답자이신 조진대님의 산행기에서 얻은 북흥택시에 전화를 걸어 주변의 숙식정보를 물으니 천치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모텔단지가 있다고 한다. 모텔단지가 있다면 당연히 식당도 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그 이상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어제 밤은 근무를 하며 틈틈이 4개의 로프를 준비하고 매듭도 지었다. 3개는 5m가량, 하나는 20m가량으로 그중 5m로프 1개의 사용처는 조진대님깨서 지도에 표시해 메일로 보내셔서 확실한데 나머지는 위치가 좀 불명확해 진행하며 판단하기로 한다. 35l 배낭에 로프까지 넣고 나니 배낭의 쟈크가 잠기지 않는다. 결국 방한조끼를 포기하지만 없는 살림이 이사를 가는데도 배낭에는 작은 틈새가 보이지 않을 지경, 그렇다고 65l배낭을 가져가기는 좀 그렇고... 신샘님과 세중에게 전화해 가급적 배낭을 비워오라 부탁한다. 약속한대로 서대전역에서 만나 08:10분에 떠나는 광주행 무궁화호에 승차. 백양사역에 도착하니 10:03분이다. 대합실을 나오자 미리 연락한 조기석기사(HP ; 011-9600-6660)는 트렁크까지 열어 놓고 기다린다. 몇 일전 내린 눈으로 강삼굴재로 넘어가는 고개의 응달진 곳은 아직도 눈이 남아있고 간혹 결빙구간도 보인다. 신화회관 앞에 정차하니 10;20분 회관 주인은 앞마당에서 봉고차를 닦고 있는데 마당의 눈은 하얗게 덮여 녹을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택시요금은 오늘도 10,000원,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음에 이 지역을 찾아올 기회가 있으면 다시 보자고 약속한다. 주인에게 식수를 구하자는 양해를 얻고 세중이 식당으로 들어가 물을 받아오는 사이 주인과 호남정맥꾼들에게 신화회관이 잘 알려져있다는 것을 가지고 잠깐 대화도 나눈다. 주인은 식사는 물론 민박까지 한다고..... 눈 덮인 마당인지라 선 채로 대충대충 산행복장을 갖추고 배낭을 들쳐맨다.
신화회관을 바라보면 우측에 신화회관이라 적힌 입간판이
보이고 그 밑의 농로가 들머리로 수북히 쌓인 눈 위에 발자욱 하나가 선명하게 찍혀있다.
농로는 묘지에서 끝나고 산길에 들면 곧 가파른 오르막에 5 ~10cm가량의 적설이 그리 높다란 봉우리도 아니련만 결코 쉽지 오를 수 없음을 예고한다. 힘겹게 첫 봉우리에 오르면 길은 우측으로 꺾이면서 소나무 숲의 완만한 길로 바뀐다.(10:46) 5분가량 진행하면 완만한 무명봉을 넘게되고 평탄하던 능선길이 좀 더 높이를 더하면 벌목 흔적이 있는 정상부에 삼각점과 빛 바랜 억새풀 몇 포기가 초라한 대각산이다.(10:56) 첫 봉우리에 올라섰을 때부터 시작된 소나무 숲길은 계속 이어진다. ▼첫 봉우리에
오르면 완만한 솔밭길이 길게 이어진다.
다음 봉우리에서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내려간다.(11:00)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 고갯마루로 내려오고 1분 후에는 7~8기의 묘지군이 나온다. "학생 나주임공과 유인전주이씨" 합장묘에서 거추장스럽고 덥게 느껴지는 쟈켙을 배낭에 넣는 등, 다른 산행용품도 정비하고 간다.(11:12~15) 곧 경운기가 다닐 정도의 넓은 농로로 내려오니 시멘트로 포장된 왼쪽 아래에 칠립마을이 있고 오른쪽은 비포장농로로 되어있다.(11:17) ▼칠립마을
정맥을 가로지르는 길을 건너 산판길을 따라가다 오른쪽의
좁은 산길로 들어간다.
잡목이 좀 거추장스러운 곳을 1분가량 헤쳐 나가면 사용하지 않는 듯한 TV안테나가 있고 잡목지를 빠져 나오면 소나무 숲길로 바뀐다.(11:21) 소나무 숲을 나오면 논밭이 펼쳐지면서 밭둑길을 따라 간다.(11:25) 왼쪽은 강두마을로 생각되지만 지도위치와는 좀 차이가 있는 듯.... 밭 아래의 시멘트 포장길은 콘테이너와 송전탑을 지나 정맥으로 생각되는 봉우리로 이어진다. ▼철탑 옆의
시멘트도로를 따르다 묘지가 자리한 밭 끝에서 좌측 산으로
▼삼거리에서 밭이
끝나는 지점으로 향하는 동료들과 왼쪽에 묘지가 보임
시멘트 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묘지가 있는 무명봉을
향해 2~3분가량 가면 길은 두갈래로 갈라진다.
왼쪽은 묘지로 향하고 묘지 위에 표지기 한 장이 보인다. "표지기가 보이는 묘지 뒤편으로 올라가 볼까?" 잠시 망설이기도 하였지만 높은산님의 산행기대로 밭의 밑으로 이어가는 우측 시멘트 길의 따라가기로 한다. 우측으로 3~40m가량 진행하면 밭이 끝나는 지점이며 여기서 시멘트 길을 버리고 산으로 향하는 왼쪽의 소로로 오르니 길은 계속 산밑을 돌아나가는 듯 하였다.(11:30) 소로를 따라 1분가량 오른 다음, 이번에는 소로를 버리고 산비탈의 묘지를 지나 산등성이를 향해 희미한 길로 들어가지만 곧 길이 뚜렷해지고 표지기도 많아진다. 가파른 오르막을 극복하고 산등성이에 오르면 소나무 숲의 완만한 길로 바뀌고 소나무가 많은 봉우리를 지난다.(11:42) 왼쪽으로 내려가니 산판길을 만나고 다시 또 왼쪽으로 내려간다.(11;44) 좌, 우측에 대나무가 있는 넓은 산판길을 따라가면 마루금 길과 산판길로 갈라지는데 여기서는 마루금으로 오른다.(11:49) ▼넓은 산판길이
대나무 밭 사이로.....
여러 갈래의 길이 어지럽게 난 곳이 나온다. 그러나
마루금이라 생각되는 방향과 군데군데 매달린 표지기만 주의하면 크게 문제될 것 없고 잠시 뒤에는 커다란 당상나무가 고갯마루를 지키는 분덕재에
내려온다.(11:57. 7,686보)
▼분덕재의
당산나무(월간 "사람과 산 발행" 부록의 지도 위치는 오류)
우리 산행스타일로는 좀 이르기는 하지만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기로 한다.
물을 끓이는 사이, 월간 "사람과 산"의 별책부록인 호남정맥지도에 표기된 분덕재와 당상나무의 위치가 잘못 되었다는 조진대님의 지적이 맞을 것 같아 이를 확인하기 위해 어은리로 내려와 주민들을 찾았으나 어느 집도 사람이 없다. 내친 김에 고갯마루에서 150m가량 밑에 있는 마을회관까지 내려와 확인하니 노인들은 이상한 사람이라는 듯, 경계하는 표정으로 분덕재가 맞다고 한다. ▼어은리와 그 뒤는
진행할 정맥 산줄기
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분덕재를
출발한다.(12:33)
계속 넓은 산판길을 따라 오르다 산마루로 향하는 좁은 잡목
길로 들어간다.
많은 눈이 쌓여있고 조금은 거추장스럽게 옷가지를 스치는 나뭇가지를 제키며 2~3분가량 오르자 약간의 벌목이 이뤄진 도장봉이다.(12:43) 정상부의 나무 몇 그루를 베어 놓기는 하였지만 조망은 없어 원형 동판의 독특한 삼각점만 카메라에 담고 그대로 통과한다. ▼도장봉의 독특한
동판 삼각점
왼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2분 뒤, 묘지가 있는 좀 더 높은
봉우리에서도 왼쪽으로 틀어진 정맥이 완만한 소나무 숲길로 들어간다.
산판 길처럼 넓은 지형으로 내려오면 낙엽송지대가 나타난다.(12:50) 오른쪽에 2기의 원형묘지가 보이는 곳에서 산판 길을 버리고 우측의 희미한 소나무 숲길로 들어간다. (12;52) 곧 바로 다시 넓은 산판 길로 나오고 조금 더 진행하면 길은 T자형으로 갈리는데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오자 곧 또 하나의 산판 길이 왼쪽에서 올라와 두 길이 서로 합쳐지면서 직진으로 이어진다. 3분 정도 좀 가파르게 오른 다음, 좀 완만해진 능선을 1분가량 이어간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휘어지면 3분 뒤, 벌목지대로 나온다.(13:03) ▼벌목지대서 바라본
526m봉(정상 100m전쯤에서 우측으로...)
▼농무에 쌓인
내장산
벌목지대를 지나 526m봉을 향해 가파르게 올라가다
정수리를 약 100m가량 남겨둔 곳에 이르면 약간의 암릉을 거친다.
곧 소형 컨테이너 건물 정도의 바위가 앞에 막으면서 표지기 몇 장이 우측에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13:15) ▼526m봉 오르다
정맥은 정상부 100m전 쯤인 이 바위에서 우측으로
정맥은 여기서 526m봉으로 오르지 않고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묘지 한 기가 있는 바위지대로 내려가야 하며 바위지대로 내려오면 도장봉부터의 산줄기는 물론 내장산 구간도 조망된다.
▼도장봉과 지나온
정맥능선 그리고
▼도장봉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산줄기
내림길의 시작은 완만하지만 곧 가파르게
변한다.
약간의 잡목지대를 벗어나면 쭉쭉 뻗은 소나무 숲길, 3기의 경주 최씨 묘지를 지나 우측으로 슬며시 휘어져 내려간다. 곧 대나무 숲을 만나고 대나무 숲 우측으로 난 넓은 길을 20m가량 진행하면 다시 산길을 오르게 된다. 은행나무 묘목이 심어진 안부에 내려오면 좌측에 하늘색 지붕의 농가 몇 채가 있는 금방동이 정맥 바로 아래에 있다.(13:29) 이어진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이 꺾으면 쉬기 좋은 약간의 바위지대가 나오고 바로 그 밑에는 묘지가 있다. 점심식사를 했던 분덕재에서 보았던 당산나무정도의 거목 한 그루와 좌, 우측에 뚜렷한 길이 있는 십자로 안부인 향탕목재를 지난다.(13:33) ▼향탕목재의
당산나무
임도처럼 넓은 직진 길로 2분가량 오르다 왼쪽에 5기의
묘지가 있는 곳에서 우측의 좁은 길로 들어간다.(13:35)
봉우리를 좌측으로 우회한 다음, 2기의 울산김씨 묘지를 지나면서 왼쪽으로 꺾여 내려간다.(13:41) 마루금이 뚜렷하지 않은 이 일대는 작은 물줄기가 생길 것 같았다. 표지기를 따라 S자 형태로 묘하게 이어간 길을 지나고 나서 울산김씨 묘지쪽을 돌아보니 묘지에서 잡목을 헤쳐가면서 일직선으로 조금만 나간다면 마루금과 합쳐질 듯 하였다. 하지만 물줄기를 확실히 만나는 것도 아니고 거리 또한 짧아 표지기대로 진행한다해도 정맥의 큰 개념에서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 마루금이 불확실한 지형을 지나면 곧 3기의 금령김씨 묘지가 자리잡은 봉우리를 지나고,(13:43) 안부에 내려오니 또 다시 묘지가 있다.(13:49) 안부의 바로 위에 또 2기의 묘지가 있고 왼쪽으로 나오자 넓은 임도가 나타난다. 이제부터는 성묘를 위해 닦은 듯한 넓은 길만 따라 오르면 창령 조씨 묘지인데 이 성묘길의 경사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길이 끝나면서 멋지게 단장한 창령조씨 묘지가 눈에 들어오는 곳에 표지기 가 반상회라도 여는 듯 수많은 표지기가 나뭇가지 하나를 몽땅 차지했다. 정맥은 묘지가 있는 봉의 정상부까지 오르지 않고 묘지 앞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작은 봉을 거쳐 520m봉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역시 세중이 또... ▼창령 조씨
묘지(정맥은 여기서 우측으로...)
직진으로 묘지를 지나가는 세중을 불러 세우고 5분가량의
휴식을 취한다.(13:55~14:00)
휴식을 마치고 낮은 봉우리를 넘어 왼쪽으로 꺾어 안부에 내려오고 다시 만나는 낮은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면 520m봉을 오르기 위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14:08) 낮은 봉우리를 맛보기로 오르자 520m봉의 바위는 험악한 표정으로 우리를 노려본다.(14:10) ▼절벽을 이룬
520m봉
가파르게 오르던 길은 험악한 모습으로 내려보던 바위 밑에서
더욱 더 경사도를 높이고 미끄러운 눈은 자꾸 발목을 끌어내린다.
힘들게 오른 520m봉에는 묘지 한 기와 그 위에는 삼각점이 있고 판판한 바위가 절벽 위에 있어 조망도 좋을 위치다.(14:21) 내장산이 잘 보일 그런 곳, 하지만 두터운 운무는 파도치듯 역동적으로 꿈틀대는 그 모습을 결코 보여주지 않겠다고.... ▼지나온 정맥
▼520m봉의
삼각점
거칠어진 숨을 진정시키고 묘지의 뒤편으로 정맥은
이어간다.(14:23)
2~3분 뒤 바위조망대가 다시 나오지만 이런 날씨에 머루를 이유가 없다. 잠시 가파르게 내려가던 길은 곧 완만한 길로 바뀐다. 4~5기의 묘지를 지나자 임도 수준으로 길이 넓어지고 한줄기 햇살이 추월산방향을 비춰준다. ▼밀재로 내려오며
바라본 추월산
밀재에 내려오니 전남 담양과 전북 순창의 경계로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고 공사개요를 적은 기념석과 경계표지판이 있다.(14:33. 9,922보)
▼추월산 밑을
지나는 담양방면과
▼순창방면(시멘트
옹벽이 끝나는 곳에서 추월산으로...)
추월산으로 가는 들머리는 왼편으로 20여m 이동, 시멘트
옹벽이 끝나는 지점에서 낮은 절개면을 올라가며 표지기가 많이 붙어있다.(14:34)
추월산을 오르는 길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답게 등로는 아주 뚜렷하고 완만한 오르막으로
시작된다.
첫 바위 조망대를 지나지만 흐린 날씨에 장성호가 만들어주는 운무로 조금 전 지나온 520m봉만 겨우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14:41) ▼지나온
520m봉
처음으로 4명의 등산객을 만나고 3분 가량 좀
가파르게 오른 무명봉에서 등로가 왼쪽으로 휘어진다.(14:45)
1분가량 후, 묵묘의 흔적이 있는 공터를 지난다. 제법 가파르게 오르던 길이 왼쪽으로 잠깐 우회하고 다시 또 올라간다.(14:57) 하산하는 남자 등산객 한 명이 쉬고 있다 가벼운 인사를 건네는데 아이젠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아이젠이나 스페츠 없이 진행했는데.... " 오르막은 계속 이어지고 시계를 보니 밀재를 떠난지 20분가량 지나 "이쯤이면 추월바위가 보인다는 그 지점을 지날 때가 되었다."며 주의깊게 주변을 살피며 오르막을 계속 이어가지만 추월바위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조망도... 추월산 명물, 추월바위도..... 호남정맥 백미구간의 하나를 그냥 지나치는 것 같은 아쉬움을 가쁜 숨소리에 희석시킨다. 끈끈하게 이어오던 오르막을 5분가량 더 올라갔을까? 등로 오른쪽에 책상만한 바위들이 보이고 음산한 안개가 드리워진 그 뒤편에서 귀면 형상의 괴이한 바위가 눈을 부라리고 있다.(15:00) "왜? 얼굴 한번 보여줄까?" ▼추월바위
몇 걸음 앞서가는 일행에게 우측에 추월바위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책상만한 바위에서 추월바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20m가량 더 올라가니 우측에 좀 넓은 공터에 묘지가 있고 추월바위라는 안내판도 있다.(15;01) 아주 가파른 오르막은 아니었지만 줄기차게 올라왔던 길이 추월산 구간에 들어와 처음으로 완만한 내리막으로 변한다.(15:10) 주능선은 아주 편안한 길, 그 대신 눈은 발목을 덮을 정도로 많아졌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닌 길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안부로 내려오면 바위로 이뤄진 추월산을 향해 암릉을 오르는 일만 남았다. ▼암릉으로
이루어진 추월산 정상
▼추월산을
오르며 바라본 730m봉과 그 뒤는 입석바위가 멋진 726m봉
▼추월산
암릉을 오를 때 오른쪽의 장성호에 피어오르는 운무
다행히 미미한 적설량의 암릉은 이렇다할
위험요소는 없었고 조망은 시원스럽다.
몇 몇 군데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천천히 3분가량 오르니 전북산사랑회에서 설치한 스테인레스 이정표[추월산 호남정맥(720.6m) . 밀재 2.1km / 천치재 6.8km / 보리암1.3km]가 반가운 추월산이다.(15:18. 3,479보) ▼추월산
이정표와 작은 돌탑
휴식을 취하면서 시루떡으로 힘을 북돋지만 체온은
자꾸 떨어지는 느낌, 뭉그적거리는 내 모습을 보다못한 세중이 먼저 행동개시다.
"어이~ 여기서 알바 많이 했대. 같이 가~"(15:30)
높은산님 일행은 알바 아닌 알바로 고생하셨고
조진대님께서는 표지기대로 내려갔으나 아주 험한 비탈에서 길까지 잃어 엄청난 고생을 했다는 추월산인지라 상당히 긴장한다.
추월산에서 30m가량 내려오면 추월산에서 바로 앞에 건너다 보이던 암봉으로 오르는 길과 정맥인 좌측의 내리막길로 갈라진다. 직진으로 암봉에 오르면 산줄기는 보리암 뒤쪽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추월산 정상에서 시원스런 조망을 보지 못한 서운함이 "혹?"라는 기대감을 갖고 신샘님과 함께 암봉에 올랐지만 보이는 것이라곤 역시 짙은 운무 뿐.... ▼운무에
쌓인 보리암 방향의 산줄기와
▼진행할
730m봉과 726m(수리)봉
곧 바로 갈림길로 돌아와 정맥을
이어간다.
가파른 내리막은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음인지 4~5cm가량 덮인 눈 밑의 빙판을 감추고 있어 더욱 미끄럽고 위험스러웠다. 내리막이 끝나고 완만한 능선을 이어가다 730m봉의 오르막에서 갈림길을 만난다. 날씨가 좋을 때라면 가지말라고 말려도 마루금을 따르겠지만 이런 날씨에는 올라 가본들 봐야 헛수고는 뻔한 일.... 730m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니 정상을 거쳐온 길과 만난다.(15:46) 조망이 좋은 바위지대가 연속적으로 나오지만 장성호는 끝내 안개 속이다. 그래도 등로주변의 기묘한 바위들이 엮어내는 기괴한 형상을 근시안적으로나마 바라볼 수 있음에 만족할 뿐이다. ▼지나온
730m봉과 암릉길
▼보리암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건너편 523m봉은 운무에...) ▼암릉지대의
바위
▼지나온
암봉을 뒤돌아 봄
▼726m(수리)봉과 그 뒤가 710.1m봉
▼지나온
구간을 뒤돌아 봄(암릉구간 뒤는 730m봉, 추월산은 더 멀리..)
바위지대를 지나면 곧 726m(수리)봉이며 좁은
공터는 나무에 가려 조망은 그리 좋은 것 같지 않다.
726m봉에서 표지기가 많이 달린 우측의 뚜렷한 길로 내려간다.(16:12) ▼726m봉을 내려가며 바라본 710.1m봉
가파르게 떨어지면 보리암
갈림길이다.
보리암으로 가는 우측으로 많은 표지기가 보이지만 정맥은 직진의 능선길이 평탄하게 이어진다.(16:17) ▼710.1m봉 (이 봉우리를 지나면 곧 갈림길이...)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어 안부로
내려와(16:30) 좌측 비탈길로 우회하는 길로 들어 다시 주능선에 올라서니 마루금을 이어온 길과 만난다.(16:34)
2분가량 완만하게 오르면 왼쪽으로 휘어져 나가고 7분가량 뒤, 조망바위지대 옆을 지난다.(16:43) 조망바위에서는 약초재배지를 거쳐 523m봉으로 이어지는 정맥마루금을 세밀히 관찰할 수 있다. ▼약초재배
밭에서 523m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바위조망지대를 지나며
"이제 곧 710.1m봉이고 그곳을 지나면 바로
정맥갈림길, 그리고 그 갈림길을 그냥 지나친다면 헬기장이 나온다고 했다. 그럼 이 근처에...."
호남정맥 추월산과 강천산구간을 지난다고 했을 때, 조진대님께서 메일까지 주시면서 알바 주의지점과 2~3군데의 위험구간의 로프 길이까지 알려주시면서 가능하면 로프도 설치해주라는 부탁이 있으셨다. "잘못된 갈림길을 나뭇가지로 막으셨다는데...." 조망바위지대부터 우측 비탈길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진행하다 나뭇가지 몇 개가 눈이 수북한 가파른 비탈길목을 막고 등로 조금 아래의 나뭇가지에는 눈에 익은 표지기 3장이 유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16:45) 조진대님이 아니라도 누구든 신뢰할 이 표지기는 주화산부터 남진한 유명 산행팀이었고 호남정맥임을 알리는 글귀까지 있으니 당연히 믿고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진대님은 수직에 가까운 비탈에서 길까지 잃어 엄청난 고생을 하셨고 덕택에 한번 더 추월산을 찾게되었고 죽마고우도 만나시고 .... 보충산행시 이 비탈길로 내려가지 말라는 뜻으로 조진대님께서 나뭇가지로 가로막았으나 너무 위험해 표지기는 회수하지 못하셨다는 말씀에는 아쉬움이 깔려 있으신 듯... 후답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를 생각하며 표지기 회수에 나선다. 힘줘 잡을만한 나무가 없어 스틱과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의지하며 그럭저럭 2장의 표지기는 회수하였으나 그 밑에 로프가 매진 곳에 걸린 표지기 1장은 여의치 않았다. 겨우겨우 중심을 잡아가며 실낱같은 나뭇가지에 의지해 남은 한 장을 회수하는 과정에서는 위에서 바라보는 세중도 위태로워 보였는지 몇 번이나 "형 조심해! 조심! 천천히..."를 외친다. 세중이 내미는 스틱을 잡고 다시 능선에 올라선다. "휴~~"(16:47) 문제의 곳에서 2분쯤 완만한 길을 오르니 신샘님께서 기다리고 계신다. "바로 이 위가 711.3m봉이고 삼각점도 확인했어요." 20m쯤 우측으로 올라가니 신샘님께서 눈을 제거한 삼각점과 내 지도에는 그저 711.3m봉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김정길님의 코팅지는 심적산이라고... 잡목에 쌓인 정상은 의외로 조망이 없는 듯하다.(16:50) ▼711.3m봉의 삼각점과
▼심적산(?)
711.3m봉에서 내려와 1분가량 진행하면
호남정맥 갈림길이다.
직진(좌측?)은 능선을 따라 헬기장으로 이어지고 많은 정맥 표지기들은 우측으로 내려가도록 유도한다. 눈이 수북한 가파른 내리막을 바라보면서 귀찮아 착용치 않았던 아이젠을 뒤늦게나마 신발에 건다.(16:52) 응달진 곳에 수북히 쌓인 눈길의 가파른 내리막이 끝나고 이어진 산죽길도 상당히 가파른 편이다. 2~3m가량의 암반 옆에는 잡을 곳이 마땅치 않아 많은 사람들이 산죽을 잡아당기며 오고간 듯, 죄 없는 산죽은 부러지고 뜯기고.... "5m가량 두어군데를 말씀하셨는데... 여기가?" 매듭까지 미리 만들어 왔고 길이도 5m가량 잘라왔기에 2분여만에 로프설치를 마치고 직접 잡고 내려오며 안전도도 점검한다.(17:01~03) ▼신설 로프
(잡고 오르내릴 것이 마땅치 않아...)
산죽지대가 끝나면 잠시 뒤, 가파른 우측
내리막으로 이어진다.(17;05)
완만해졌던 길은 바위암봉을 앞에 두고 또 다시 방향을 우측으로 바꿔 가파른 내리막으로 떨어진다.(17:11) ▼이
바위에서 가파른 우측 길로 내려가 바위지대를 우회함
바위지대를 우회하며 내려가는 곳의 좀 높은 바위
턱, 조심스럽게 옆의 바위에 의지해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내려가기가 까다로워 보인다.
"이곳도 조대님께서 로프가 있었으면 하신 곳?" 반신반의! 기왕 준비해 온 것, 로프매줄 곳이 없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신샘님과 함께 로프설치를 마친다.(17:15~16) ▼두번째로
설치한 로프
험악하게 생긴 머리 위의 바위를 바라보니 왜
이쪽으로 우회하는지 그 답이 자연스레 나온다.
암릉을 조금 이어가는 능선이 나오면 절묘하게 이어진 정맥이 눈 앞에 펼쳐지고 좌측은 매력적인 암봉들이 특용작물재배지를 향해 살며시 꼬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17:19) ▼특용작물
재배단지가 있는 밭지대 너머 523m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다음
봉우리에서 이 산줄기로 내려와야 할 듯....(암릉이 너무 험해서?)
물줄기가 만들어질 듯한 분지
형태의 골짜기를 지나자 신샘님도 좌측 산줄기가 바른 정맥같다고 한다.
결국 산죽사이의 실개울같은 물길을 건너 특용작물재배지의 농로에 올라와 의문점을 확인하기 위해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다.(17;26) 농로는 계속 밭의 우측 밑에서 개간한지 오래되지 않은 맨 끝의 밭까지 이어지고 그 밭의 위쪽으로 좁은 산길과 표지기가 보인다.(17:32) 보기와는 달리 완만한 오르막에 등로도 뚜렷한 편, 막판에 좀 가파르게 오르면 393m봉이며 길은 우측으로 휘어져 오른다.(17:44) 511m봉에 오르면 왼쪽의 내림막으로 바뀐다,(17:49) 잠시 가파르게 내려와 소나무 숲의 완만한 길을 따라 무명봉 두개를 넘어(17:54, 17:56) 마지막 523m암봉을 오른다. 추월산 암릉지대서 바라볼 때 아주 가파르게 보였던 523m봉이지만 생각보다는 쉽게 정상에 올랐다.(18:00) 벌써 어둠이 내려 조망바위 턱 밑에 위치한 천치마을과 긴 U자형으로 굽어지는 29번도로의 특이한 모습을 겨우 확인할 수 있는 것만도 다행스럽다. 40여분 뒤에는 오늘 구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안도감, 내친 김에 연양갱까지 먹고 일어난다.(18:05) 523m봉에서 내려가는 첫 내리막은 가파른 내리막으로 빙판에 5cm가량의 눈까지 깔려 아주 조심스럽다. 특히 523m봉을 떠나며 곧 바로 만나게 되는 2m가량의 수직바위지대는 잡을 곳이 마땅치 않아 아주 우험했다. 조심스럽게 내려가던 신샘님 마지막에 결국 ..... 소리는 요란했지만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두번째 로프를 여기다 매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대형 송전탑이 있는 460m봉에서는 우측으로 방향이 틀어지는데 많은 표지기가 걸려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18:10) 길이 넓어졌다가 우측의 가파른 길로 내려가는데 이번 내리막은 다행히 눈이 없어 한결 수월하다.(18:15) 철조망이 나오고 그 안의 고압 송전탑을 보호하려는지, 아무튼 그 철조망 옆길을 1분가량 따라가면 고압철탑 옆을 지난다.(18:17) 철조망 옆길을 따라 고갯마루에 내려오면 경누기가 다닐 정도의 농로가 정맥을 가로지른다. 정맥은 농로를 넘어 직진으로 이어간다. 그런데 벌써 따라왔어야 할 세중이 안보여 노파심에 걸음을 멈추고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다.(18:20) 몇 번이나 세중을 불러대니 뭐라고 중얼대며 금방 모습을 나타낸다. 왜 대답을 하지 않느냐 물으니 의리없이 먼저 내빼는 사람들과는 말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나? 언제나 앞으로 내빼는 사람이 누군데... 사연은 두 번이나 미끄러지면서 엉망된 옷을 눈으로 닦아냈다고 한다. 낮으막한 봉우리를 넘어 아주 널찍한 임도를 오른다.(18;22) 임도는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이고 고갯마루에 오르면 좀 넓은 공지가 우측에 있다. 여기서 정맥은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틀어 희미한 산길로 들어가야 한다.(18:27) 산길로 들어가자마자 직진 방향은 누군가 나뭇가지로 길을 막았고 표지기는 우측의 희미한 길 쪽에 걸려있다. 산길을 구별하기 힘들게 어둠은 짙어졌고 천치재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배낭 속의 랜턴을 꺼내는 것이 좀 귀찮지만 꺼낼 수밖에....(18:30) 완만하게 내려가던 숲길이 왼쪽에 넓은 과수원(밭?)위의 절개면 위로 나오고 먼 마을의 불빛도 바라보면서 절개지 윗길을 따라 내려간다.(18:37) 곧 차량통행이 뜸한 29번 국도상에 위치한 천치재에 도착함으로써 2박3일의 첫날 산행을 마친다.(18:40. 13,790보) 조진대님의 산행기에 적혀있던 북흥면 개인택시 신창식님에게 전화부터 한다.(063-652-8282. HP: 017-650-7756.) 10여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왜 진작 전화주지 않았느냐며 곧 출발하겠다고 한다. 택시를 기다리는 사이, 천치재표지석이나 카메라에 담으려고 도로를 건너편 가드레일을 넘어 표지석을 살핀다. "해발 347m" 꽤나 높은 고개답게 금방 추위가 엄습하고 전화한지 15분만에 한 대의 택시가 우리를 향해 깜빡이를 넣는다.(18: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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