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는 하늘의 馬일까요? 신비의 천마를 찾아서...

언제나 신비로운 생명으로 탄생시키는 숲,

여름으로 향해가는 숲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을 가려 놓습니다. 금방이라도 초록 물이 쭈르륵 떨어질 듯한 초록 나뭇잎이 팔랑거리는 신록의 숲입니다.
산새들의 노랫소리로 일제히 일어서 양팔을 벌리고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켜며 눈부신 하루를 맞이합니다. 하얀 날개를 펄럭이며 울창한 숲 속으로 내려오더니 힘찬 말발굽소리가 들려옵니다. 말발굽소리가 끝나는 지점에 꼿꼿하게 서있는 1m 정도 크기의 천마가 서 있지만, 천마의 꽃은 화려하지 않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신비로운 천마가 곁에 서 있어도 그냥 스치고 갈 수 있습니다. 운이 좋다면 신비로운 천마와 마주칠 수 있겠지요.
천마는 하늘의 馬일까요? '천마'란 이름만 들어도 하늘의 馬처럼 신비로움이 느껴집니다.
-천마는 하늘에서 떨어져 마목(痲木:마비가 되는 증상)을 치료하여다 하여 ‘하늘’이라는 뜻의 天과 마목(痲木)의 痲가 합쳐져 붙여진 이름으로 전해지며 예로부터 정풍초(正風草)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며 줄기의 모양이 붉은 화살 같다하여 적전(赤箭)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산삼보다 구하기 어려운 귀한 한약재로 이용되어 왔으며 현재는 야생천마를 산림청에서 보호 약초 제9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부식질이 많은 그늘진 숲 속에서 자생하는 천마는 난초과에 속하는 고등식물로 잎도 없고 잔뿌리도 없어 광합성이 불가능하며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 못해 버섯 균사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성장하는 반기생식물입니다.
줄기의 높이는 60~100cm 정도 자라며 만두처럼 생긴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립니다. 연한 연두색에 가까운 미색의 꽃이 조그마한 입술을 살며시 열어 놓았습니다.
엄마천마꽃이 질 즈음이면 낙엽수림 밑에서 자라는 애기천마가 살며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애기천마는 말 그대로 천마에 비해 아주 작습니다. 높이는 5~15cm이며 잎이 없으며 황색의 꽃은 마치, 갓 깨어난 새를 닮았습니다. 애기천마를 들여다보면 갓 깨어난 새들이 어미새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어미새 천마는 애기천마를 남겨두고 떠난 뒤입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천마는 오로지 어미새를 기다리며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듯합니다. 어미가 없는 세상이 무서운지 애기천마는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서로 의지하며 이 넓은 세상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무더웠던 여름이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할 즈음이면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제주에는 한라천마가 살며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그 모양이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한라천마는 제주에서 처음으로 채집되어 ‘한라천마’라 합니다.
천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자그마하여 찾기가 어렵습니다. 자방은 계속하여 자라기 때문에 오히려 꽃보다 자방을 찾기가 쉽습니다.
꽃 표면에는 작은 돌기가 나 있으며 녹색이 많이 띠지만 서서히 갈색으로 변해갑니다.
신비로운 생명 중에는 스스로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없는 식물이 있습니다. 하지만, 숲은 아무런 조건 없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리를 내줍니다. 서로 공존하며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갑니다. 반짝이는 햇살이 또르르 굴러 내려와 꽃잎을 보듬어 안습니다.
-낙엽수림 밑의 썩은 식물체에 기생하여 자라는 무엽성 부생종. 지하경은 길이 2~3.5cm로 다소 굵고 짧으며 방추상으로 비후한 서양배형이다. 실 모양의 긴 뿌리는 속에 균사가 들어 있고 짧은 세포의 털이 빽빽하게 나 있다. 줄기는 높이 3.5~10cm이며. 인편엽은 수개로 밑 부분의 것은 초상이다. 포는 길이 약 0.4cm로 넓은 난형이다. 꽃은 갈색으로 9월 하순~10월 상순에 화경에 2~5개가 다소 밑으로 달려 핀다. 화병은 꽃이 핀 후 현저하게 자라 길이 약 50cm에 달한다 - '아름다운 우리 자생란' 이경서 선생님의 저서에서 발췌-
이경서 선생님께서는 한라천마를 찾기 위해서 5년 동안 찾아 헤맸다고 하니 그 끈기와 식지 않는 정열은 대단합니다. 이경서 선생님 덕분에 한라천마를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라천마는 1993년 처음 발견한 것으로서 미기록 종이였습니다. 봄에 피는 종이 기록되어 있었으나 그 종은 없고 가을에 피는 종만 있습니다. 종소명 verrucosa는 라틴어'사마귀 같은 돌기가 있는'의 뜻으로서 화피편의 표면에 작은 돌기가 있는데서 유래합니다.

2005년 9월

출처 : 한라의 들꽃 이야기
글쓴이 : 영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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