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6년 10월 14일 ~ 15일 토~일요일 / 날씨 : 흐림
산행한곳 : 설악산 토왕성 폭포
산행코스 : 설악동 소공원 매표소(02:50)-비룡폭포(03:41)-토와성 폭포(06:00)
칠성봉(09:00)-화채봉(11:50)-1260봉(12:40)-화채동릉-둔전리계곡(14:50)
산행한사람 : 새여울 산악회/솔바로,들뢰즈,행복한그대 부부,너른숲(46명)
산행느낌 :
추석의 긴연휴 안내 산악회 따라가서 우리끼리 화채산행을 당초 계획 했는데
산찾사님 쉬는날이 아니라 하고 내 또한 10월 1일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을해서
8일날 산행이 취소되는 아쉬움을 맞았다...

산행을 취소하면서 대전시내 안내산악회 일정을 찾아보니 15일 화채능선 산행일정이 잡혀
병원에 있는 사람 심심 하다고 자주 찾아와 놀아주는 들뢰즈하고 솔바로 친구와 셋이서
행복한그대 통해서 안내 산악회 신청 접수를 하였다.
14일 오전 직장에서 단체로 참석한 과천 소아암 마라톤 대회 참석해서 30km를 달리고
바로 대전으로 이동해서 ...관저동까지 가서 폐차 시키려다 다시 회생한 내 차를 찾아오니
저녁때라!!!
모처럼 같은 아파트에사는 동서 가족과 외식을한후 애들이 노래방 가자는데 니네들끼리
가라하고 집으로 곧장 들어와서 배낭을 꾸려 봅니다.
도시락을 싸주는 아내의 표정이 그렇습니다....얼굴 보기 힘들다구요
하지만 설악이 눈에 아른 거리는데 어쩐 다지요?
미안하지만 내색은 하지 못합니다.

대전 원두막에서 오랬만에 방외지사님을 만납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지요 그런데 오늘 산행코스가 공지된 내용과는 사뭇 다르다 합니다.
버스에 올라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습니다...행복한그대 친구 초여름에 한번 다녀왔는데
토왕성폭포라 합니다....
아~~어제 현장 사람하고 찜질방에서 함께 자면서 자기가 속초에서 오래 살았는데 설악산
가거든 토왕성폭포를 보라고...그러면서 아무나 못가고 자기는 산악 구조대 회원과 2번 갔는데
백두산 장백폭포 보다 멋지다고 자랑한 그곳을 간다하니 가슴이 벌써 부터 설래여 옵니다...
횡성 휴게소 들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잠 자리도 불편한 좌석에서 이리 저리 긴 시간
뒤척이다 보니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들린 38선 휴게소 그곳에서 그때를 회상하면서
사진도 찍고 그리 그리 지루한 시간을 보내도 보니 설악동 소공원 매표소에 도착을 합니다..

전국에서 모여든 산꾼들로 매표소는 혼잡합니다.
남들은 해드랜턴을 다 켜는데 우리는 켜지말라 신신당부를 합니다.
군 시절 야간 행군에서 매복하는 것 처럼 조심 조심 권금성 케이블카 타는곳에서 시간을 조금
지체한 후 넓다란 계곡 다리를 건너 갑니다.
고2 설악산 수학여행 왔을때 비룡폭포 가느라 건너보고 30년쯤 지난 시점에서 다시
걷는 느낌이 새롭게 다가 옵니다.
그 세월 내는 사회인이 되고 결혼을 해서 내 자식들이 고교 수학 여행을
다녀왔으니 세월이 참으로 빠르고 많이 흘렀다 그리 느껴집니다.
아직도 해드랜턴을 켜지 못하게 하고 켜려면 머리에서 벗어서 땅 바닥에만 비추라 합니다.
허름한 가게 2개를 지납니다. 이모네집이라는 허름한 간판이 보입니다.
음력 스무 나흘의 기운 달빛에 흐릿하게 계곡이 눈에 들어 옵니다.
날이 밝으면 멋들어진 다 비경들인데 눈으로 보지 못하고 마음으로 보고 갑니다.

일출때를 맞추어서 토왕성 폭포를 오른다고 잠시 산행하고 긴 휴식을 취해 봅니다.
산장의 다른 님들은 지리산에서 비박을 한다 하는데 우리는 달빛이 흐르고 별들의
향연이 펼쳐진 월하계곡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비박을 합니다.
지리산 별빛이 얼마나 고운지 전화를 해 보려 해도 전화가 터지지 않습니다.
실은 잠자리도 방해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그런데 다행이도 날씨가 춥지 않으니 좋습니다. 스치는 바람도 좋고 달빛에 반사되어
우리 시야에 들어오는 실루렛의 산 허리 능선들의 모습도 멋들어 집니다.
그렇게 바위에 걸터 앉아 비박 아닌 비박 처럼 긴 시간을 보낸 후 이제 오르면 해가
뜰걸라면서 급경사의 긴 바위 절벽을 조심스럽게 올라 갑니다..
후렛쉬 불빛 따라 긴 행렬의 반딧불 무리가 하나의 선이 되어 나풀 나풀 춤을 추며
움직여 갑니다.
긴 절벽 사이로는 긴 가뭄 탓인지 조금씩 물이 흐르는 계곡을 한 두번 왔다 갔다
두발이 아닌 네 발로 기어 오르다 보니 숨이 멎을것 처럼 크나 큰 절벽이 탁 버티고
서 있습니다.
이것이 토왕성 폭포라 합니다.
아직은 어둠이 가시지 않아서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토왕성 폭포(320M)란?
비룡폭포 왼쪽 석벽을 오르면 탁 트인 골짜기속에 떨어지는 거대한 물줄기를 만난다
이것이 토왕성폭포이다. 일명 선광(禪光)폭포라고도 불리며, 설악산을 대표하는 3대 폭포 중의 하나이다.
설악산 신흥사 동남쪽으로 석가봉, 문주봉, 보현봉, 문필봉, 노적봉 등이 병풍처럼
둘러싼 바위벽들 한가운데로 3단을 이루며 떨어지는 연폭(連瀑)으로 그 모습이
멀리서 보면, 마치 선녀가 흰 비단을 바위위에 널어놓은 듯 아름답다. 겨울철 이
폭포의 빙벽은 산악인들의 빙벽훈련장으로 사랑받는다.
한쪽 편평한 곳 찾아 아침 먹을 준비를 합니다.
버스에 올라서 나누어준 도시락은 오곡 찰밥은 간이 적당히 베여있고 아직 온기가 남아
있어 아침 밥으로는 그만 입니다...일행이 둘러 앉아 이렇게 멋들어진곳에서 아침밥을 먹는
그런 호강을 누려 봅니다...
아침을 먹고 나니 이제 세상이 조금은 훤하게 보입니다.
어둠에 감춰졌던 비경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 오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 지지 않습니다.
이리 꼭꼭 숨겨져 있다니 그저 신비스러움과 탄성 뿐!!!
카메라에 아무리 담아 보려고 하지만 똑딱이 카메라의 한계를 느낄뿐 할 수 없습니다.
그저 마음으로 가슴에 담아 둡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긴 휴식을 취한 후 우리 일행은
절벽 한켠 안전한 지대로 오늘 산행대잔으이 지시에 따라 산행길을 이어갑니다.
선발대 먼저가서 로프를 준비할테니 천천히 오라 그리 대장님 이야기 합니다.
한켠 능선에 올라서 바라보는 토왕성 폭포는 아래서 바라본것은 반쪽 이었습니다.
올라오면서 어둠으로 다 보지 못한 폭포....능선을 타고 오르니 비로서 그 형체를 다 드러냅니다.
이럴수가? 조금 더 날이 밝은날 그리고 수량이 풍부한날 오면 가히 단일 작품 중에는 우리나라
최고라 해도 될듯 싶습니다...내 친구는 이 광경을 보고 "경치에 취해 오르가즘을 느낀다 하네요"

로프에 의지한테 한명씩 오르다 보니 산행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됩니다.
덕분에 체력적으로는 편안하고 좋습니다. 그저 좋은 경치 마음껏 즐기니 말입니다.
그런에 아직도 아래 쪽에서 3명이 절벽을 타고 올라오지 못한 듯 작은 로프를 준비해서
한명이 올라왔다 다시 내려 갑니다...
사진을 찍을 욕심으로 능선 더 높은곳에 올라 토왕성 폭포 경치를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여인네의 악~~하는 비명 소리가 길게 들려 오고 바위돌이 함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퍽 하면서 여성 회원의 비명 소리가 머져 버렸습니다.
등골에 소름이 쫙 끼치면서 아~~~ 죽었구나 하고 아래쪽을 내려다 보니 함께온 여성 회원이
누워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옵니다.
그러더니 혼자서 다리를 움직여 보고 그리고 팔도 움직여 보고 아~~죽지 않았다
능선 아래에서 궁금해 하는 님들께 중계를 합니다.
함께 절벽을 오르던 남자 회원 2명이 엉금 엉금 기어서 천천히 내려 가더니
온 몸을 이리 저리 만져 보고 이상 여부를 점검 하더니 배낭에서 무엇들을 꺼내어
여성회원께 비상 조치를 하는듯 합니다.
그 광경을 보고 나니 오늘 산행이 여기서 끝인지? 두 다리가 후들 거려 옵니다.
많은 시간 대기 후 내가 절벽을 타고 올라야 하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기중이던 인원 다 올려 보내고 우리를 안내하던 님이 추락 회원님께 다녀오더니 뼈에는
이상이 없어 남자회원 3명과 하산을 하라 하고 올라 왔다 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래도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는데 계속해서 로프를 잡고 절벽을 오릅니다...
함께한 님들이 많아 한참을 대기한 후 내 차례가 되니 이제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찾아 봅니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을것 같은 토왕성 폭포 정상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권금성이 시야에
들어 옵니다. 짙은 스모그만 아니면 이쁘게 보일텐데 못내 아쉽습니다.
부상 때문에 하산한 회원님을 빼고 모두들 올라오니 다시 출발입니다...

첫번째 봉에 오른 후 두번째가 칠성봉인 듯 칠성봉에 오르니 권금성으로 해서 올라 왔는지
가족단위 어린이 친구들도 많습니다. 부러운 모습입니다.
우리 회원님들 비 지정 코스라 아직도 큰 소리로 이야기 하지 못하고 긴장의 끈을 놓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때 또 한번 간 떨어지게 만들어 버립니다...
내 뒤를 따라오던 솔바로 친구가 체1M도 되지 않는 작은 바위를 내려 오면서 무릎이 걸렸는지
그만 뒤집어 지면서 내 옆 절벽에 걸쳐 버립니다. 순식간 입니다.
죽은나무가 그나마 팔둑에 살짝 걸린 탓인지 몇 센치만 더 내려가면 그 순간 비명 소리도 없이
친구를 설악에 묻을 뻔 했습니다.

올 1월에 제주도 가면서 만나...겨우 친구가 되었는데 한순간의 작은 실수를 생각하니 다시
진정 되었던 마음이 울렁거려 옵니다....
친구는 "못된짓 많이 한사람이 명이 길다면서" 그냥 웃고 맙니다.
내 참 그리 웃으니 내 마음도 편안해져 옵니다.

안개에 묻혀 버린 천불동과 공룡능선이 흐릿하게 내 시야에 들어오는것이 한없이 서운합니다.
청명한 날씨면 말 그대로 신이 내려주신 최고의 선물을 선사 받는것인데 한번에 다 보여주지
않으니 또 다시 찾아 오라는 그런 부르심인듯 체념합니다.
능선을 다시 하나 오르니 오늘 설악의 비경은 이제 마지막 이니 실컷 보고 가라고 또 잠시
휴식시간을 줍니다...이제 긴장도 풀리고 큰 소리로 대화도 합니다.

화채봉까지는 육산이고 조망도 없습니다.
이곳은 나무들은 벌써 다 옷을 벗어 버리고 겨울 준비를 합니다.
등로는 벌써 나뭇잎이 수북합니다.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산꾼들의 모습도 자주 봅니다.
서로 스치면서 50만원 버셨네요..그리 농담을 주고 받고 좁은 등로에서는 긴 행열이
끝날때까지 기다려주는 미덕도 있는 산꾼들의 모습입니다...

화채봉을 우회해서 내려오니 넓다란 공간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좀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집에서 아내가 싸준 도시락입니다.
도시락에 곁들여진 한잔의 술은 새벽부터 긴장해온 마음을 편안케 해 줍니다.
이 맛에 산에 오는줄도 모르겠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바로 화채봉에 오른 후 능선을 타고 하산 한다 합니다.
점심먹고 오르는 화채봉은 배가 부른탓에 힘이 듭니다...
하지만 오르고 보니 좋습니다..오늘 산행에 마지막으로 즐기는 천불동 경치들 입니다.
아직도 설악의 비경은 스모그에 묻혀 있는데 동해 바다에서는 또 다른 구름을 몰고와
능선 기준으로 동해쪽은 하이얀 운해와 설악의 단풍이 숨박꼭질을 합니다.
급경사길을 얼마나 내려왔을까?
이제 능선에 붙어 산행을 합니다. 설악이 이렇게 편안한 육산인줄은 몰랐습니다.
안개속에 가끔은 붉게 물들은 단풍나무 사이로 하산길을 이어 갑니다.
어제 달리기후 곧 바로 이어진 산행길이라 내심 걱정을 했는데 이렇게 편안한 땅을 밟고
걸으니 발에 전해져오는 피로도가 훨씬 적어 좋습니다.

가끔은 휴식을 취하면서 이런 산중에 쭉쭉 뻗은 붉은 소나무의 자태도 감상하면서
안개속에서 산행길을 이어가다 보니 이젠 단풍도 전혀 들지 않은 파릇한 나무잎을 보니
하산의 종점이 얼마 남지 않은듯 그런 느낌으로 다가 옵니다.
안개가 소나무 잎에 걸쳐 가끔은 빗방울도 떨어지지 만 그 빗방울이 상쾌함입니다.

계곡이 좌, 우측에서 만나면서 계곡의 수량도 제법 많아 진것을 보니 이제 종착지가
다가 오나 봅니다..
둔전리 저수지가 시야에 들어 옵니다. 그리고 값 나가지 않는 나무는 속아서 벌목한 지대를
지나면서 산 아래 허름한 집이 나타 나면서 오늘 산행의 종착지가 되나 봅니다.
허름한 민가의 개 짓는 소리를 뒤로 하고 나타난 옹달샘에서 종재기로 목 한번 축이고
하산을 하니 회원님들 계곡에 모두 모여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10월 중순인데도 아직 날씨가 따뜻해서 바위뒤에 숨어 올해 마지막 알탕을 합니다.
더 없는 행복입니다. 피로가 싹 ~~~~
그리고 나서 작은 팩 소주 한잔을 기우리니 다시한번 더 없는 행복입니다.
버스에 올라 뒷풀이 장소 식당으로 이동하니 아침에 토왕성폭포에서 추락 부상을 입은
여성 회원님이 웃음으로 반겨 줍니다.
큰 부상없이 이곳에 나타나신 모습을 보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도 못한 토왕성 폭포를 보고 한잔 술로 설악산 산행을 마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