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助演은 없었다." 달빛 소나타에 靈肉을 맡긴 보만식계!

2007년 11월 24~25일 (토~일요일)

  ♪♫ 밤과 꿈 (기타연주) / 슈베르트 ♪♫

 

코스 : 보문산케이블카장~시루봉~오도산~떡갈봉~만인산~정기봉~망덕봉~식장산~계족산~회덕정수장

날씨 : 24일 밤은 맑았으나 25일은 박무

거리 :  도상  47.8 Km / 이정표  56.0 Km / 실거리  57.5 Km (96,098보)

시간 :  21시간 45분 (산행 18시간 14분 + 휴식 및 기타 3시간 31분)

동행 :  홀로....  (먹치까지는 antidosa님 동행)   

 

< 주요구간 산행기록 >

보문산케이블카장(17:15)→주능선(17:43)→시루봉(17:55~18:05 휴식)→구완터널(18:53)→오도산(19;08~20. 휴식)→철탑(20:03)→금동고개(20:28~30)→묘지(20:35~45.휴식)→이동통신시설물(21:00)→쉼터봉(21:22~30 휴식)→떡갈봉(21:44)→무명봉(22:14~25 휴식)→봉(22:37~40. 휴식)→시경계봉(23:48~55 휴식)→안산(00:05)→먹치(00:15)→465m봉(00:34)→만인산(00:52~01:20 휴식및 간식)→태실(00:41)→정기봉(02:12~20 휴식)→묘지 봉우리(03:22~30 휴식)→머들령(04:06)→봉화대 봉(05:03~10 휴식)→닭재 쉼터(05:44~57 휴식)→산성(06:06)→망덕봉(06:42)→곤룡재(07:06)→무명봉(07:30~45 휴식 및 간식)→동오리고개(08:22)→도계(08:42~55 휴식 및 간식)→해돋이 전망대(식장산. 09:25~30 휴식)→헹글라이더 할공장(09:38~40 조망)→세천유원지(10:42~11:17 조식)→줄곧마을 입구(11;32)→비룡임도(11:53)→능성(12:11~12 조망)→길치고개(12:41)→돌탑봉(12:59~13:10 휴식)→절고개(13:45~50 휴식)→임도삼거리(14:05)→계족산(14:23~30 휴식)→회덕정수장(15:00 산행끝)

 

<전체지도> 자료 : 어울림님

 

<고도표> 자료 : 어울림님

 

보만식계란?

대전을 대표하는 보문산(457.3m), 만인산(537.1m), 식장산(597.5m), 계족산(423m)은 대전광역시, 금산군, 옥천군에 걸쳐 대전도심을 병풍처럼 감싸고 도는데 그 길이가 도상거리 약 50km, 실제거리는 60km에 달한다.

보만식계란 명칭은 이 장대한 산줄기를 대표하는 위 4개 산이름의 앞 글자만을 합성한 신조어로 대전지역은 물론 장거리를 선호하는 전국 산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03년 강산에님의 “보만식계를 아시나요”라는 첫 완주 산행기에 소개된 뒤부터다.

종주방식은 3구간(보문산~만인산, 만인산~식장산 세천유원지, 세천유원지~계족산) 또는 2구간(보문산~정기봉 또는 닭재, 정기봉 또는 닭재~계족산)이 보편화된 방식이고 간혹 무박일시종주가 시도되기도 한다.

일시종주의 경우, 11시간42분이란 믿기지 않을 정도의 기록부터 30시간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20~24시간이 보통기록, 종주방향은 보문산 기점, 계족산 회덕정수장을 날머리가 유리한데 이유는 계족산 구간의 평탄한 능선이 산행말미 저하된 체력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이 구간의 주요 산을 개요를 소개하면

1)보문산은 대전지역 3대 하천인 대전천과 유등천을 가르는 산줄기로 보문산공원과 사정공원, 대전동물원을 갖춘 대전의 대표적 산이며,

2)만인산은 봉화대터, 자연휴양림, 자연학습원, 태조대왕 태실 등,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을 유지하고 있다.

3)식장산은 대전8경의 하나인 식장산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대전광역시 최고봉, 자연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울창한 숲과 다양한 동식물이 분포되어 있으며 고산사, 개심사, 구절사를 비롯한 고찰과 세천유원지의 벚꽂 등, 대전시민들이 등산을 목적으로 가장 즐겨찾는 산이다.

4)계족산은 한밭고을의 전략적 요충지답게 길현산성, 갈현성, 계족산성등 역사적 유물이 산재하고 동쪽에는 대전시민의 상수원인 다목적댐 대청호가 위치한다. 또 모 회사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산악마라톤과 산악자건거는 전국대회가 자주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도상거리

보문오거리-(1.3km)-보문산-(2.6km)-구완터널-(0.3km)-오도산-(2.2km)-376m봉-(1.5km)-도래말고개-(2.8km)-떡갈봉-(2.2km)-372m봉-(2.4km)-안산-(0.5km)-먹치고개-(1.4km)-만인산-(1.2km)-추부터널-(1.2km)-정기봉-(2.3km)-골냄이고개-(0.9km)-541.4m봉-(1.2km)-머들령-(0.8km)-410m봉-(3.0km)-닭재-(1.4km)-망덕봉-(0.8km)-곤룡재-(1.6km)-동오리고개-(2.1km)-식장산-(3.8km)-세천육교-(1km)-줄골마을-(2km)-314.7m(능성)봉-(1.3km)-길치터널-(2.2km)-362m봉-(0.6km)-절고개-(1.5km)-계족산-(1.6km)-회덕육교==== 계 47.8km

 

 보문산 케이블카장까지의 스케치

 

♡* 힘과 용기의 차이 *♡ [데이비드 그리피스]
강해지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합니다.  부드러워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힘이, 방어 자세를 버리기 위해서는 용기가
이기기 위해서는 힘이, 져주기 위해서는 용기가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의문을 갖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힘이, 전체의 뜻에 따르지 않기 위해서는 용기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끼기 위해서는 힘이, 자신의 고통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학대를 견디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그것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힘이, 사랑받기 위해서는 용기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힘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보만식계! 말은 쉬워도 쉽사리 용기를 낼 수 없는 대전근교 최장거리코스로 간혹 2인 이상, 또는 5~10명의 동호회원이 팀을 만들어 무박일시종주로 자신의 정신력과 체력을 저울질하기도 한다.

보문산~만인산~식장산으로 이어진 능선상에서는 식수를 구할 수 없어 배낭무게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중간 중간 은밀한 곳에 미리 보급품을 비치해 두거나 만인산, 닭재, 식장산 등에서 도중지원을 받기도 한다.

보만식계는 2004년 5월 세중과 둘이서 21시간 50분만에 완주한 일이 있어 한번 더 하고픈 생각은 사실 없었으나 대충산사 화합의 날이 있던 금년 5월18일, 보만식계에 관심을 보였던 몇 몇 회원님들과 갑자기 의기투합이 이뤄졌다.

그런데 전부터 좋지 않았던 오른쪽 새끼 발가락부근의 통증이 더욱 심해져 부득이 11월 16일로 연기한다는 공시를 해야했고 이 마저 땅끝기맥일정과 겹쳐 24일 17:00로 또 한번 일정을 변경해야만 했다.

신의를 지키지 못한 탓인지.... 두세명의 회원들께서 23일로 하루 앞당겨 일요일 휴양을 취해야 월요일 근무에 지장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나 내 입장은.... 보만식계를 위해 이미 휴가승인까지 받아 놓았으니 바꿀 형편이 못된다.

"나는 생각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분들끼리 미리 실행하세요, 기왕 맘 먹은 산행이니 혼자일망정  계획대로 실행할테니...."

결국 antidosa님외에는 신청자가 없었는데 "antidosa"라는 닉네임은 처음 본 닉네임이고 "anti"라는 선입견은 누군가 장난성 댓글을 달은 것으로 생각했었다.

홀로라는 말에 아내의 걱정은 만류로 바뀌었으나 고집을 꺾을 수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아내, 결국 "만인산 도착 전에 컨디션 점검하고 여의치 않으면 전화해요, 델러 갈테니...."

솔직히 이번 보만식계에서의 내 역할은 완전하지 않은 우측 무릎과 새끼발가락 통증이 두려워 불만 붙이고 만인산, 또는 닭재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만족하려고 했었다.

"최소 3~4명은 되겠지"가 홀로산행이라니.... 오기도 생겼으나 완주에 대한 획신도 전혀 없다.

"조연에 주연, 그리고 연출과 감독역까지 맡은 모노드라마를? 최선을 다해보자. 않되면 할 수 없고... 흔한 말로 도전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고 하잖아?"

15:30분 이른 저녁을 먹는데 핸드폰에 문자가 온다. "지금 둔산동 출발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거브기 장난이겠지?" 하고 답장도 날리지 않았는데.... 후에 만나 대화를 나누다보니 대충산사 카페에서 석XX로 활동하신 분이었다.

16:10분 지하철을 타기위해 집을 나섰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뭔가 허전해 주머니를 뒤지니 헨드폰이 없다. 식사중 문자를 보고 식탁에 그냥 두고 온 것이다.

결국 16:20분 차를 타야만 했고 차 안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는 기원을 올린다.

"산령이시여! 당신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제 능력이 닿는 곳까지만 저를 받아주소서."

갈마역을 지나는데 antidosa님의 전화, 벌써 케이블카장에 도착해 있다고....

"아니 그렇다면 누군가의 장난이 아니었네, 동행이 있어 좋기는 하지만 초면에 실수했네."

서대전 사거리에서 하차, 택시로 케이블카장에 도착하니 정각 17:00시, 응원나온 필폐님, antidosa님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다.

당초 계획은 16:00에 집결, 주변 식당에서 저녁먹고 출발하기로 했기에 antidosa님은 그때까지 저녁도 들지 않았다니 더 더욱 미안하게 만들고 보리밥집에서 antidosa님이 저녁을 드시는 사이, 필례님은 고맙게도 간식이라며 바나나와 게맛살, 주스 한병을 건네준다.

산행중 그리 많이 먹는 스타일이 아니자만 나름대로 잔뜩 챙겨 온 배낭이 더욱 더 무거워진다.

15분만에 급히 저녁식사를 마치고 내려온 antidosa님, 시루봉까지라도 함께 하겠다는 필례님과 함께 150리 대장정을 시작한다.(17:15) 

 

 케이블카장 ~오도산[도상4.2Km 이정표 5.2Km 실거리 5.4Km(9,030보)]

시멘트길을 따라 오르다 청년의 광장(야외음악당)으로 들어 우측 산길로 들어가니 곧 가파른 오르막의 계단(주능선 바로 밑까지 이어진다.)으로 바뀐다.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마신 뒤 주능선에 올라선다(17:43)

산책로처럼 편안한 길을 이어가다 안전로프가 설치된 가파른 계단을 잠시 오르면 보문정이 자리한 시루봉이다.(17:55. 3,200보) 

▼antidosa님과 완주의지를 다진다. 그런데 벌써 졸음이? 왜 눈은...

 

▼보문정까지 우정산행을 해주신 필례님과....

 

기념사진, 야간산행 채비 끝 그리고 완주 결의...! 필례님의 환송을 받으면서 오도산으로 향한다.(18:05)

▼대낮같은 보름달, 다음 아침 해가 든 후에도 한동안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너무 밝아 식장산은 희미한 모습이지만 내일의 만남을 기다리고...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시루봉(457m)에서 이정표<보문사지 / 호동, 범골>가 선 헬기장 방향으로 내려간다.

보문사지 갈림길의 이정표에서 좌측, 이사동 방향의 비탈길로 들어간다.

평탄한 길을 이어가 이정표<시루봉 0.8km / 호동(범골) 2.5km / 오도산 2.4km>를 지나고 2분 뒤, 오도산 갈림길에 닿는다.(18:19)

이정표는 <시루봉 1.3km / 오도산/ 호동(범골)2.0km>가 가리키고 오도산가는 좌측 내리막길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뚜렷한 길이 만들어졌지만 가파른 내리막만은 변함이 없다(18:19)

12~3분을 내려가면 첫 송전탑 밑을 지나고, 8분 뒤, 두 번째 송전탑을 지난다.(18:40)

낮은 봉우리를 넘자 철조망 옆길을 따라 내려가고 "豊川任公樂彬之墓"의 합장묘를 지나니 어찌 문안인사를 올리지 않으리... "지나가겠습니다."

이사동 갈림길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남부순환고속도로 구완터널 위의 안부를 지나자 오도산 오르막이 시작된다.(18:56)

▼구완터널을 지나가는 차량행렬

 

오도산 오르막은 가파른 편, 그러나 일부 구간은 침목 계단이 놓여 조금은 수월하게 능선마루에 올라선다. 가쁜 숨을 달래며 좌측 오도산방향을 바라보니 달빛 머금은 돌탑 한기가 보인다.

 ▼오도산 돌탑19:06

 

돌탑을 지나면 곧 "오도산 337m"를 표시한 이정표<시루봉 3.54km / 금동 4.30km>를 지나 4~50m 정도 뒤에 멋진 조망바위가 나온다. 휴식장소로 미리 점찍은 여기서 첫 휴식을 취한다.(19:08. 5,830보)

▼오도산에서 바라본 보문산, 시루봉 우측 불빛은 전망대(보운대). 

 

▼구완터널을 지나는 남부순환고속도로 , 식장산 줄계소의 불빛이 보인다.

 

▼대낮같은 보름달 

 

대낮처럼 밝은 달빛에 만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까지 가름된다. 

초코파이로 간단히 간식, ..... 오도산을 출발한다.(19;20)

 

오도산~떡갈봉[도상 6.5Km 이정표 7.1Km 실거리 7.1Km(11,800보)]

2분가량 능선을 이어가다 우측으로 꺾어 내려간다.(직진 주의)

이후의 산길은 큰 고도차 없는 능선길.....  낙엽밟은 두 밤도깨비의 발소리는 달빛타고 흐르는 소나타 선률이 되어 깊은 잠에 빠져드는 군상들을 흔들고 있다. 

이정표가 거의 없었던 보문산~먹치고개까지의 길, 그러나 둘레잇기가 활성화됨으로써 무수히 많은 이정표가 생겨 초행자도 알바할 일이 거의 없을 것 같다.

무수동 임도 갈림길을 지나고(19:57)  

▼무수동 임도 갈림길

 

작은 무명봉을 넘어 송전탑(20:03)을 지난 2분 뒤, <오도산 2.89km / 금동 1.41km>이정표를 지나고.

<목달동 1.50km / 금동 0.79km>의 이정표를 지나 금동고개를 향해 가파르게 내려간다.(20:15)

가파른 내리막은 은진송씨 묘지 위에서 끝나고 3분 뒤, 도래말과 양지말을 이어주는 2차선 아스팔트도로인 금동(도랫말)고개에 닿는다.(20:28)

금동고개에는 이정표<시루봉 7.84km / 만인산 10.2km>가 있으며 차가운 달빛에 흠뻑 품은 높이 10m,  수령 200년생의 보호수(소나무), 언제봐도 의젓한 모습으로 나그네를 맞는다.

▼ 금동고개의 보호수(소나무)

 

시간체크, 그리고 소나무를 비롯한 금동고개 주변을 카메라에 담고 보호수 옆의 농로를 오른다.(20:30)

농로는 능선마루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꺾여 포도밭 뒷편으로 이어지고 길 좌측에 잘 가꿔진 묘지(진행할 방향의 이동통신 기지국 시설물이 보임)가 있어 휴식에 들어간다,(20:35. 6,500보)

필례님이 주신 바나나로 간식도 든다.

예상시간과 비교하니 생각보다는 조금 빠른 느낌, 아직은 초반이라 결과를 예측한다는 것이 우습지만 이런 페이스만 유지하면 목표치(22시간)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

10분의 휴식을 마치고 출발한다.(20:45)

코 앞의 작은 봉우리를 넘어 좌,우로 내려가는 농로와 만나는 잘룩이를 지나면 곧 이동통신기지국으로 이어지는 넓고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넓기에 가파름을 숨겨 시각적 착각이 이는 곳, 그러나 보만식계 구간 중 가장 가파른 오르막의 하나로 기억될 정도로 힘든 곳이다.

5~6분을 오르면 KT, LG, SK등 이동통신3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듯한 기지국이다.(21:00)

이후 가팔랐던 오르막 위세는 떨어지고 봉우리(467.9m?)의 8~9부능선을 우측으로 길게 우회하여 능선마루에 오른 뒤, 좌측으로 휘어져 오르는데 이제부터는 또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다.

휘영청 밝은 달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나? 이런 상태라면 완주도 가능할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드는데 anti님의 페이스가 좀 떨어지는 것 같아 속도 조절에 들어간다.

소나무 아래 나무 의자가 설치된 쉼터(467.9m)에 올라서니 비오던 날의 알바 추억이 떠오른다.(21:22)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 난조가 역력한 anti님께 이후 30분 가량 이어질 평지같은 길에서 컨디션 조절 잘 하시라 당부하고 떡갈봉으로 향한다.(21:30)

 ▼소나무 아래 쉼터가 있는 봉우리, 직진주의! 떡갈봉 가는 길은 우측으로 90도 틀어진다.

 

평탄한 길이 길게 이어진다. 짐승소리마저 삼킨 처연한 달빛에 분위기를 띄우려 랜턴마저 끄고 간다.

이처럼 편안한 길은 떡갈봉을 지나 다음 봉우리까지 이어지므로 몇 번이나 "제발 anti님이 컨디션을 회복해 함께 완주했으면 .... " 하는 바램을 해본다.

떡갈봉(493m)에 당도하니 [국과연, 129, 1990]의 삼각점과 떡각봉 안내판이 있다.(21:44 . 5,300보)

 ▼떡갈봉

 

국립지리원 발행 새 지도에 떡갈봉이라 표기됨으로써 위치에 관한 논란이 사라진 곳으로 조망은 없다.

전에 없던 덕갈봉 유래만 카메라에 담고 곧장 길을 잇는다.

 

 떡갈봉~먹치[도상 5.1Km 이정표 5.9Km 실거리 5.9Km(9,790보)]

10여분 가량 평탄한 능선을 이어가면 억새와 잡목이 뒤섞인 490m봉, [금산 재설 1980복구]의 삼각점이 있어 떡갈봉 위치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21:55)

 ▼억새와 잡목 숲에 삼각점이 있다.

 

이제부터 먹티까지는 표고차 100~200m의 가파른 오르내림을 4번가량 극복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코스, 보만식계 완주를 위해 체력안배에 가장 신경써야 하는 구간이다.

수련관 갈림길의 이정표는 <만인산 6.2km (먹티재 4.7km)/ 떡갈봉 1.2km>룰 표시하고 있다.(22:04)

평지에서는 그런대로 페이스를 유지하던 anti님은 짧은 오르막만 만나도 힘겨워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나무의자 2개가 설치된 봉우리(372m?)에 올라 anti님을 기다리고 지친 anti님을 위해 5분을 더 머물면서 anti님이 건네는 곶감 2개를 먹고 출발한다.(22:14~25)

이정표에 도착, anti님의 불빛이 보이지 않아 anti님을 기다리며 이정표의 숫자를 살핀다.(22:37) 

만인산~먹티재의 거리는 1km가 줄었지만 수련관 갈림길의 이정표에서는 2.1km가 온 "떡갈봉 3.3km"를 나타내니 둘 중 하나는 잘못된 수치가 분명하다.

2분 가량 뒤에 도착한 anti님,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더니 곧 출발하자고 한다.(22:40)

두세번 가량 가파른 오르내림이 요동치면서 봉우리마다 anti님을 기다리고.... 이미 정상 컨디션을 상실한 anti님은 가파른 내리막에서 두세번 미끄러지기도 하지만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시경계봉을 도착을 예고하는 아주 가파른 오르막, 안전을 위해 말목에 로프를 길게 이어놨지만 잡고 오르기에는 좀 낮은 편이라 별 도움은 되지 않고.... 등로를 덮은 낙옆으로 가파른 오르막이 더욱 더 힘들다.

 ▼시경계봉 오르막에 설치된 안전장치

 

아주 가파른 3분간의 오르막 3분, 그리고 완만하게 1분, 드디어 웅덩이가 있는 시경계봉(420m)이다.(23:48)

3~4분 뒤에 도착한 anti님에게 쉬었다 가자고 권유하고.... anti님은 먹티에서의 탈출의사를 밝힌다.

자신의 몸상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 포기하는 것은 순리에 따르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쉽지만 완주는 불가능해 보이고....  기왕 포기하려 마음 먹었으면 실행시기를 앞당길수록 좋다.

좀 더 휴식을 취하고 출발한다.(23:55)

▼시경계봉의 의자

 

이제부터 지금처럼 아주 가파른 오르내림은 없지만 먹티까지는 아직 1km나 더 가야한다.

10여분 뒤 안산을 지나고(00:05) 서서히 고도를 낮추다 가파른 내리막으로 변하더니 우측비탈로 비스듬히 내려간다. 저 아래 대낮처럼 밝은 달빛을 반사하는 하얀 시멘트길, 어찌 그리 반가운지...

가파른 之 내리막이 끝나는 곳에는 묘지가..., 묘지의 좌측으로 내려오면 드디어 먹치다.(00;15. 9,790보)

먹치는 복수면 구만리와 하소동 가목정을 이어주는 고갯마루로 시멘트포장이 완성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동안 좋은 길동무가 되어주신 anti님은 아쉽게도 가목정으로 탈출하시고.... 완주를 기원해주는 anti님과 악수를 나눈 뒤, 만인산으로 향한다.

 

 먹치~정기봉[도상 3.8Km 이정표 4.6Km 실거리 4.7Km(7,833보)]

가목정쪽인 좌측으로 몇 걸음 내려가면 절개지 철망 옆에 들머리가 있고 곧 넓은 묘지지대로 올라선다.

안만하게 이어지던 오르막은 로프가 설치된 안전시설물의 가파른 오르막을 거쳐 만인산 전위봉이라 할 수 있는 465m봉에 올라선다.(00:34)

홀로의 고독감을 달래주는 환한 달빛 속에 만인산이 첫 모습을 보이고 주능선마루에 올라서니 <만인산 0.4km / 장척동 9.9km (먹티재 1.1km) / 휴양림2주차장 1.1km>의 이정표가 있다.(00:42)

완만한 능선길을 잠시 따르면 또 다시 이정표<만인산 0.17km . 휴게소 1.6km / 제2주차장 1.4km>가 나타나고 등로에는 만인산 특유의 검은 바위 돌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3분 가량의 좀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자 처연한 달빛과 적막만이 정상부 공터를 가득채운 만인산이다.(00:52. 2,833보)

 ▼만인산

 

▼대전 둘레산길잇기 안내도 뒤로 정기봉이 보이지만...

 

▼만인산에서 바라본 추부방향의 야경, 중부대학건물을 밝힌 불빛이 인상적이다.

 

땀에 젖은 몸을 식히려 우선 쟈켇부터 벗어놓고 야경을 스케치하며 몸상태를 살피지만 별 이상은 없다. 제일 걱정스럽던 오른쪽 발가락도 아직은 이상신호를 보내지 않으니 아내를 부를 일은 없을 듯.....

컵라면이 익는 동안 미리 발가락에 멘소래담도 바르고 식은 밥을 말아 시장기를 달랜 뒤, 나무의자에 누워보니 차갑던 밤바람이 금새 한기로 변한다.

다시 또 쟈켇을 걸쳤으나 이미 옷에 밴 땀으로 한기는 점점 더해간다.. "에구 어서 가자."

다시 배낭을 꾸려 만인산을 떠나지만 벌써 30분이나 흘렀다.(01:20)

만인산~정기봉구간은 만인산에서 좀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고도를 낮춰 태실을 지난다.  그 뒤, 서서히 고도를 높여 정기봉 200m전부터 가파르게 올려치는 지형이다.

“정기봉 1.0km”의 이정표를 지나면 능선상에 삼각점이 있고 또 다시 <만인산 1.1km / 정기봉 2.0km . 태실 0.5km>의 이정표를 지난다.(01:32)

외줄타기 코스 아래에 태조대왕의 태실이 보인다.(01:41) 여기까지는 거저먹은 느낌.....

 ▼태실 위의 외줄타기 코스

 

좀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자 자연학습원의 첫 시설물이 보이고 이런 시설물은 등로 주변에 5~6개가량 설치되어 있다.(01:53)

 ▼자연학습원의 시설물

 

1분뒤, 능선상에 설치된 용도불명의 삼각점을 지나고 .... 좌측 비탈을 우회하던 길이 정기봉 200m의 이정표에서 가파르게 올라간다.

정상부 도착 직전, 새로 만들어진 쉼터가 보이고 곧 돌탑과 봉화대터안내판이 선 정기봉이다.(02:12. 5,000보)

▼정기봉의 돌탑

 

▼봉화대터 안내판

 

▼추부방면 야경

 

해발 580m를 표시한 이정표는 <식장산 17.3km / 만인산 3.1km 태실 1.4km / 제1주차장 1.1km>를 나타낸다. 잠시의 휴식 후 출발이다.(02:20)

 

 정기봉~머들령[도상 4.5Km 이정표 4.8Km 실거리 5.5Km(9,108보)]

평탄한 길을 잠시 이어가면 4분가량의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온다.

중간 2군데에 로프가 걸려있고 이곳을 내려오면 한참동안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대전둘레잇기 안내도가 나타나고 1분 뒤, 앙증맞은 돌탑과 해발 501m의 청소년수련원(1.8km)갈림길에 설치된 이정표<만인산 4.0km (태실 2.4km) / 식장산 16.3 (국사봉 6.5km)를 지난다.(02:39)

2004년 5월18,19일에 걸친 1차종주시 3분간 눈을 붙였던 곳, 입가에 미소가 흐를 수 밖에... 하지만 오늘은 차가운 날씨탓도 있지만 아직은 졸음이 쏟아질 그런 시간은 아니다.

 ▼청소년 수련원 길림길의 돌탑

 

30분가량이나 이어온 편안한 길.... 약간의 공터가 있는 봉우리에서 좀 가파르게 내려가는듯 하더니 내리막은 싱겁게도 곧 끝나고 잠시 뒤, 좀 가파르게 느껴지는 3분가량의 오르막이 끝나면서 무명봉에 오르고.(02:56)

조금 더 고도를 높이더니 왼쪽으로 방향이 90도 틀어지면서 가파르게 내려간다.(02:58)

골냉이고개에 내려서니 <식장산 15.0km / 골냉이부락 2.0 km / 만인산 5.5km> <머들령 2.4 / "현위치 골냄이 고개" /청소년수련원 입구 1.5km>의 이정표가 있다.(03:07)

곧 바로 이어가는 통나무계단..... 봉우리에 오르니 진행할 건너편에 높다랗게 솟은 봉화대터 국사봉이 보인다.

이어지는 봉우리를 좌측으로 우회하더니 오르막이 가파르게 시작된다.

길고 가파른 오르막..... 그 끝은 묘지 1기가 있는 봉우리, 공터에 앉아 먹치이후 유일한 위안거리가 된 달빛을 바라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간다.(03:22~30)

 ▼휴식 중에 바라본 달빛

 

적막한 산 속의 나뭇잎을 흔들며 속삭이듯 드려오는 바람소리와 달빛 소나타...  그러나 발걸음은 조금씩 힘을 잃어가는 것을 느낀다다. 달빛에 비친 봉화대터의 모습.... 긴 한숨을 토한다.

상소동 산림욕장 길림길에 설치된 이정표<식장산13.9km . 상소동산림욕장2.2km / 상소동산림욕장1.7km / 만인산6.6km>를 확인하고....

 ▼설치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

 

100m정도 뒤의 삼각점[금산420. 1980재설]을 지난다.

봉우리를 내려갈 때, 머들령을 지나는 차소리가 들리지만 머들령까지는 아직 1km는 가야할 것 같다.

성터 흔적처럼 돌무더기 쌓인 봉우리, 언제 세웠는지 소박한 돌탑도 생겼다.(03:50)

▼돌탑봉

 

삼림욕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의 흰색 개략도가 달빛을 반사한다. 그 옆 이정표는 <식장산 12.9km / 상소동 산림욕장 1.2km / 만인산 7.6km . 상소동 산림욕장 2.7km>를 가리키고 등로는 우측으로 휘어진다.(03:58)

▼상소동 산림욕장 갈림길

 

잠시 뒤, 가파르게 내리막이 나오고 남부순환도로를 지나가는 차소리도 아주 가깝게 들린다.

가파른 내리막은 허름한 묘지 1기를 지나자 완만해지고.... 우측에 1기의 묘지가 보이더니 또 다시 가파르게 내려가 협곡 분위기에 안개 자욱한 머들령에 내려선다(04:06. 9,108보)

▼머들령

 

머들령 밑을 관통한 터널이 뚫리면서 머들령이 마달령(馬達嶺)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 같다.

고유의 이름은 머들령, 마달령은 유사한 한자를 억지로 붙인 이름인듯... 본래의 이름을 되찾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만인산 휴게소에는 머들령 시비도 있다.)

머들령 이정표<식장산 12.6km / 삼괴교 2.5km / 추부면 4.0km / 만인산 7.9km> 밑에는 "다음 하산지점" [닭재 4.3km ←머들령→ 골냄이고개 2.4km]가 첨장되어 있는데 이곳 지명은 "머들령"아라 표기되었으니 그나마 다행! 

 

 머들령~곤룡재[도상 6.0Km 이정표 7.1Km 실거리 7.8Km(13,296보)]

머들령 이후 첫 번째 봉우리까지는 5분가량의 가파른 오르막이다.

▼마달터널로 향하는 차량행렬

 

첫 봉우리에 오르면 등로는 평탄해지고... 5분가량 뒤, 돌무더기가 쌓인 봉우리를 지난다.(04:16)

 ▼용도를 알 수 없는 돌무더기

 

2~3분 정도? 두어번의 오르내림이 있지만 평탄한 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봉우리(04:42) 또 봉우리를 지나(04:53)

슬며시 고도를 낮춰 국사봉 아래 안부에 내려서니 밑둥이 둘로 갈라진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있고 좀 가파른 오르막을 5분 가량 오르면 봉화대터가 있는 국사봉이다.(05:03. 4,640보)

 ▼봉화대터 , 전에 없었는데.... 복원공사중인듯....

 

만인산~식장산 사이의 주요 등산로간의 거리와 구간을 모두 표기한 스테인레스 안내판과 의자, 그리고 쌓다 말은 돌탑도 있다.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지만 아직 이상증상은 없다. 의자의 물기를 닦고 앉아 사탕 몇알을 씹어먹은 뒤, 곤룡재를 향해 출발한다.(05:10)

[추후 후회한 것 하나, 여기서 초코파이를 2~3개 정도는 먹었어야 닭재~도계구간에서 힘의 균형을 잃지 않았을 것 같다.]

국사봉에서 닭재까지는 대체로 완만한 내리막이 길게 이어지는데 고도가 낮아질수록 안개는 점점 더 심해져 10m앞을 볼 수 없었던 곳도 몇 군데 있었다.

우측으로 우회하며 묘지 1기를 지나고 잠시 뒤 좌측의 넓은 공지에 또 1기의 묘지, 몇 걸음 더 가면 우측 아래로 비석이 세워진 2기의 묘지도 보인다.

그리고는 곧 임도처럼 넓어진 길을 내려가면 돌탑이 나오고 그 옆에는 이정표<만인산 13.5 (국사봉 1.5km) / 식장산 6.9km (곤룡재 2.9km>가 있다.(05:40)

몇 차례에 걸쳐 돌탑사진을 찍었으나 짙은 안개 때문에 결국 사진은 엉망이 되었다.

2~3분 뒤, 이정표가 설치된 덕산말(1.2km)갈림길이 나오는데 현위치 "닭재"가 표기됐다.(05:43)

▼닭재

 

곧 컵라면으로 아침 요기를 계획한 팔각정자에 도착한다.(05:44)

지붕 때문에 이슬이 차지 않아 이슬을 닦아내는 수고로움 없이 의자에 앉을 수 있는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라면을 먹기위해 보온병을 열었더니 담은 지 12시간이 넘은 물은 컵라면을 익히기에는 역부족, 결국 만인산 이후 헛짐만 지고 다닌 꼴....

미지근한 물이지만 그간 어깨를 짓누른 것이 원통해 커피라도 한 잔, 몸 상태는 아직 괜찮고 우려했던 졸음도 싸늘한 날씨 덕에 아직, 그러나 언제라도 탈출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제 때 간식을 먹지않은 후유증으로 세천유원지까지는 만족스럽지 못한 진행이 이뤄졌다.

휴식시간의 대부분은 발가락과 발등 그리고 무릎부위까지 진하게 맨소래담을 바르고 출발한다.(05:57)

완만하게 고도를 높여 묘지를 지나고 2~3분가량 좀 가파르게 오르면 계현산성터를 지난다.(06:06)

고만고만한 봉우리 3개를 넘으며 조금 더 고도를 높여나가면 이정표<식장산 7.6km / 만인산 12.9km / 금산국도 0.5km>를 지나고 ... 

 ▼밤새 친구가 되어준 고마운 보름달빛

 

망덕봉을 오르기 위한 길고도 힘든 가파른 오르막이 버틴다.

터덕터덕.... 날이 밝아지면서 여명의 기운도 감돈다(06:33)

완만한 오르막이 한동안 이어지고...  가파른 오르막을 만나 9분여가량 갈"之"자로 오르니 벤치가 있는 망덕봉, 이정표에 걸린 대충산사 표찰에서 악우들의 얼굴이 떠오른다.(06:42)

 ▼망덕봉

 

 ▼아침을 여는 붉은 기운이 산하를 물들이기 시작한다.

 

이어갈 높다란 봉우리가 또 다시 위압감을 안긴다.

묘지가 있는 무명봉에 올라 2분가량 가파르게 내려가 철탑 밑을 지나고.(06:51)

2분 뒤, 이정표<식장산 5.9km / 낭월임도 1.0km, 산내초등교 3,0km / 만인산 14.6km, 상소동 삼림욕장 7.0 km>를 지난다.(06:53) 이제 식장산도 두어시간 거리로 좁혀졌다.

곤룡재로 착각하기 쉬운 안부(06:55)

▼살짝이 내려앉은 서리를 내리막길을 더욱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3분가량의 오르막마저 힘들어 터덕대며 오른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완만하게 내려간다.

▼곤룡재

 

산내터널이 지나가는 곤룡재에 도착하니 해설판과 이정표 <식장산 5.5km / 만인산 15.0km / 산내초등학교 2.5km>가 있고 다음 하산지점으로 꼬부랑재와 철탑이 적혀있다.(07:06 13,296보)

 

 곤룡재~식장산[도상 3.7Km 이정표 5.5Km 실거리 5.2Km(8,658보)]

곤룡재에서 곧 바로 이어진 가파른 오르막은 2분, 안부에 내려오니 진행할 방향의 태산보다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또 다시 한숨을 토하게 만든다.

▼지나온 망덕봉 능선

 

완만하게 이어지던 길이 예각으로 변한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5분가량 가파르게 봉우리에 오르니 또 하나의 봉우리가 턱 버티고 있다.

10여분 가량 이어진 줄기찬 오르막.... 내가 택한 길이니 묵묵히 오르는 것 외에는 그 무엇이 필요한가?

▼일출 (07:27)

 

한숨 돌렸나 했으나 또 다시 이어지는 10분간의 오르막.....  돌무더기가 흩어진 무명봉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때늦은 간식이지만 두유 하나를 마시고 길을 잇는다.(07;30~45)

▼돌더미 흔적이 있는 무명봉

 

▼서대산

 

서리가 앉은 낙엽 때문에 내리막은 어디를 막론하고 설설 기어야 했다.

보일듯 말듯하던 식장산이 처음으로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니 이제 보만식계도 8부능선까지 오른 듯.... 풍선님의 격려전화가 고맙다. (07:55)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식장산

 

▼어제 걸었던 저 산은 오도산?

 

이정표<식장산 2.4km / 산내초등학교 2.2km / 만인산 18km (곤룡재 1.5km)를 지난다.(08:00)

식장산 줄기는 한결 가까워졌고 몇 번이나 확연한 모습을 들쳐준다.

▼식장산

 

등로 우측은 벼랑, 구절사 뒷편 능선도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능선길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고 우회로를 따른다.

간식을 소홀히 한 후유증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피로하고 졸리고 급기야 현기증마저 느낀다.

▼독수리봉과 고리산

 

▼낭월동 방향의 운무

 

▼드디어 주능선 전경이 한장의 사진에 쏘~~옥, 도계까지만 오르면 90% 성공인데....

 

 ▼사진 중앙부(철탑 우측)의 안부가 도계

 

▼도계 등성이(좌)에서 구절사 뒤 독수리봉으로 이어진 능선

 

예전에 산불이 있었던 곳으로 내려오니 "현위치 동오리고개"를 표시한 개략도가 있다.(08:22)

문득 삼거리부터 해돋이 전망대까지는 좌측 우회로를 따르고픈 유혹도 들었으나 어찌.....  

▼도계까지는 불과 0.4km지만 컨디션 난조로 20분이나 걸렸다.

 

평탄한 길이 잠시 이어진다.

▼대성동과 낭월동을 뒤덮은 골안개

 

이정표가 설치된 삼거리 갈림길, 왼쪽은 <고산사 2.6km / 만인산17.5km>, 직진 이정표는 <세천유원지 4.3km / 만인산17.5km>라 적혀있다.(08:30)

좌측 고산사방향의 유혹을 떨쳐내고 직진으로 조금 오르니 <세천유원지 4.1km / 만인산17.7km>의 이정표가 또 나온다. 이후의 오르막은 더욱 더 예각....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도계로 불리는 능선마루에 올라선다.(08:42)

예전의 벤치는 보이지 않아 낙옆 위에 풀썩!

동오리고개부터 도계까지의 이정표 거리는 불과 400m인데 이 400m에 무려 20분을 쏟아붓다니.....

"뭐가 잘못된겨? 기진맥진한 내 잘못이 크겠지?"

▼도계의 이정표

 

이정표<세천유원지 4.0km / 구절사 1.9km / 고산사 2.6km / 만인산17.8km> 옆에 주저앉아 때늦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들어간다.

초코파이2, 그리고 두유로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3명의 산님이 만인산가는 길을 묻는다. 그리고 어디서 왔느냐고....  망설이다 보문산에서 왔다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며 혀를 내두른다.

뭐라도 좀 들어가니 좀 힘이 나는 것 같다. 해돋이전망대로 향한다.(08:55)

좌측 봉우리를 향한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막이지만 모래주머니라도 달린 것처럼 발걸음이 무겁다.

첫 봉우리에 오르니 시설물이 차지한 식장산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내고...  달려 올라가도 될 그런 짧은 오르막이지만 역시 힘들다.

교통호를 넘어가면 좌측으로 통쾌한 조망이 터지고 우측 조금 위에는 578m봉 삼각점이 있다.

아무리 지쳤어도 사진이라도 .... 안개 뒤덮인 보문산~만인산 구간은 옛기억으로 대신하면서 만인산부터의 산줄기를 바라보니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얼마나 대단한 결과를 만드는가를 획인한다.(09:10~12)

 ▼서대산과 지나온 능선 그리고.

 

▼중계소

 

▼578m봉 삼각점

 

십자로 갈림길에 도착하니 이정표<세천유원지 4.1km / 해돋이전망대 0.4km / 만인산 19.0km / 구절사 2.9km / 고산사 1.6km / 산내동사무소 3.0km>가 있다.

좌측에 멋진 바위조망대가 있어 핑계삼아 발길을 멈추지만 조금 전, 교통호에서 보이는 것과 큰 차이는 없다.(09:19)

▼안개바다.... 오도산?

 

시설물을 우측에 두고 좌측 비탈길을 따라가면 드디어 보만식계 8부능선을 넘게되는 해돋이 전망대다.(09:25. 8,658보)

▼해돋이 전망대

 

▼보문산

 

▼오도산 뒤로 가녀린 능선은 대둔산과 계룡산?

 

식장산 정상부는 군시설물이 차지해 해돋이 전망대가 정상 역할을 하고 있다.

해돋이 전망대를 출발한다. 이어지는 길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헹글라이더 할공장 방향이다.(09:30)

 

식장산~유원지[도상 3.8Km 이정표거리 4.4Km 실거리 4.5Km(7,464보)]

시설물 담장을 우측에 두고 그 밑을 따라 한차례 숨가뿐 내리막과 오르막을 거치는 길에는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는 철망 옆길을 우회하여 넓은 헬기장에 올라선다.(10:39)

계족산과 시내전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련만 짙은 안개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곧 바로 헬글라이더 할공장으로 내려와 시멘트길을 따라간다.

▼헬기장, 밑에는 헹글라이더 할공장이 있다.

 

▼식장산 능선은 기막히게 좋은 날씨를 보이지만.....

 

▼대전 시내는 안개바다에 푹 잠겨있으니....

 

이후 옥천~대전간 4번국도까지는 매력없는 아스팔트길이 4km나 이어진다.

▼한시간이나 이어지는 차도

 

길고도 지루한 차도.....  가이아님과 느낌표님의 격려전화를 받으니 3년전 함께 한 세중 생각이 난다.

세중에게 전화를 하니 함께 하지 혼자했다는 불평.....

전에 없던 대형주차장도 생겼고 잠시 뒤, 확장공사가 한창인 세천유원지 입구에 도착한다.(10:42. 7,464보)

무엇을 먹을까? 입맛이 깔깔하니 라면? 그러나 계족산까지 가야하니 아무래도 곡기가 필요할 듯.... 망설이다 시인과 보리밥 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된장찌게와 보리밥, 너무 허기져도 먹히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배속에서는 어서오라 하지만 입에서는 당기지 않으니.... 억지로 한그릇, 대신 뜨거운 숭늉에는 자주 손이 간다.

밥을 먹으면서 계족산까지의 여정, 그리고 지나온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그저께 야근(3시간정도의 수면)으로 절대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고 어제 낮에 억지로 잠을 청했으나 겨우 30분만에 눈이 떠져 가장 걱정한 것이 졸음이었으나 차가운 밤공기? 아니면 정신력 때문인지 1차때와는 달리 졸음에 의한 고통은 별로 없었다.

대신 "지치기 전 휴식, 배고프기 전 식사, 쉴 때는 꼭 간식"이라는 평범한 산행수칙을 소홀히 한 탓에 근 3시간이나 페이스를 잃었다는 것은 결코 잊지 말아야겠다.

숭늉 한 대접을 거의 다 비울 즈음 문득 산행 중 마시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주인 아주머니께 펄펄 끓은 숭늉 한대접을 부탁해 보온병에 담고 커피 한잔을 마신 뒤, 출발한다.(11:17)

 

 유원지~능성[도상 3.0Km 이정표 3.5Km 실거리 3.5Km(5,400보)]

곡기가 들어갔고 식사중 충분한 휴식도 취했음인지 몸은 한결 가벼워졌음을 느낀다.

닭재 지나면 70%, 식장산 지나면 90% 성공하는 것이 보만식계, 완주는 기정사실이란 자신감에 벌써부터 마음이 뿌듯해진다.

3~4분뒤, 4번국도와 만나고 왼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횡단보도가 나타난다.

횡단보도를 건너 도룡동 방향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고갯마루에 수월암 안내판이 있고 좌측을 보니 줄골마을로 들어가는 좁은 길에 <새울약수터 0.87km]의 이정표가 있다.(11:32)

마을 길을 따라가면 근사한 한옥(산방?)이 나오고 한옥 우측 골목길을 따라가면 곧 좌측 위에 수월암이 보인다.

몇 걸음 수월암을 향해 오르다 수월암 직전에서 우측 골목을 따라가면 보현정사가 나오고 보현정사를 우측에 두고 오르면 곧 밤나무단지 입구에 닿는다.

▼수월암, 여기서 수월암으로 오르지 않고 우측 골목을 따라가면 보현정사가 나온다.

 

진입로에는 "출입금지 개인농장임"이란 표찰과 차막이 쇠말뚝에 줄이 쳐있다.

줄을 넘어 밤나무단지내 농로를 따라 산등성이에 오르면 건너편에 철탑이 보이며 농로도 철탑 쪽으로 이어진다.(11:40)

건너편 등성이에 닿으면 산길이 있는 철탑방향을 철조망이 막지만 그 안의 묘지 엎으로 뚜렷한 산길이 있으니 철조망을 넘을 수 밖에..... 철조망을 넘어 1분가량 우측길을 따라가면 길은 두갈레로 갈린다.

농로처럼 넓은 우측길을 버리고 좌측 좁은 산길을 이어가면 곧 T자형 갈림길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내려가면 이정표<줄골마을 0.63km / 새울약수터 0.23km / 비룡동 / 능성 2.17km>가 나온다.(11:45)

능성방향으로 2분을 가면 "기념물 제12호 갈현성"이란 표석과 해설판[지정번호 : 기념물 제 12호. 위치 : 동구 용운동 산9. "이 산성은 해발 263m의 산봉우리에 축조된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성 둘레는 약 350m다. 성벽은 대부분이 허물어졌고............성내 곳곳에서 삼국시대의 토기조각과 기와조각을 찾아 볼 수 있다."]과 산비탈에는 성터 흔적이 보인다.

▼갈현성터

 

능성으로 이어갈 마루금이 한눈에 보이는 곳을 지난디.

▼능성(314.7m)

 

비룡임도 기념비와 이정표<능선1.0km, 가양공원3.0km / 비룡동, 추동 / 판암동 / 용운동, 대전대>가 설치된 길치고개로 내려오고 건너편 숲으로 들어가자마자 예비군 훈련장이 시작된다.(11:54)

 ▼비룡임도기념비와 둘레잇기 안내도가 설치된 길치고개

 

이후 많은 훈련용 시설물을 지나지만 곧고 넓은 길만 따라가면 헷갈릴 것이 없다.

철도침목계단의 숨가뿐 오르막이 4~5분가량 이어지고.... 완만하던 길이 2분가량이나마 다시 또 가파른 침목계단 오르막으로 변하지만 그리 힘든 느낌은 오지 않는다.

 ▼대전대학교

 

<길치고개 / 용수골 약수터 0.59km / 갈현성1.6km>의 이정표를 지나 2분 뒤, 조망이 좋은 능성에 올라선다.(5,400보 12:11~12)

 ▼능성(기념물 11호, 가양동 뒷산 비름들 고개 위에 돌로 쌓아 만든 산성으로 성둘레는 약 300m정도이다. 성벽에는 동문과 남문터가 있고 동쪽과 남쪽 성벽에는 성벽이 직각으로 만나는 부분에 치성의 흔적이 일부 남아있지만 성벽의 대부분은 무너져 내려 원래의 모습은 파악하기 어렵다. 성내에서는 백제시대의 토기조각이 일부 발견되었다. 동쪽 성벽에 남아있는 치성의 흔적으로 보아 동쪽에서 침입해오던 신라를 감시하기 위한 성으로 추정된다. 해설판 옮김)

 

능성은 간이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산책, 운동을 나온 분들로 항상 붐비는 곳, 오늘도 예외는 아니고 능성 이정표는 <갈현성 1.17km / 길치고개 1.5km . 용수골 약수터 0.69km>를 가리킨다.

흐릿한 날씨 탓에 능성 정상부의 모습만 잠시 카메라에 담고 곧 능성을 뒤로 한다.

 

능성~절고개[도상 4.1Km 이정표거리 4.3Km 실거리 4.5Km(7,212보)]

이후의 산길은 운동장처럼 반들반들한 평탄한 길이다.

곧 멋진 바위가 있는 넓은 공터에 선 능성사적비[기념물 제11호 능성]를 지나고 5분 뒤에 이정표 그리고 또 이정표<세천공원 3.0km / 옥정사 0.6km / 계족산성 7.1km>(12:26)를 지나지만 모두 계족산성 방향의 능선만 따르면 된다.

헬기장을 거쳐(12:33)

▼헬기장에서 바라본 응봉산

 

<계족산성6.1Km / 가양공원 0.7km / 능성 0.9km>의 이정표가 있는 안부로 내려온다.(12:38)

안부 조금 위에는 철탑이 있고 철탑이 선 마루금으로 오르면 잠시 뒤, 추동과 가양동을 잇는 포장도로가 넘어가는 길치고개에 닿는다.(12:41)

▼길치고개

 

길치고개 이정표<절고개 2.8km / 추동 / 가양공원 0.67km / 밭탕골 약수터 0.71km>를 살피고 포장도로를 횡단, 건너편 산으로 들어간다.

길은 좌측 비탈(직진 마루금은 질현성으로 오르는 길)로 이어져 곧 "기념물 제8호 질현성" 표석을 지난다.(12:43)

질현성[지정번호 : 기념물 제 8호. 위치 : 대덕구 비래동 산31-1 "질터재의 북쪽 산정상부에 800m정도 테를 두르듯 돌로 쌓아 만든 백제시대의 성이다. ....... 이성이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음을 알게 해준다. 이 산성은 백제부흥군의 주요거점 가운데 하나였던 지라성(支羅城0으로 보기도 한다." 해설판 옯김]

▼우회로에서 바라본 질현성터

 

길현산성을 우회하여 다음 봉우리를 좀 가파르게 오르니 정상부 직전에 작은 돌탑이 있고 이어진 봉우리를 또 다시 가파르게 오르자 6기의 돌탑과 2개의 의자가 있다.(12:59)

▼쉼터봉의 돌탑, 10분가량의 휴식을....

 

휴식을 취하며 시인과 보리밭 집에서 보온병에 담아 온 숭늉으로 묘한 맛의 커피를 마시고 출발(13:10)

<가양공원 / 질현산성 . 계족산성>의 갈림길의 이정표를 지나 큰 오르내림이 없는 숲길을 이어가면 대청호가 기막히게 조망되는 곳이 나온다.

전과는 달리 조망을 위해 잡목제거는 물론 의자도 설치되어 있다.(13:18)

▼대청호

 

곧 나무사이지만 처음으로 계족산도 모습을 보여주니 어찌 반갑지 않으리...

큼직한 돌탑 한 기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13:24)

▼돌탑봉

 

이젠 봉황정도 보인다.(13:29)

 ▼계족산 정상.

 

소공원 갈림길에 설치된 이정표에는 "절고개 0.3km"라 표기되었고 8분 뒤, 많은 사람들로 항상 북덕이는 절고개에 내려선다.(7,212보 13;45)

▼절고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최종 종착지인 계족산으로 향한다.(13:50)

 

절고개~회덕정수장[도상 3.1Km 이정표 3.6Km 실거리 3.9Km(6,507보)]

이정표가 있는 건너편 나무계단을 오르고 <임도삼거리 0.5km . 봉황정 1.8km / 계족산성 2.2km . 장동 산림욕장 괸리소 4.4km / 절고개 0.4km . 가양공원 3.7km>의 이정표를 지나면서 한 눈에 들어온 계족산 전경을 카메라에 담는다.(13:56)

좌측으로 내려가며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회덕정수장 앞으로 세시까지 와"

▼계족산 봉황정도 이제 뚜렷하게 보인다.

 

이정표<봉황정 1.2km / 가양공원 4.8km. 절고개 1.4km / 계족산성 2.8km / 장동산림욕장 3.3km>가 있는 넓직한 임도삼거리에 내려선다.(14:05)

▼임도삼거리

 

두 개의 작은 봉우리를 넘으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는데 봉우리마다 우회로가 있다.

계족산구간은 워낙 샛길이 많은 곳이라 초행자의 경우 마루금을 넘는 것이 안전하다.

두 번까지는 우회로를 따르고 세 번째 우회로(법동소류지 방향)가 시작되는 곳에서 우측 20m가량 위의 능선마루로 올라가야 한다.(14:16) 

길은 좀 더 가파르게 이어지고.... 5분 가량 뒤, 계족산 표석을 매만짐으로써 길고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정상표석

 

▼식장산은 머리만 조금.... 그리고 지나온 능선

 

▼계족산성

 

그리고 1분 뒤, 봉황정에 선다.(14:23. 3,098보)

대전시가지를 싸고돈 보문산과 식장산 그리고 계족산으로 이어진 산줄기를 바라보며 또 다시 나를 거부하지 않은 산과 밤새도록 고독한 발길을 밝혀준 달님, 먹티까지 동행주신 anti님, 그리고 격려해 주신 모든 친구들께 감사드렸다.

▼유유히 흐르는 갑천....

 

봉황정에서 휴식을 취하는 10여명 중에는 마침 퇴직 선배이신 조남직씨가 계셨다.

근황에 대한 얘기 그리고 어제부터의 여정으로 정담을 나누고 조연이 주연으로 그리고 감독에 연출까지 맏아야 했던 보만식계를 마감하는 기념사진을 부탁한다.

 ▼2차 보만식계를 마치며....

 

집에서 출발했다는 아내, 나도 봉황정을 떠난다.(14:30)

회덕정수장가는 길은 가파른 돌계단으로 시작되고 이제 내려가는 것이 오르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다.

한발 한발 조심스런 발길..... 산불났던 곳을 지나 우측의 포장길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닿는다.

▼산불훼손지역에서 뒤돌아본 봉황정

 

▼하산길에서 바라보는 날머리

 

능선마루를 따르는 것이 조금 가깝지만 그 길에는 잠시 가파른 내리막이 있어 포장길로 내려선다.

그러나 딱딱한 포장길을 내려가다 후회하기도....

포장길을 따른지 15분? 아내가 몰고온 차가 회덕정수장 정문에 도착하는 동시에 150리 보만식계도 긴 여정을 접는다.(15:00. 3,409보)

 

  회덕정수장 이후의 스케치

"괜찮으슈?" 차창밖으로 삐죽히 고개만 내민 아내의 첫마디!  

"응 아직은 쓸만한가봐, 이렇게 팔팔하잔여" 억지 미소를 짓고 차에 올랐다.

차에 오르니 이제야 다리가 뻐근해지고 피로감을 느낀다. 그러나 "또 한번 해냈다"는 뿌듯함은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은 것 같아 마음만은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집에 도착하니 15:30분,

잠부족에 온전치 못한 오른쪽 무릎, 그리고 새끼발가락 통증으로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아니 처음부터 탈출을 염두에 둔 보만식계, 데이비드 그리피스의 "힘과 용기의 차이"의 글 가운데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힘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는 힘이, 힘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 그 의미를 곱씹게 만들었다.

"조화와 힘, 그리고 용기.... 그래 할 수 있지. 다만 용기가 부족할 뿐..."

그 순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새싹 하나가 터 오른다.

"내년 봄, 거꾸로 계식만보를 시도한다면 오늘처럼 산이 또 나를 받아주실까?"

출처 : 소월산악회
글쓴이 : 靑 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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