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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은 도상거리 약 17km로 8시간 정도면 목적지인
과치재에 도착할 수 있고 광주까지만 가면 귀로의 차편도 많은 편이기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
6시에 기상, 세면을 마치고 천천히 배낭을 꾸리는 손도 여유롭게 느껴진다. 어제도 저녁을 먹었던 식당에서 소내장탕으로 아침식사를 하는데 아주 매운 편, 하지만 먹는 만큼 간다기에 .... 담양 특산물인 죽순요리의 쫄깃한 맛은 언제 먹어도 일품이다. 식당에서 100m가량 떨어진 버스터미날에 도착하니 몇 몇 통근자만이 난로도 없는 썰렁한 대합실을 지키고 남원방향으로 가는 버스는 07:30분, 조금 여유가 있어 급히 화장실을 다녀오니 버스가 들어온다. 방축리에 도착한 시간은 07:40분, 어제 들머리 찾기에 실패한 지량리 입구까지 걸어가 세중은 파출소 뒤, 묘지가 있는 작은 산으로 그리고 신샘님과 나는 화순쪽을 살펴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들머리가 보이지 않았다. (선답자의 산행기와 지도를 살펴봤어야 하는데 어찌 그리 경거망동했는지...) 도로를 따라 반대방향으로 왔다는 사실을 조금도 인식하지 못하고 보이는 것은 조금 전 세중이 올라간 작은 산 밖에 없으니 달리 마루금을 찾을 생각을 못한다. 밭과 묘지가 있는 곳으로 야산에 오르니 곧 대나무 숲과 잡목이 나오면서 길이 끊어진다. 주변을 살필 수 있는 묘지가 좌측에 있어 그곳에 내려가 주변지형을 살피자 산 아래의 좌, 우측 모두는 논으로 이뤄져 지형도와 맞지 않을 뿐더러 어제 광덕산 조망봉에서 그려본 마루금 방향도 분명 아니다. 그제서야 높은산님의 산행기를 펼치니 순창고추장마을 표지판이 있고 그 뒷편의 수레길로 오른다고 되어있다. 호남정맥 마루금은 상당히 뚜렷한 편이며 표지기도 많이 달려있기 때문에 정보파악을 소홀히 하고 표지기에만 의존했던 안일함이 낳은 당연한 결과임을 반성한다. 들판 건너 담당방향의 낮은 산등성이로 돌아가려고 세중에게 전화를 한다. 산으로 올라갔더니 길이 없어 도로를 따라 대림요업 공장을 지나 고속도로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으~~ 우리가 갈 방향을 알려주고 속히 뒤따라 오라 전하고 담양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방축리 마을 입구로 되돌아오니 담양쪽 24번도로 멀리 표지판 같은 물체가 보인다. "신샘님! 저게 순창고추장마을이라 적은 선전판인가 보죠?" 방축리 입구에서 24번도로를 따라 담양쪽으로 3분가량
걸어가니 위 사진의 표지판이 나오고 그 뒤의 농가 담장 옆으로 시멘트길이 있고 24번도로 건너편 소공원에는 "금과동산"이란 안내목이 서있는
방축리고개.
30분간의 알바를 멋쩍은 미소로 흘려보낸다. 농가 담장 옆을 따라가는 길의 우측에 있는
소나무(측백나무?)에 표지기도 보이고 그 앞의 전주 한쪽에도 또 한 장의 표지기가 보인다.(08:12)
도로에 근접한 전주에 표지기를 걸어주면서 어제 내려왔던 정맥줄기를 바라보니 마을로 내려오기 전 밭으로 개간된 둔덕에 올라 금과동산을 향해 진행했어야 했고 방축리마을로 내려왔을 경우 24번도로에서 우측(담양방향)으로 진행했어야 했다.
시멘트 농로의 넓은 길을 5분가량 따라가면 길이 Y자
형으로 길이 갈라지는데 왼쪽에 걸린 몇 장의 표지기가 정맥을 안내한다.
농로는 이어지고 낮은 산마루에 오르자 다시 한번 Y자 형태로 길이 갈라지는데 이번에는 직진에 가까운 우측 길을 택하면 3분가량 뒤 대나무 숲을 빠져나와 88고속도로로 내려온다.(08:25) 우측일 것이란 판단에 따라 100m가량 진행해도 표지기가 한 장도 보이지 않아 "혹 거꾸로 가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에 지도를 펼쳐 확인하기도 한다. 고속도로 갓 길을 따라 7~800m가량
진행하면 바로 우측에 316.9m봉이 옆에 위치하는 곳이고 도로우측 로변에 노란색 판에 "지하통로"라 적힌
표식이 있다.
무심코 진행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으로
입구표식판의 반대편 도로변에는 "긴급신고" 전화표식판, 그리고 광주방향의 100여m뒤에 간이
이동통신탑도 보인다.(08:41)
고속도로에서 지하통로의 왼쪽방향으로 내려와 316.9m봉으로
향한다. 소나무 숲에 쌓여 조망은 없지만 그냥 지나필 수
없어 5분가량의 휴식을 취하고 봉황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09:10)
곧 나주 임씨 묘지가 나오고 진행할 봉황산과 고비산 줄기가
멋지게 보인다.(09:12)
묘지에서 2~3분가량 더 진행하자 또 한 기의
묘지가 나오고 길은 임도처럼 넓게 바뀌면서 정면에 서암산과 정맥에서 벗어난 고비산이 두 나래를 활짝펴고 나그네를
맞아준다.(09:15)
넓은 길이 곧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고 십자로
안부를 지난다.09:20)
나즈막한 봉우리에 오르면 길은 왼쪽으로 꺾어지고 널찍한 공터에 자리잡은 2기의 묘지를 지나 낮은 절개지가 길을 막는다. 절개지에서 왼편으로 내려 대나무 숲을 빠져 나오면
88고속도로다.(09:25)
우측에 전라남도 담양군과 전라북도 순창군을 가르는
경계표지가 있고 고속도로 건너편은 확,포장공사중인지 아니면 도로의 선형을 바로잡는지 아뭏튼 한참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일반국도보다도 더 차량이 뜸한 88고속도로를 여유롭게 건너
공사장으로 내려오니 절개면 하단부에서 좌측으로 임시통행로 같은 좁은 길이 보인다.
임시통행로을 따라 좌측으로 이동 절개면 위로 오르면 정맥은
왼쪽의 소나무 숲사이로 편안한 길을 따르면 곧 금송(?)묘목장이 나온다.(09:32)
묘목장을 가로질러 마루금으로 붙자 차도처럼 넓은 농로가
나오고 넓은 길을 따라가다 우측으로 휘어져 이목고개에 도착하니 길이 좌,
우로 갈라진다.(09:36)
우측으로 10m가량 이동하여 좌측으로 꺾어가면 묘지가 있고
모지를 가로질러 바로 앞의 산쪽으로 붙는다.(궂이 우측길을 따르지 않고 왼쪽으로 조금 내려와 우측으로 이어가는 넓은 농로를 따라가도 두 길은 약
1분 뒤에 만난다.)
잘 가꿔진 이천 서씨 묘지를 지나 3분가량 뒤 도착한 일목고개, 대나무가 있는 사거리 안부로 바로 아래에 농가와 비닐하우스가 보인다.(09:42) 일목고개를 지난 첫 봉우리에서 등로는 왼쪽으로 휘어지며 전형적인 산길로 바뀌고(09:48) 다음 봉우리를 향해 고도를 높여나가다 그 중간쯤에서 등로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09:54) 봉황산에 도착한다.(09:57. 4,104보) 235.5m에 불과한 낮은 산이지만 그래도 "봉황"이란
이름이 붙어있기에 내심 기대를하고 올랐지만 잡목과 소나무 숲에 둘러쌓여 "이름 값도 못하는구나"라는 실망감을 좁은 공터에 자리잡은 삼각점이 다소나마 위안을 준다.
316.9m봉을 떠나며 다음 휴식지로 삼은 봉황산이기에
예정대로 10분가량의 휴식을 취하고 서암산으로 발길을 옮긴다.(10:05)
봉황산에서 1분가량 내려와 한기의 묘지를 지나
잡목 숲사이로 들어간다.
봄날처럼 따뜻할 것이란 예보와는 달리 피부에 전달되는 바람은 상당히 차갑다. 잡목 숲이 소나무 숲 길로 바뀌지만 잡목은 여전히 옷가지를 잡아당기다 다시 또 여러갈래의 족적이 호날스럽게 만드는 잡목숲을 만난다. 마루금이 정확하지 못해 선답자들이 이곳에서 좀 헤메지
않았나 싶은데 왼쪽으로 난 희미한 족적은 따르지 말고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 기분으로 완만하게 휘어져 내려가는 길을 주의깊게
살피면 군데군데 표지기가 보인다.
곧 5기의 묘지를 지나 넓어진 길을 따르면
우측에서 올라오는 소로와 만나고 길은 또 전형적인 산길로 변한다.(10:12)
낮은 봉우리에 오르자 등로는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2분을 더 진행한 봉우리에서 잡목 숲을 향해 왼쪽으로 내려가면 단풍나무 조림지 윗 길,(10:19) 단풍나무를 조림할 때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되는 넓은 길을 따라 내려오면 조림지가 끝나고 정글을 방불케하는 대나무 숲으로 들어간다.(10:24)
어두침침한 대나무 숲에서 갑자기 널직한 묘역.묘비를 살피니 김사용이다. 김사용? 김사용? 어디서 많이 듣던 역사의 인물인데 영 생각이 나지 않아 신샘님과 세중에게 물어보지만 그들로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집에 돌아와 백과사전을 들쳐보니
"김사용 [金士用 ?∼1812(?∼순조
12)] 조선
잠시 김사용의 묘를 살피고 또
다시 대나무 숲에 들어 1분가량 진행하니 낮은 절개면이 나타나고 절개면의 왼쪽으로 2차선포장도로인
일목고개에 내려오니 전라북도 담양군과 순창군의 경계표시판이 있는 일목고개. 순창군 표지판이 있는 쪽의 시멘트포장길로 정맥을
이어간다.(10:28)
촌로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비포장길로
바뀐 길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말 상대가 그리웠는지 노인의 말씀은 끝이 없고 앞서간 일행의 모습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비포장길이 왼쪽으로 비스듬히 휘여지는 곳에서
노인과 헤어진다.
이제부터 고갯마루로 향하는 길은 좀 불명확한 길로
바뀌고 서암산 아래의 상신기 마을을 바라보며 2분가량 뒤, 고갯마루에
오르자 먼저 도착한 일행이 이어지는 길을 찾아 서성대고 있다.
고갯마루에서 주변을 살피니 이어지는 초입은 왼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어 잡목 숲으로 들어가도록 단 한장의 표지기가 그것도 가장 눈이 나쁜 내 눈에만
보였다.(10:35)
바로 대나무 숲으로 바뀌고 희미한 대나무 숲길을 빠져 나오니 노인과 헤여져 노인이 걸러간 듯한 바로 그 농로로 내려선다. 그렇다면 고갯마루에 오르기 2분전 쯤, 농로가
좌측으로 비스듬히 휘어져 나가던 그 길을 그대로 따라왔을 경우 여기서 만나므로 궂이 고갯마루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농로는 곧 대나무가 숲(우측 대밭은 낮은 절개지가 있음)을 이룬 삼거리 갈림길이 닿는다. 농로는 그대로 휘어져 나가고 정맥은 왼쪽의 대나무 숲 사이로 난 넓은 길을 따르면 된다.(10;38) 대밭을 지나 농로에 잔디가 깔린 길을 잠깐 따라가면 곧
고갯마루에 이르는데 좌측은 시멘트로 포장되었지만 상신기 마을쪽인 우측은 포장되지 않았다.
여기서 바로 잎의 서암산을 향해 올라가야 하는데 우측의 상신기마을 쪽으로 좀 내려간 다음 집이 있는 곳에서 농로를 따라 서암산 방향인 왼쪽으로 진행하는 농로를 따라야 할 듯..... 그러나 이 길을 몰라 바로 앞의 묘목밭(과수원?) 사이로 조심스럽게 진행하였는데 경작지를 지난다는 것에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타이탄이 다닐 정도로 넓은 농로는 복숭아 밭이 끝나는 지점까지 이어진다. 넓은 길은 산비탈을 휘감으며 서암산 방향으로
이어지지만 복궁아밭이 끝나는 곳 이후로는 차량이 다니지 못할 정도로 바뀐다.
복숭아 밭이 끝나는 곳에서 울퉁불퉁 패인 넓은 길을 따라 20m가량을 더 올라가면 우측으로 희미한 산길이 보이는데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쉬워 보인다.(10:47) 이제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까지는 경사도 60은 족히 됨직한 아주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린다. 정상부근에 가까워질수록 오르막은 더욱 가팔라지고 가쁜 숨을 달래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추며 지나온 정맥도 두어차례 살피기도 한다. 3명이 함께하면 언제나 꼴찌는 내
차지다. 숨가쁜 오르막이 끝나고 배낭도 벗지 않고 털썩 주저앉은 산불감시초소봉. 발 아래 펼쳐지는 시원스런
조망은 13분간 투덜대며 올라가야 했던 그 불평을 한 순간에 사라지게 만든다.(11:00. 5,010보)
서암산은 정맥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있다.
서암산에 다녀오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감시초소봉에서의 조망만으로도 충분하니 간식이나 들고 가자며 떡을 풀어 놓았는데 어쩌다 보니 오후의
몫까지 바닥을 내고서야 자리를 뜬다.(11:10)
짧은 내리막, 약간 고도를 높이자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은 서암산 가는 길로 생각되고 정맥은 왼쪽으로 이어진다.(11:13)
1분가량 진행하자 Y자형 갈림길이 나온다. 선두의 뒤를 따라 직진에 가까운 왼쪽 길로 들어 잠시
진행하니 능선을 이탈하는 느낌이 들어 선두를 돌려세운다.
갈림길로 다시 돌아오니 오른쪽에 표지기가 보인다.
직진방향에 어깨 높이의 나무걸이를 할 수 있는 나무가 있어 나뭇가지를 두 나무사이에 걸쳐놓고 표지기도 걸어준다.
이곳도 걸치장스런 잡목구간이 한동안 이어지고 서암산 주등산로로 추측되는 길과 만나면 잡목이 현격하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길도 아주 넓어진다.(11;20) 넓은 길을 3분가량 내려가면 "ㅏ"자형의 갈림길을 만나는데 정맥은 우측의 좁은 길, 자칫 직진의 넓은 길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곳이다.(11:23) 한동안 소나무 숲의 편안한 길이 이어지다가 절개지를 만나 왼편으로 내려서니 무정면 서흥리 시흥부락이 있는 오른쪽은 시멘트로 포장되었고 금과면 청룡리 방성마을쪽인 왼쪽은 비포장이다.(11:30) 지도상에 정확한 지명표기가 없어 선답자들의
산행기도 시흥(서흥)고개, 또는 방성고개로 혼용표기하고 있다.
비포장인 왼쪽으로 10m가량 이동하여 우측으로 오르자 짚더미와 퇴비더기 몇 개가 있는 공터가 나오고 이 공터에서 산자락으로 붙는다.또 다시 억새와 가시덩쿨이 옷깃을 잡아당기는 곳을 지나고 소나무 숲 사이늬 유순한 길이 곧 나타나지만 이곳 역시 넝쿨나무의 극성은 그치지 않는다. 좌, 우로 뚜렷한 갈림길이 있는 십자로 안부를 지난다.(11:35) 유순하게 이어지던 길이 묘지에서 왼쪽으로 좀 가파르게 내려간다.(11:43) 민치로 생각되는 십자로 안부에서 직진으로 치고 올랐으나 안부에서 아래쪽으로 약 4~5m 가량 이동하여 산기슭에 오르면 넓은 임도가 바로 나타나므로 궂이 직진으로 오를 필요는 없는 곳이다.(11:49) 임도를 따르면 철조망이 가로막아 잡목이 무성한 왼쪽의 임도를 따른다.(11:58) 임도가 끝나고 전형적인 숲길로 바뀐 길은 2분가량 뒤, 주능선에 올라서고 등로는 우측으로 휘어져 나가는데 왼쪽의 마루금쪽으로도 희미한 길이 보이지만 워낙 잡목이 심해 길은 더 이상 이어질 것 같지 않다.(12:06) 나무가 울창한 무명봉우리에서 휴식을 취한다.(12:08~15) 1분가량 뒤 철탑으로 내려오고 Y자형의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진행, 6~7분가량 좀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설산갈림길이다.(12:23 . 6,098보) 신샘님과 함께 설산을 다녀오기 위해 좌측으로 진행하였지만 조금 전부터 몸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음을 느껴 4~5분 뒤에 나타나는 조망바위까지만 가기로 하고 설산산행은 포기하고 만다. 신샘님이 설산을 다녀올 때를 기다려 물을
끊였다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중식에 들어간다. 뱃속은 불안하지만 갈 길을 생각해 억지로라도 라면 몇 가닥을 삼키지만 도무지
먹히지 않아 포기하고 만다.
"차라리 먹지 않았어야 했는데...." 이 때문인지 아니면
아침부터 좋지 않았던 컨디션 때문인지 남은 구간에서 아주 고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괘일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13:20)
벌목과 가지치기 작업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타이탄 트럭은
식사한 장소 조금 아래의 넓직한 임도까지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 지자체에서 설산과 괘일산을 연계하는 등산로를
정비하는 듯 하다.
완만한 길을 3~4분가량
내려오면 이정표<관광농원 2.4km 수도암 1.8km / 설산 1.0km / 괘일산 1.2km>가 있는 널찍한
공터다.(13:23)
괘일산으로 가는 길은 이제부터 산책로보다 더
분위기가 좋은 소나무 숲길로 완만한 오르막의 A급 등산로로 바뀐다.
아침에 먹은 내장탕이 너무 매워 그때부터 속이 좀
불편하다고 느꼈고 서일산 감시초소봉에서 떡을 먹은 뒤부터는 신트름까지 나면서 더욱 더 힘들기 시작했다.
낮은 오르막에서도 식은 땀이 흐르고 발걸음
떼기조차 힘든 상태, 산행속도는 급격히 늦떨어지니 이런 사정을 모르는 일행들은 어느새 뒷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마음은 급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괘일산 정상을 100m가량
남겨둔 지점에 이르자 암봉으로 이뤄진 괘일산은 손만 뻗으면 잡힐 듯 하고 괘일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설산전경이
건너다 보이는 멋진 조망바위가 등로 좌측으로 몇 걸음 벗어나 있다.(13:40)
핑계댈 것이 없는 판에 마침 잘됐다 싶어 사진 찍는다는
구실로 잠시 머물고...
조망바위에서 1분가량 진행, 괘일산 바위
밑을 우회하면 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정상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우측으로 이어가는 길로 갈라진다.
일반산악회와 눈에 익은 정맥표지기들이 많은 갈림길에
눈도장을 찍어두고 바로 위의 괘일산에 오르니 신샘님과 세중이 기다리고 있다.(13:43. 2,302보)
옥과면이 있는 우측은 천길벼랑을 이룬 암릉길을
따라 좌측으로 좀 나가면 건너편에 있는 설산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몇 장만 찍고 괘일산에서 갈림길로 다시 내려와
좌측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을 따른다.(괘일산에 오르지 않을 경우 정상으로 오르기 3~40m전에서 우측으로 꺾어지는 길로 진행해야
한다.)(13:46)
곧 암릉구간을 우측으로
우회하며 정면돌파를 못하는 마음은 아쉬움을 떠치지 못해 시선이 자꾸 위를 향하니 발걸음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잔설도 거의 없는 암릉지대.... 몸 상태가
정상이라면 릿찌로 통과할텐데..... 군데군데 암릉에서 내려온 흔적과 로프도 보인다.
천길단애을 이룬 좌측의 옥과면 방향이 멋지게 내려다 보이는
조망바위에서 주변경치를 감상하기위해 1분가량 머물고 10분 뒤에 조금 전의 조망바위에 못지 않은
기암지대를 지난다.(14:07)
기암의 바위지대를 내려와 좀 더 진행하니 직진의
능선을 버리고 왼쪽으로 들어간다.(14:10)
비탈을 우회하는데 물줄기가 생길 것 같은 골짜기 형태를 지나며 괘일산 암릉이 워낙 낭떨어지 때문에 이 길밖에 낼 수 없었나보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우회가 끝나자 마루금에서 내려온 길과 합쳐지면서 그
방향으로 넓고 뚜렷한 길이 나있고 몇 장의 표지기도 보인는 것이 아난가?
결국 능선 하나를 더 지나쳐 비탈을 가로지른 격이 된
셈인데 어디서 길이 갈라졌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14:14)
2분 가량 뒤, 넓은 임도로 내려오고 임도를 따라 3분가량 내려오자 또 다른 임도가 정맥능선을 가로지르는 안부인데 희미한 산길이 하나가 더 있으니 결국 5거리인 셈이며 정맥은 직진으로 이어간다.(14:19) 조금 전부터 트림이 자꾸 나왔는데 이젠 쓴 물까지 역류하고 장이 뒤틀리면서 현기증마저 인다. 안부에서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결국
소화제 두 알을 먹고 누워버리니 세중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무래도 일행들의 산행속도에 맞출 수 없다는 판단과 그들의 뒷 모습을 보면서 걷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쫒기기 마련이다. 세중에게 먼저 갈 것을 권하니 2년이상 함께 발을 맞춰온
세중 쩝 하면 입맛이라는 표정으로 숲속으로 몸이 감춰는데 걸음걸이가 한결 늦춰지는 모습이다.
3~4분 가량 누워있으니 비오듯 쏟아지던 식은 땀과 현기증도 가시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어떻게 무이산을 올랐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다. 힘든 오르막을 두어번가량 쉬며 올랐다는 기억밖에.....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무이산에 오르니 걱정스런
표정으로 몸상태를 묻지만 괜찮다고 답하고 잡목에 가려 조망도 앖는 무이산을 그대로 지나간다.(14:36)
무이산을 지나면 곧 우측의 가파른 길로 내려가게
된다.(14:38)
가파른 내리막의 등로 주변은 벌목과 가지치기 작업이 한참 이뤄지고 있으며 젊은이 3~4명이 작업할 나무에 페인트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부에 내려오니 좌, 우측으로 소로가 보이고 (14:44) 무명봉에 올라 휴식을 취한다.(14:52~55) 다음 봉우리에 오르면 길은 우측으로 틀어져 내려간다.(14:59) 2분 가량 좀 가파르게 치올린 봉우리에서는 왼쪽으로 휘어지고(15:09)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되는 봉우리의 오르막이 시작된다.(15:13) 오르막 도중 등로 왼쪽에 작은 조망바위가 눈에 띄어 등로를 몇 걸음 이탈, 좁은 바위에 오르니 생각한대로 괘일산과 설산, 그리고 지나온 정맥능선마저 한폭의 그림을 만들어 준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지만 6분간의
오르막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마지막 봉우리에 오르니 더 이상
오를 봉우리는 없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15:19)
등로가 비탈길인 우측으로
비스듬히 내려가기 시작한다.(15:24)
바로 밑에 또 묘지가 나오고 묘지에서 다시 우측으로
들어가면 쭉쭉 뻗은 낙엽송지대. 이어지는 낮은 봉우리의 정수리 직전에서 왼쪽으로 슬며시 방향을 틀어간다.
왼쪽 산자락 아래에 현란한 붉은 색조가 보인다. "붉은 색 지붕처럼 보이는데 참 곱기도 하다.
무었일까?"
세중은 대뜸 단풍나무라고...
하지만 아무리 남부지방이라지만 이 겨울에 무슨
단풍나무잎이 저리 곱겠느냐고 반문하자 고개를 갸웃거린다.
과치재 도로에 내려가기 직전의 묘지로 내려와 붉은
색 나무가 궁금해 1분거리에 있는 밭을 다녀오는 여유를 갖는다.
마지막에 몸상태가 좋지 않아 좀 고생하기는 하였지만 목표로
한 2박3일의 마지막 종착지인 과치재에 도착한다.(15:35 . 7,876보)
주유소에서 광주가는 방법을 물으니 옥과까지 가서 버스를 타라고 한다. 지나가는 차가 많아 충분히 힛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손을 들어보지만 10여차례 실패. 봉고차 한대가 세워주는데 옥과에서 슈퍼를 한다고... 슈퍼 사장에게서 괘일산에서 유명한 스님께서 입적하셨다는 것도 알게된다. 10분도 않돼 직행버스에 승차하고 옆 자리의 노인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광주의 문화동 버스정류장, 노인도 내리시며 홍시를 하나씩 줄테니 받으라며 보자기를 펼치려는 푸근한 인정을 베푸시는데 보답할 것이 없으니 극구 사양한다. 택시로 광주역에 도착하니 열차는 18:00정각. 50분가량 시간이 남아 저녁식사를 위해 역광장 왼쪽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김치찌게를 된장찌게로 가져오지 않나.암튼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가장 맛없는 식사를 해본다. 서대전역에 도착하니 19:55분 집에 도착하니 20:30분 힘은 들었지만 2박3일간 70km의 여정을 무사히 마쳤다는 뿌듯함에 피곤함을 잊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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