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3년 01월 18일 ~ 19일
느낌 : 긴 휴가도 끝나고 다음 현장을 가기 위한 재택 기간 이런 날 지리산에 들고 싶다. 긴 코로나로 지리산 대피소 숙박금지로 산장에서 잠자리를 하지 못했는데 평일이라 산장 예약은 어려움이 없는데 함께할 동지가 없어 그냥 홀로 떠났다.
곧장 중산리로 택시 기사님께 거림으로 가자하니 삼만원이란다. 그러면서 한국 3곳의 산에 산신이 있는데 그곳이 지리산, 한라산, 금강산이란다. 산에 들때와 산행을 끝냈을때 꼭 산을 보면서 산에 들때 무탈하게 신에 감사의 기도를 해야 한단다.
그리고 딱 한 가지 신이 싫어하는 음식 중 한 가지만 이야기하는데 계란하고 닭고기를 먹으면 산에 들어 기를 받지 못한단다. 왜냐 물으니 신이 싫어하는 음식이라 산의 기운이 몸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삶은 계란을 가져왔으면 먹지 마란다. 앓면 병이라고 계란 2개 가져 간 것 결국은 먹지 못했다.
거림에서 출발한 산행길 천천히 쉼 없이 걸었다. 계곡 얼음 사이론 시원한 물줄기 쏟아지는 소리가 산행 내내 귓전에 울린다. 세석에 가까워 오니 나무 가지 사이 상고대가 맺혀있다. 아이젠 없이 잘 왔다. 세석에 도착하니 외관이 깔끔하게 새 단장되어있고 취사장도 칸막이와 바람막이가 설치되어 한결 아늑해져 겨울철 한 끼 해결하기엔 많이 편안해졌다.
간단하게 라면으로 점심을 하고 세석평전의 깔끔한 풍경을 즐기다 느긋하게 출발이다. 가끔 오고 가는 산꾼들이 오히려 반가움으로 다가오는데 촛대봉 근처엔 제법 볼만하게 상고대가 피었다. 이 풍경은 장터목까지 이어진다.
장터목에 도착하니 기상예보와 다르게 눈발이 몰아친다. 아 ~~ 이러면 내일 일출은 물 건너가는데 그렇다면 눈꽃을 필까 숙소 배정을 받고 일기 예보를 몇 번이나 보고 또 봐도 내일아침 흐림이고 지금 내리는 눈보라도 잠시 후 그치면서 겨울 지리산의 멋진 설경 일출은 물 건너가는구나 그런 생각으로 취사장으로 향한다.
취사장도 한가하다. 저녁 식사 준비 하는 사람이 1,2명 정도 나도 간단하게 술안주 하나 만들고 햇반 3,000원 주고사서 반주 한잔 하면서 홀로 쓸쓸하게 저녁을 즐겨본다. 오후 8시가 되는 소등이고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핸드폰 뒤척이다 잠시 잠을 청했는데 산장 1증 숙박하는 사람이 10명 조금 넘는데 그중 한 사람이 코를 많이 고는데 하필이면 내 옆에서 잠을 자는 사람이라 밤 새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일출 시간에 맞추어서 잠자리 정리를 여기저기서 한다. 다는 간단한 준비물 관계로 배낭도 단출하다. 하지만 추위에 대비해서 옷은 단단해 입고 출발이다. 제석봉을 지날 때 거칠게 바람이 불어왔는데 이곳부터는 한쪽 산줄기가 바람을 막아 주고 동쪽 용광로처럼 붉어져 오는 여명과 손톱만 한 그믐 스물 여드레 달빛이 가슴 한편 애처롭게 박혀 버린다.
너무도 허전 한 천왕봉 함께 오른 1명 단 두 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짙붉던 여명이 흐려지면서 붉게 끓어오르는 일출의 향연이 시작된다. 새벽 중산에서 올라온 사람 그리고 산장에서 올라온 사람 다 합해도 20명이 되지 않을 듯. 그렇게 순식간에 태양은 떠오르고 반대쪽 반야봉 쪽 운해는 일출보다 더 큰 장관을 연출한다. 이 풍경이 너무도 좋아 하산을 잠시만 잠시만 미루어본다. 그래도 어쩌랴 올라왔으니 내려가야지.
급경사 하산길은 늘 천천히 시작된다. 무릎에 충격을 적게 주기 위해서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는다. 천왕봉 주변 주목과 주상 나무군락지 그 푸르름을 자랑하던 나무들이 생태계 변화로 인해서 고사목이 되어가는 모습에 이걸 어쩌나 우리 자손들은 지리산의 신록은 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풍경만 바라보는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서글퍼지는 현실이다.
한가함에 법계사를 찾는다. 예전 하산 때 점심 공양을 했는데 오늘은 법당이 너무도 한가하게 인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법당에 참배하고 잠시 머물다 로터리 대피소에서 점심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어제 남겨둔 점심 반찬을 해결할 목적으로 햇반을 하나 사고 순두류 버스 시간을 보니 1시간 남았다. 급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순두류까지 급하게 하산하고 보니 버스 탈 시간이 15분이나 남는다. 잠시 후 버스 도착 기사님 내려오는 사람 없지요 하고 출발 시간이 되기 전 나 혼자 태우고 하산이다. 중산리 산행 초입에서 아랫마을 내 차를 파킹한 곳까지 탑승을 허락해 준 산우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혼자 거림에서 중산리까지 지리산에 들어 겨울 눈꽃은 보지 못했지만 멋진 일출 덕분에 잘 왔다는 뿌듯한 마음에 마음이 따뜻해져 온다. 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고 지리산 무탈하게 산행을 허락해준 그분께 감사한 마음 가득이다.
▼. 거림 출발하면서.


▼. 거림계곡 풍경과 상고대의 시작


▼. 세석 산장 외관을 새로 단장했다.

▼. 취사장 내부도 이렇게 바뀌었다.





▼. 점심을 먹고 세석을 떠나서 장터목으로 산행길 이어간다.




▼. 촛대봉 근처 멋진 상고대.








▼. 장터목 도착하니 눈발이 흐날리기 시작이다.

▼. 안주 만들어서 혼자 반주 삼아 한잔한다.

▼. 산장 내부 모습, 1박 1인 기준 12,000원, 모포 대여는 하지 않는다. 침낭을 가져 갔는데 난방이 잘 되어서 침낭
없어도 무난함.


▼. 일출을 보기 위해 장터목을 떠나 천왕봉으로

▼. 천왕봉 여명과 장관의 일출 풍경.

















▼. 반야봉 멋진 운해로 천왕봉 정상에서 오랜 시간 머문다.




▼. 천왕봉을 떠나 하산길 시작이다.





▼. 법계사 법당엔 부처님이 아니 계신다. 창 너머 부처님 진신 사리탑이 있어서 탑을 보면서 기도할 수 있는 창만 설치
되어있다.







▼. 1박 2일 산행을 여기서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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