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을 찾아... 호남정맥 2구간
[슬치~운암삼거리]
[ 2005년 1월19일. 수요일
]
(슬치~갈미봉~경각산~불재~607m봉~영암도로~오봉산~운암삼거리)
날씨 |
대체로 맑음 (전주지방 최저 영하 7도 . 최고
영상 2도 ) |
동행 |
신샘 . 세중 |
거리 |
도상거리 : 29.1Km 실제 추정거리 : 34.8Km
(만보계 58,191걸음) |
시간 |
<산행: 10시간 39분> + <식사 및 휴식
2시간 17분>=총 12시간 56분 |
경비 |
석식 16,000 + 숙박비 30,000 + 간식비
5,000 = 총51,000원 |
주 요 구 간 산 행 기
록
주요경유지점 |
시각 |
기사 |
슬치 |
05:05 |
2구간 시작 |
고갯마루(밭) |
05:33~45 |
지형지물 파악 및 알바
5분 |
이동통로 |
05:53 |
⇒ |
469m봉 |
06:39~46 |
휴식 |
장치 |
06:55 |
⇒ |
갈미봉 |
07:19 |
⇒ |
쑥재 |
07:50~08:00 |
휴식 및 간식 |
570m봉 |
08:50~55 |
휴식 |
조망바위 |
09:18~20 |
조망 |
효간치 |
09:23 |
⇒ |
조망바위 |
09:50~55 |
휴식 |
경각산 |
10:14~25 |
휴식 및 조망 |
조망바위 |
10:48~51 |
조망 및 지형관찰 |
불재 |
11:10~50 |
중식 |
페러글라이딩 활공장 |
12:00 |
⇒ |
607m봉 헬기장 |
13:00~10 |
휴식 |
작은 불재 |
13:22 |
⇒ |
영암도로(49번지방도) |
14:20 |
⇒ |
영암도로 절개면
상단 |
14:25~30 |
휴식 |
520m봉 |
14:52~15:05 |
휴식 |
365m봉 삼각점 |
15:29 |
⇒ |
오봉산 제 2봉 |
15:46~50 |
휴식 |
오봉산 |
16:30~40 |
휴식 |
옥정호 순환도로 |
16:58 |
⇒ |
293.4m봉 |
17:29 |
⇒ |
수원백씨 묘지군 |
17:51 |
⇒ |
초당골(운암삼거리) |
18:01 |
2구간 종료
(2박) |
슬치~갈미봉(도상 5.8km. 실거리 6.6km. 만보계
11,106보) |
핸드폰 알람소리에 모두들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킨다.(04:00) 방이 좀 추워 잠을 좀
설쳤다는 신샘님, 1시경에 깨어 한동안 눈만 말똥거렸다는 세중, 그러나 나는 누군가 화장실에 가는 소리에 잠깐 눈을 떴을 뿐, 편안한 잠자리를
가졌다. 누룽지와 라면을 끓여 초간편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름대로 서둘러 산행준비를 했지만 벌써 한 시간이 지난다. 정든온천장을 나오니
바로 삼거리이고 눈발이 흩날린다. 신설도로를 향해 건널목을 건넘으로써 제 2구간 산행이 시작된다.(05:05) 기온이 급강하한다고
하더니 차가운 새벽공기가 곧 볼을 얼얼하게 만든다. 안슬치마을로 들어가 이동통신 중계탑을 목표로 진행해도 되지만 어제 슬치로 내려오기 전,
미리 그려둔 그림대로 49번 신설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100m가량 진행한 다음, 절개면이 시작되는 곳(나문, 임실 진안 49번 도로표지판이
있음)에서 밭으로 올라 이동통신 중계탑을 향해 밭 가장자리를 따라간다. 이동통신 중계탑에 도착하자 길이 직진과 왼편으로 갈리는 데 직진의
넓은 길을 따르기로 한다.(05:15) 넓은 길을 따라 4분 가량 오르면 소나무 숲 사잇길(제대로 된 마루금은 이쪽으로 올라 그 봉우리의
정수리에서 우측으로 꺾이는 듯 하다)인 왼쪽으로 오르는 길이 보이지만 직진의 이 넓은 길을 우회로라 생각하고 넓은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 가끔 표지기가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묘한 지형도를 이룬 이 일대의 마루금에 선답자들도 큰 의미를 두지 않은 듯 하다. 다시
"┣"자형(Y자?) 갈림길이 나오지만 직진(좌측?)이 물길을 건너지 않는 마루금으로 이어질 거라는 판단에 따라 그대로
진행한다.(05:25) 밭 사이의 농로를 따라 고갯마루에 올라오면 건너편에 대낮처럼 불을 밝힌 군부대가 자리잡았고 둔덕 위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있고 그 소나무 밑에는 평상마루가 하나가 있으며 걸어 온 농로는 이곳에서 끝난다. 좌, 우측으로 밭이 있는 안부형태로 지도에 표기된
실치재로 생각된다. 선답자이신 조진대님께서 이곳에서 30분간 헤맨 지점이기에 잔뜩 긴장하고 조진대님께서 매두셨다는 2장의 표지기를
찾는다. 우선 올라온 방향을 기준하여 좌측 밭은 조금 전 소나무 숲으로 올라 마루금을 따라 내려오는 곳이라는 판단이 선다. "그럼
이어지는 정맥 능선은 우측 밭이다." 우측의 밭 가장자리를 따라가며 주의 깊게 살피니 역시 밭의 중간쯤에서 넝쿨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들어가라는 조진대님의 표지기가 달려있고 조금 안쪽에 또 한 장의 노란 표지기가 있다. 표지기 한 장을 추가하고 넝쿨나무 사이로
들어간다.(주변 상황을 살피느라 3~4분가량을 지체하였음) 숲으로 들어 2분정도 올라갔을까? 낮은 봉우리의 정수리까지 오르니 불빛이
휘황찬란한 군부대 방향으로 뚜렷한 길이 이어지고 선두는 벌써 20여m 앞에서 내달리고 있다.(05:36)
군 부대쪽을 향해 2분가량 내려가면서 문득 곧 넓은 길이 나왔다는 조진대님의 산행기가 생각나 "아닌데...."라는 의심이 드는 순간,
앞서가던 신샘님도 걸음을 멈춘다. 산행기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나침반도 살피니 북으로 꺾여야 할 방향이 정 반대쪽인 남서쪽을
향한다.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기로 하고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다 이 봉우리의 정점 조금 아래에서 동물이동통로 방향으로 꺾여나가는 표지기를
발견한다. 방향감각을 상실한 세중, 아니라고 우겨댄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결국 밭에서 넝쿨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지점까지 back.
원점에서 다시 올라간다. 결론은 밭에서 1분가량 희미한 산길을 헤치고 올라오면 벙커처럼 구덩이가 패인 곳이 딱 한 군데 있는데
이곳을 주요 표적물로 삼아 우측으로 꺾여 나가도록 되었고 봉우리의 정점까지 오르면 동물이동통로가 있는 우측은 잡목에 휩싸여 선답자들도 꼭대기까지
오르지 않고 움푹 패인 구덩이에서 우측으로 진행한 것이다. 실치재 부근의 밭 자체가 작은 물길이 만들기에 이 물길을 피하기 위해 밭을
우측에 두고 "ㄷ"자 형태로 정맥이 꺾어진 것으로 판단되지만 어두워 정확한 지형을 파악하지 못하고 간다. 곧 임도처럼 넓은 길로 나오고 이
길만 따라 가면 동물보다 사람이 더 사용할 법한 이동통로를 지난다.(05:53) 계속 임도를 따르는 편안한 진행이 오랜만에 산길로
들어가지만 이 길 역시 오래된 임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06:06) 나뭇가지가 거추장스럽던 길이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어제와 마찬가지로 분기점이나 갈림길마다 어김없이 매달린 선답자들의 표지기 덕택에 어둠 속에서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06:14) 여관에서 나올 때부터 내리던 가는 눈발은 아직도 그치지 않는다. 벌목한 나무들이 등로를 막은 채 아무렇게나 뒹굴고
랜턴 불에만 의지하는 좁은 시야는 전방의 등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동통로 이후 이렇다할 표적물 없이 진행했지만
천안전씨 묘라는 확실한 표식물이 있는 469m봉에 오르니 반가운 마음에 첫 휴식을 갖는다.(06:39~46) 가파른 내리막이 끝나는 장재에
내려오니 좌, 우측에 소로가 있고 군부대의 "출입금지 경고판"이 보초를 대신하고 있다.(06:55) 이어지는 오르막은 비교적 완만하고
무명봉에 오르자 등로가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1분 뒤, 감시초소를 지난다.(07:03) 잠시 고도를 낮추었다가 완만하게 오르던 길이 잠시
가파른 오르막으로 변하면 헬기장으로 된 갈미봉으로 잡목 때문에 조망은 없다. (07:19 . 11,106보)
▼갈미봉의 삼각점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갈미봉의 삼각「?카메라에 담고 지나친다.
갈미봉~경각산(도상 6.9km. 실거리 8.2km. 만보계
13,661보) |
갈미봉에서 내려오면 잠시 뒤, 방화선 길을 따라가고 우측방향인 동쪽으로 시야가 탁 터지는 곳으로
일출을 앞둔 어제의 1구간 산줄기들이 검은 실루엣으로 다가온다.
▼여명의 아침. 멀리 만덕산이 보인다.
사위는 밝아지고 군 초소로 보이는 건물을 지나면서 좌측 아래에는 하얀 속살을 드러낸 체
군데군데 조경이 이뤄지는 듯한 공사 현장이 보이는 데 세중은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 같다고..... 이제 랜턴을 벗어 윗옷 주머니에
넣는다. 한참을 이어오던 방화선 길이 산길로 바뀌고 완만하게 오른 봉우리에서 좌측의 내리막길로 접어든 다음 가파른 내리막을 거쳐 10분
가량 뒤, 고갯마루에 임도가 넘어가는 쑥재로 내려선다.
▼쑥재에서 바라본 갈미봉 산줄기(삼막마을 방향)
약간의 갈대가 우거진 산비탈에 주저앉아 호떡으로 간식을 먹지만 차가운 날씨로 딱딱하게 굳어
정말로 맛이 없다. 1개 반을 억지로 먹고 절반은 도무지 넘어가지 않아 싫다는 세중에게 억지로 맡기고 지금까지의 진행속도와 진행할 구간의
예상시간, 도중에 주의할 곳도 체크하고 일어난다.(07:50~08:00 . 3,440보) 쑥재 이후, 첫 봉우리를 좀 가파르게 오르면
산길은 우측으로 휘어져 나가고 아침 햇살에 붉게 물들은 산줄기 뒤로 만덕산은 물론 멀리 운장산까지 아름다운 아침 정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잠시
걸음을 멈춘 사이 두 사람의 모습은 어느덧 자취를 감춰 황급히 그들의 뒤를 쫓는다.
▼기지개 펴는 운장산
완만한 봉우리를 두어개 정도 넘으면 높다란 봉우리가 건너편에서 위압적인 자세로 내려다보는데
저 봉우리가 옥녀봉일 것이란 생각을 하며 십자로 안부에 내려온다. 지도를 보니 텃골마을(좌)과 공기마을(우)을 이어는
듯.....(08:23) 안부로부터 옥녀봉 갈림길까지는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이다. 한번의 오르막이 끝나면 1분가량 평탄한 길이 잠깐
숨고르기를 하게 한 다음, 한번 더 가파른 바위지대를 거쳐야 옥녀봉이 분기하는 무명봉에 오를 수 있는데 정맥은 이곳에서 방향을
우측으로 틀어간다.(08:35)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 모악산 안테나가 힐끗힐끗 모습을 나타내고 12시 방향의 나뭇가지 사이로 또 하나의
높다란 봉이 기다리고 있으니 570m급 무명봉이며 저기서 정맥은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경각산으로 갈 것이다.(08:39)
▼경각산을 향해 방향을 90도 틀어나갈 570m봉
안부로 내려오면 570m봉을 향한 좀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다 봉우리를 좌측으로 1분가량
우회하면서 약간 고도를 높인 다음,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다시 1분가량 가파르게 오르면 570m봉의 정상이다. 정맥은 정상 직전에서
좌측으로 가파르게 내려가지만 정상에 오르면 혹 모악산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정상까지 오른다. 하지만 웅덩이처럼
파헤쳐진 곳만 있을 뿐 모악산은 잠시 기다리라고..... 정상에 올랐다는 핑계로 잠시 숨을 고르고 출발한다.(08:50~55)
가파른 내리막이 잠시 이어지면 곧 평탄한 길로 바뀐다. 낙엽송처럼 쭉쭉 뻗은 측백나무 조림지를 지나는 상큼한 기분, 여느 조림지에서
느끼지 못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09:01)으로 이 측백나무 조림지는 잠시 후 한번 더 나타난다.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측백나무 조림지
측백나무조림지를 지나 543m봉에 오르면 방향이 우측으로 틀어진다.(09:05) 큰
오르내림 없이 이어지던 길이 조망바위 밑을 지난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주변의 멋진 모습을 기대하며 등로에서 약간 위쪽에 위치한 반반한
바위지대로 올라간다.(09:18)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곳, 역시 올라와 보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서쪽에 구이저수지와 그 위로 모악산이 전모를 드러내고
▼가야할 경각산이 남서방향에
▼북으로는 광곡저수지와 고덕산
▼구이저수지를 사이에 둔 경각산과 모악산의 조화는 아름다움 그
자체다.
조망바위에서 2분가량 머물고 효간치로 향한다.(09:20) 완만한 내리막 이후 가파르게
한번 떨어지면 잡풀과 넝쿨나무가 뒤엉킨 효간치로 좌, 우측에 희미한 길 흔적이 있고 왼쪽에 작은 소류지도 보인다. 효간치 이후 완만한
봉우리를 하나 넘어 약간 내려서면 본격적인 경각산 오름 길에 들어간다.(09:37) 가파른 오르막은 바위지대를 지나고 곧 가슴 속
응어리마저 단번에 쓸어버릴 듯, 시원스런 조망을 펼치는 조망바위에 당도한다.(09:50) 1분가량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벌써 무아지경에
빠진 듯..... 그들 곁에 다가가 발 밑을 바라보는 순간, 수십 길도 넘는 단애는 슬며시 발부리를 돌리게
만든다.
▼옥녀봉(우) 직전에서 570m봉을 향해 방향을 튼 다음
경각산으로....
▼효간치와 고덕산(좌측 봉우리)
▼만덕산부터 하늘금을 그은 은내봉~두리봉줄기 그 뒤로 희미한
운장산(?)
▼멀리 장벽을 두른 백두대간줄기
더 머물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고 경각산으로 향한다. (09:55) 조망바위부터 경각산
정상까지는 2분가량의 내리막 이후, 가파른 오르막을 한번 더 이겨내야 한다. 이따금 바위지대를 통과하기도 하면서 가파르게 오르던 길이 좀
완만해지면 잠시 후 넓은 헬기장에 스테인레스 이정표[경각산 * 쑥재 5km / 불재 1.8km / 정각사 1.1km]가 있는
경각산이다.(10:14 . 10,221보)
▼경각산 이정표와 그 뒤는 모악산과 구이저수지
▼멀리 운장산(?)
▼그리고 덕유산(?)
아스라이 펼쳐지는 산줄기가 지리산과 백두대간 줄기라며 왈가왈부하다보니 벌써 10여분의 시간이
흘렀다. "아직 오늘 여정의 절반도 못 왔는데......" 이정표가 가리키는 불재방향의 완만한 길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10:25)
경각산~불재(도상 1.7km. 실거리 2.4km. 만보계
3,954보) |
곧 산불감시누각을 지나고 유순한 산길이 작은 봉우리에 오르자 우측으로 방향을 90도 꺾어서
내려가 소나무 숲길을 이어간다.(10:35)
▼불재로 가는 길과 이어지는 호남정맥
정상부는 약간의 공터가 있을 뿐, 나무에 가려 조망이 전혀 없는 곳으로 "봉우리 직전에서
우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었는데, 그 우회로를 따를 걸.....괜한 헛수고만 했다"라고 중얼거리기도 한다.
▼소나무 숲에서
기분좋은 소나무 숲길을 따라가다 불재 일대가 잘 관찰되고 구이저수지와 모악산이 멋진 조화를
이룬 조망바위, 진행할 마루금도 파악하고 모악산도 감상하고 3~4분가량 머문다.(10:48~51)
▼불재의 도예원과 그 위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이어지는 정맥
▼구이저수지와 모악산
조망바위부터 가파른 내리막으로 잠시 내달린 정맥은 완만한 소나무 숲길로 바뀌고 7기의 묘지가
있는 곳으로 내려온다. 보통 왼쪽의 좋은 길로 불재로 내려가지만 조망바위에서 살핀 정맥을 좀 더 이어볼 욕심으로 우측의 희미한 길로 능선을
향해 직진으로 진행하니 곧 잡목 숲에 길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리저리 잡목을 헤집고 마루금만 고집하며 진행하니 2차선 포장도로
위의 절개면, 직접 내려오지 못하고 좌측으로 조금 돌아 내려오면 길 건너편에 도예촌이 자리잡은 불재다. (11:10 .
3,954보)
▼불재의 도예촌
이른 아침에 충분치 못한 아침식사를 감안하여 불재에서 때 이른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도예원에
들어가 식사를 할 수 있느냐 물으니 역시 전통차만 판다고...... 점심을 사먹을 곳이 마땅치 않을 것 같아 라면과 누룽지를 준비해오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한다. 주인 여자의 양해를 구하고 양지바른 추녀 밑에서 라면과 누룽지를 섞어 끓인 라누탕과 김치 하나로 점심을
해결하지만 맛 하나는 일품이다. 식사 후, 혹 부족할지 모르는 식수도 보충하고 불재를
떠난다.(11:50)
불재~영암부락재(도상 6.8km. 실거리 7.6km. 만보계
12,748보) |
시멘트 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철탑이 있는 우측의 좁은 산길로 매달린 몇 장의 표지기가 정맥
마루금을 잇는 초입임을 알리고 있다. 철탑을 지나 좀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완만한 능선이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지나고(12:00)
첫 봉우리에 오르면 정맥은 우측으로 휘어져간다.(12:06)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지나며
별다른 특징을 찾을 수 없는 안부를 지나고(12:13) 평탄한 능선이 좀 길게 이어지고
봉우리를 향해 오르던 길은 우측의 비탈면으로 우회하기 시작한다.(12:31) 갈림길 우측에 한 장의 표지기가 보이지만 정맥은 직진으로
이어가면서 607m봉을 오르기 위한 힘든 길로 가야한다.(12:37) 13분 간 가파르게 치고 오른 산등성이에서 왼쪽으로 꺾어지고 정상부
아래를 둥그스럼하게 돌로 둘러친 607m봉에 도착한다.(1257 . 6,072보) 약간의 공터가 있다는 것 외에는 뚜렷한 특징은 없고 정상
바로 아래에 위치한 헬기장에서 휴식만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13:10) 잠시나마 가파른 내리막이 있고 곧 완만한 내리막으로 바뀐 길이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비탈길로 내려간다.(13:17) 잡목사이의 가파른 내리막은 아주 뚜렷한 편이고 작은 불재라 생각되는 곳을
지났는데(13:22) 잠시 뒤 다시 안부를 지나니 어디가 진짜 작은 불재인지.....(13:26) 완만하게 봉우리를 오르다 정맥은
우측으로 90도 급격히 꺾어 가파르게 내려가도록 많은 표지기가 걸려있는데 자칫 직진의 마루금을 따르기 쉬운 그런
곳이다.(13:30) 가파른 내리막이 끝난 안부의 좌, 우측에 표지기가 보이지만 정맥은 물론 직진으로
이어간다.(13:35)
▼영암부락재로 향하는 정맥
안부 이후, 작은 봉우리 2개를 넘고 3번째 봉우리를 힘들게
올랐다.(13:50) 4번째 봉우리에서는 우측으로 꺾어지고(14:00) 바윗돌과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 5번째 봉우리인 450m봉을
오르다 방향을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조망바위에 당도한다.(14:11~13)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영암부락재도로(49, 55번)도로와 520m봉
▼27번도로에서 영암부락재로 올라오는 49, 55번도로
▼이어갈 오봉산 구간
조망바위를 내려오면 가파른 내리막의 바윗길이 기다리고 슬링테이프 로프 구간을 지나 1분 후,
험악한 길은 끝난다.(14:15)
▼가파른 내리막 길
완만해진 내리막을 따르면 엄청나게 잘라낸 절개면 위, 좌측으로 내려오면 임실군 신덕면
경계표지판이 있는 영암부락재로 27번 도로와 관촌을 이어주는 49, 55번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간다.(14:20 .
6,676보)
▼영암부락재(도로를 건너 나무가 서있는 넓은 길이
들머리)
건너편 도로의 시멘트 축대가 끝난 지점에 산밑을 따라가는 넓은 길이 있고 신샘님은
벌써 절개면 위에서 지나온 450m봉을 바라보고 있다. 쉬었다 가자고 소리를 지르면서 도로를 건넌다.
영암부락재~오봉산(도상 3.7km. 실거리 5.3km. 만보계
8,834보) |
사슴목장으로 이어지는 길로 생각되는 넓은 길을 20m가량 따라가면 우측 산등성이로 오르도록
표지기가 보인다. 가파른 비탈을 치고 오르는 도중의 파란색 슬링테이프는 조금 전 바위지대를 내려올 때 보았던 그 것과 같은 것으로
생각된다. 절개면 위의 등성이에 오르면 길은 아주 뚜렷해지고 완만해 보인다. 지나온 구간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일어난다.(14:25~30)
▼607m봉과 차마산 방향
▼조금 전에 지나온 450m봉
나보다 조금 앞서 세중이 도로를 건넜는데 이곳에서 합류하지 않았다는 것은 넓은 길을 그대로
따라간 듯 하다. 곧 가파른 오르막으로 변하고 힘겹게 첫 봉우리에 오르니 왼쪽으로 꺾어진다.(14:45) "먹는 만큼 간다"고
했던가?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지만 두 사람은 조금도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초초코렛을 씹어가며 천천히 오르다보니 어느새 520m봉,
약간의 공터가 있지만 나무에 가려 완벽한 조망은 없지만 지나온 산줄기를 그럭저럭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14:52)
▼모악산과 지나온 450m암봉구간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정상에서 진행한 방향으로 몇 걸음 내려온 바위지대에서 나의 도착을
기다리고 부실했던 점심을 보충하기 위해 떡을 들면서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고 오봉산으로 향한다.(15:05) 완만한 능선길은 잠시, 곧 바위
틈새를 곡예를 하듯.... 그리고 흙 길의 가파른 내리막에 잔설까지, 결국 한번 이상 미끄러지고 만다. 조심조심 가파른 내리막을 빠져나오면
잘 단장된 묘지들이 있는 영암안부가 보인다.(15:18)
▼묘지가 있는 안부와 진행할 방향
▼가파르게 내려온 봉우리를 뒤돌아 봄
완만한 오르막을 따르면 묘지를 지나고 묘지에서 2분가량 진행하면 능선상에 삼각점이 있는
365m봉인데 실질적인 정점은 1분을 더 오른 지점에 있고 그 정수리에서 우측으로 꺾어 완만하게
내려간다.(15:30)
▼365m봉의 삼각점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고 8분가량 치고 올라오면 소나무 숲에 제법 넓은 공터가 있는
오봉산 제2봉(480m)이며 좌, 우측에 표지기와 함께 뚜렷한 길을 가지고 있다. 안내판이나 이정표는 없지만 좌측이 오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라면 우측은 제1봉으로 가는 길이 아닐는지.......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또 눈이 또 날리기 시작한다. "다도해 같다는
옥정호 조망을 기대했는데..... 왜 하필 이때......" 불만을 토로하며 오봉산을 향한다.(15:46~50) 소나무 숲의 편안한 산길,
슬며시 안부로 내려오니 <제2봉 0.6km / 제3봉 0.5km>의 이정표를 지난다.(15:56) 4분 뒤, 절벽을 이룬
3봉이 가시거리에 들어온다.
▼3봉의 절벽(왼쪽으로 우회하여 오름)
3봉을 지나고(16:03) 완만한 능선을 이어가면 국사봉이 갈리는
4봉이다.(16:20) 에 올라서니 노란색 각목에 국사봉과 오봉산의 방향만 표시한 이정표목만 있을 뿐 나무에 가려 조망은 없는 곳, 경우에
따라서는 4봉 직전의 우회로를 따라 안부로 내려와도 괜찮을 듯.....
▼4봉에서 바라본 오봉산
직진은 국사봉 가는 길, 오봉산 가는 길은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는 더 뚜렷한
길이다. 안부에 내려오니 해발 470m임을 알리는 이정표에 <4봉 0.2km / 소모마을입구 2km / 정상 0.3km>라
적혀있다.(16:25) 나뭇가지 사이기는 하지만 좌측으로 옥정호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심술부리듯 흩날리던 눈발도 이미 멎었다. 몇
군데의 조망바위를 거칠 때마다 옥정호와 주변의 산들이 빚어낸 아름다운 조화를 카메라에 열심히 담지만 각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한정된 공간 때문에
비슷한 풍경만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도해를 연상시키는 옥정호~1
▼다도해를 연상시키는 옥정호~2
▼국사봉
▼옥정호와 나래산 그리고 우측이 오봉산 정상
옥정호를 바라보며 천천히 옮기던 발걸음이 어느덧 넓은 공터를 이룬 오봉산에
올라선다. 삼각점 옆에 있는 전북 산사랑회의 이정표는 <초당골 4.2km / 365봉 2.5km / 소모마을 2.0km>라
적혀있다. (16:30 . 8834보)
▼세중님과 신샘님
▼진행할 정맥줄기와 옥정호 순환도로가 보인다.
▼오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옥정호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오봉산 구간에 들어서자마자 다시 날리던 눈 때문에 "옥정호 감상은 틀렸구나"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눈이 멈추면서 주변의 대기가 더욱 청정해저 한결 깨끗한 옥정호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또한 행운이다. 오봉산을 오르며
걸음을 멈췄던 몇 군데의 조망바위에서 보는 그림과 가야한 정맥이 한눈에 그려진다는 것 외에는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조망에
10분이나 더 머물게 한다. 이제 초당골이라 부르는 운암삼거리까지는 4.2km 1시간 30분, 서둘러야 어둡기 전에 오늘 산행을 마칠
것이란 세중의 독촉에 오봉산을 떠난다.(16:40)
오봉산~운암삼거리(도상 4.2km. 실거리 4.7km. 만보계
7,888보) |
초당골로 가는 길은 오봉산정상에서 15m가량 내려온 다음, 방향을 왼쪽으로 90도 틀어 비탈길을
가로지르는 길을 따라야한다. 5분가량 후, 공터에 이르면 길은 좌, 우측으로 갈리는데 양쪽모두 표지기가 보이지 않는다. 좌측은 옥정호
쪽으로 직접 내려가는 길로 생각되고 정맥은 오봉산 정상에서 유심히 살펴본 대로 우측으로 가파르게 내려가 순환도로로 이어진다. 표지기 한
장을 우측방향에 걸러주고 내리막을 가파르게 내려간다.(16:46) 가파른 길은 곧 끝나고 완만한 길로 바뀌고 다시 또 갈림길이 나와 비탈로
내려간다.(16:51) 옥정호 순환도로로 내려서면 도로 건너편의 낮은 산으로 표지기가 보인다. 산으로 올라가도 잠시 후, 어차피 이
도로와 만나기에 오를 것인가 그대로 도로를 따를것인가 일행의 의견을 물으니 그대로 도로를 따르자고.....(16:58)
▼순환도로에서 바라 본 오봉산
도로 자체를 우회로라 생각하고 우측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2분가량 진행해 도로가 왼쪽으로
꺾어지면서 절개지와 낙석방지 철망이 보이는 곳에 이르면 정맥은 도로를 버리고 우측의 낮은 산줄기로 들어가야 한다. 도로 왼쪽에는 조금 전,
옥정호 우회도로로 내려와 작은 산을 넘어 마루금을 따라 내려 온 몇 장의 표지기가 보인다.(17:00) 완만하기는 하지만 잡목과 가시넝쿨이
뒤엉킨 길은 10분가량이나 길게 이어진 다음 도로 이후 처음 대하는 봉우리를 5분가량에 걸쳐 가파르게 오른다. 이 후 등로는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다 다음 봉우리에서 길이 왼쪽으로 90도 꺾여 나간다.(17:18) 잡목이 좀 성가시게 굴기는 하지만 완만하게 이어지던 길이 십자로
안부를 지나고 3~4분 가량 오르면 봉우리도 아닌 등로 상에 293.4m봉의 삼각점이 박혀 있다.(17:29)
▼293.4m봉의 삼각점
오봉산을 지난 후 또 눈이 날리기 시작하였는데 아직도 그치지 않는다. 그래도 옥정호를
맘껏 조망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스런가? 뚜렷한 특징을 찾을 수 없는 길을 진행하다 급경사 오르막은 아니었지만 순환도로~초당골간에서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를 6~7분가량 아주 힘겹게 오르니 지도상에 표시되지 않은 표시점이 있다.(17:41)
▼순환도로~초당골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의 표시점
5분가량 내려가면 안부를 지나고 5분 뒤, 수원백씨 묘지군에 이르면 멀리 운암대교 근처에
자리한 모텔단지의 불빛과 운암 삼거리로 이어지는 도로, 그 뒤로 내일 이어갈 묵방산의 육장한 자태도 모습을 나타낸다.(17:51) 어둡기
전에 오늘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긴장이 풀리면서 발걸음은 더욱 느슨해진다. 천천히 묘지의 우측을 따라 옥정호
순환도로에 내려온다.(17:56) 도로에 내려오면 초당골, 즉 운암삼거리까지 마루금은 우측으로 이어지는 차도만 따라가면
된다. 5분가량 뒤, 27번 국도가 지나가는 초당골에 도착, 구간을 좀 길게 잡았기에 좀 걱정스러웠던 호남정맥2구간을 무사히마치는
순간이다. 도로의 이정표에는 운암3거리라 적혀 있고 도로 건너편에는 내일 산행들머리인 원조어부집과 몇 몇 식당이 자리잡고 있다.(18:01
. 7,888보)
눈이 많으면 영암부락재에서 산행을 접을 생각이었지만 다행히 눈은 무시할 정도였기에 목적인
초당골까지 무사히 산행을 끝냈으나 숙식을 해결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옥정호산장에서 숙식하는 조건에 차량지원까지 부탁하려고 2차례에 걸쳐
전화로 접촉, 남자주인은 가능하다고 하지만 여자 주인이 난색을 표했다. 결국 숙박은 운암삼거리에서 1km가량 운암대교 근처의 모텔단지에서
하기로 하였으나 식당은 모텔단지에 가면 어떻게 해결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왔기 때문이다. 호반부변의 밤 기온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고 시장기가 동하니 더욱 추워지기 시작한다. 운암삼거리 주변의 식당에 들러 식사사정을 살피니 모두 매운탕과 회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보통 3만원선..... 3명의 저녁식사 한끼에 5만원, 적자예산을 편성하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대중 식사 할 곳을 물으니 운암삼거리
근처에는 없으니 운암대교 근처까지 가야 한다고....... 어차피 잠도 그곳에서 자야하니 라는 핑계로 우선 모텔단지에 가 결정하자며 휘황한
불빛이 빛나는 좌측의 모텔 단지를 향해 터벅터벅 도로를 따라 걷는 모습, 임게 서민들의 삶이요 아픔일 것이다. 15분 가량 걸으니 모텔단지
근처에 거의 도착하자 도로 좌측에 섬진강오리명가(T 221-0025)가 보인다. 앞서 도착한 신샘님이 벌써 들어갔다 나오면서 식사는 되는데
마땅한 대중음식 메뉴가 없으니 일단 다른 음식점을 찾아보자고 한다. 모텔 단지쪽으로 좀 더 가보지만 더 이상의 대중음식점은 보이지
않는다. 다시 섬진강 오리명가로 돌아와 김치찌개로 저녁을 시킨다. 깔끔한 분위기, 특히 방에는 멋진 사진들에 마음이 끌려
주인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사장님께서 사진작가라고 하신다. 아주머니께서도 사진 촬영시 가끔 동행도 하시고 그래서 산꾼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며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어려운 부탁이지만 내일 아침 좀 이른 식사를 부탁할 수 있느냐 물으니 너무 이르면 곤란하고
07:00 이후라면 간단한 식사는 해 줄 수 있다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주인아주머니께 주변의 잘 아는 모텔도 소개해 달라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오니 제법 눈발이 거세진다. 아주머니가 소개한 운암대교 근처의 모텔로 향하다 슈퍼에 들러 내일 점심으로
라면 3개와 초코렛을 미리 준비하고 밤 10시 깊은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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