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면 사무실 뒷편 산행을 30~40분 정도 합니다.

2월 14일 여느날과 마찬 가지로 점심을 먹고 직원분과 둘이서

산행을 합니다.....

 

전날 내린 비로 산행길 먼지도 나지 않고 걷기가 참말로 편안했습니다.

산행이 끝나가는 지점 산 능선 주변으로 햇볕이 잘 드는곳엔

여러기의 묘자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산 능선에서 불과 한 20M떨어진 묘소 앞!!!

비석옆에 막걸리병이 하나 보이고 웬 사람이 엎어져서 햇살 따듯한

묘지에서 점심 시간에 잠을 자고 있는데 웬지 그 모습이 불안했습니다.

평상시 이곳은 사람이 잘 오지 않는곳이지만 묘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민가가 1곳있고 현재 사람이 살고 있어서 .....

 

순간 가서 흔들어봐 그런데 혹시 한 하는 마음과 섬뜩함이

순간적으로 몰려오면서 햇살이 좋으니까 잠을 자겠지?

우리 퇴근길 다시 와봐서 그때도 저리하고 있으면 죽은것이니

신고 합시다 하고 하산을 했습니다..

 

내려 오면서 신고하면 또 경찰서 와라 가라 하는것 아녀...

그런데 아뿔사 퇴근길에 점심 시간 산행때 그 기억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퇴근하기 바빠서 이겠지요.

그것이 생활속에 무심함이 아닌가 합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오후까지 이어지는 회의로 인하여

점심 시간에 산행도 하지 못하고 또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16일 출근길 아참!!! 묘소 앞에서 잠 자던 사람 어떻게 되었나

그때서야 궁금한 생각이 들어 출근하고 가 봐야지.

 

좀 일찍 출근하면서 한번 산에 올라가 보자 하고 출근했습니다.

사무실 문은 열려있고 직원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좀 기다리니 엇그제 함께 산행한 직원도 그제서 생각이 나서 올라가

보았는데 그 사람 그 대로 있다 하면서 경찰서에 신고 했다고 합니다.

 

조금 있으니 경찰차가 현장에 도착해서 함께 가자 합니다.

함께한 직원 왈 " 괜히 오라 가라 하면 골치 아프니 오늘 아침

산책하다 나 혼자 본걸로 합시다" 이리 말하고 경찰과 함께

현장을 찾아 경찰에게 확인 시켜주고 사무실로 다시 돌아 왔습니다.

 

그냥 죽은것이 아니고 막걸리 병 옆에 농약병이 있는것으로 보아

자살한것 같고 우리가 보았을때 남자인줄 알았는데 여자 였다고

하면서 엇그제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사람 이라고 했습니다.

 

잠시후 경찰서에 다시 불려가서 이런 저런 진술서에 사인하고

명절 전이니 다시는 부르지 말라하고 돌아왔다 하면서 직원이

전하는 말 그 남편 경찰서에  찾아와서 옆에 있는데

뭘뚱뭘뚱 하더라고......................

 

뭔 사연인지 모르지만 명절을 앞두고 조상님 산소인지

아니면 그냥 따뜻한 햇살이 좋아서 그 산소를 찾아는지

거기까지 와서 목숨을 끊은 한 여인의 사연이 궁금해지면서

 

그날 우리가 처음 보았을때 한번 가서 확인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그리 쉽게 떨쳐 버려지지

않는것은 세상사 무심함이 아니가? 그리 생각하면서

돌아가신 이름모를 아주머님의 명복을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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