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태극 종주

강산에 지리산 태극종주 3번도전 성공 산행기

너른숲 2006. 5. 18. 10:17
▶산행일자 : 2004년 9월 25일(흙의날)~26일(해의날)
▶산 행 지 : 지리산 태극능선
▶코    스 : 지곡사~웅석봉~밤머리재~동왕등재~왕등재 습지~새봉~하봉~
             천왕봉~연화봉~영신봉~칠선봉~형제봉~삼도봉~노고단~만복대~
             고리봉~세걸산~바래봉~덕두산
▶총소요시간 : 37시간 25분
▶산행시간 : 30시간 50분
▶휴식시간 : 6시간 35분 (식사 및 휴식시간)
▶도상거리 : 70.5km (실제거리 80여 km)
▶동 행 자 : 풍선, 강건너덕배, 재넘이, 강산에 (4명)
▶날    씨 : 맑음 (야간에 구름 약간)

 



 <산행후기>


 


9월 25일(첫째날), 새벽 1시에 유성 만남의 장소에서 출발을 하기로 했는데 예정시간보다 15분 늦은 1시 15분에 출발을 한다. 지난번 2주전에 함께 하셨던 별땅이님의 배웅을 받으며 길을 나선다. 함께 하셨으면 좋으련만... 함께 하지 못함이 못내 서운하다.
대전고속도로상의 인삼휴게소에 들러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산청으로 향한다. 어제밤 일찍 잠자리에 들어 잠깐 눈을 붙이려 했으나 이곳저곳에서 전화가 오고 메시지가 오는 바람에 제대로 눈 한번 붙이지 못하고 출발하는 셈이다.


 


처음 혼자 하면서 실패를 했던 가장 큰 원인이 수마와의 싸움에서 무참히 패배를 하였던때문이었는데 이번에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떠나니 다소 마음의 부담이 된다.
해서 차안에서 다소나마 잠을 보충하려 살며시 눈을 감아보나 좀처럼 잠은 오지 않는다.
03시 15분, 지곡사 주차장 입구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한다. 기념사진을 찍고 03시 25분출발. 산행지 초입에 이정표와 지곡사를 지나 계곡길로 올라서는 길과 왼쪽으로 내리저수지 뚝방길을 따라 진행하는 두 갈래 길이 있다 (뚝방길 6.6km).



저수지 뚝방길을 따라 진행하여 왼쪽으로 소롯길로 접어들자 갑자기 앞에서 커다란 멧돼지 한 마리가 후다닥 줄행랑을 친다. 곤히 잠들어 있다 이방인의 발길에 놀라 줄행랑을 치는 것이겠지. 어찌 놀란 것은 멧돼지뿐이랴. 놀라기는 마찬가지이지.


03시 39분, 임도길을 만난다. 해발 350m. 이정표(십자봉 3.3km, 웅석봉 4.3km)가 있고 임도길을 가로질러 오름길에 들어선다. 2주전에 왔을 때는 등로가 지금처럼 잡목과 잡풀을 제거하여 놓지 않았는데 누군가 등로를 정비하여 진행하기에 수월하다.



계속되는 오름길에 나무계단은 이어지고... 출발 한시간여가 지난 04시 20분, 중간에 휴식을 취한다. 하늘에는 별빛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듯 총총히 박혀 있으나, 발 아래로는 서서히 가스가 차기 시작하고 운무사이로 산청읍의 불빛이올망졸망 조망된다 (10분간 휴식). 04시 50분, 십자봉을 지나 어천마을 갈림길에 도착. 이정표(웅석봉 0.9km, 어천마을4.2km)가 있다. 이제 30여분 후면 웅석봉 정상에 도착할 것이다. 첫 시작을 알리는 봉우리. 80여km 긴 여정의 시작은 비로소 웅석봉에서 시작된다.


 


<웅석봉 정상에서>




 


<여명>




 


05시 17분, 웅석봉 도착. 삼각점과 표지석(1978. 12. 3일, 산청산악회)가 있고 후미를 기다리며 3분여 휴식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내려서 산불감시초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려 문을 여니 안에서 잠긴채 산꾼 둘이서 곤히 잠에 취해 있다.
하는 수 없이 그대로 내려서 헬기장을 지나 (헬기장에서 왼쪽으로 50여미터 내려서면 식수 있음) 중간 오름길에서 휴식을 취하며 행동식을 먹는다. 8분여 휴식후 잠깐 올라서 수양산갈림길을 지나 왕재로 내려선다.


 


06시 06분, 왕재 도착. 해발 925m. 이정표 (웅석봉 2.0km, 선녀탕 2.0km, 밤머리재 3.3km)가 있고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20여분 진행. 붉게 물든 동녘하늘에 빨간 불덩이 하나가 불끈 솟아 올라 온 사위를 환한 빛으로 가득 채운다.


 


<왕재에서 내려서는 길에서 본 밤머리재도로>




 


<가야할 중봉과 천왕봉을 바라보며>




 


<동녘하늘에서 서서히 해가 떠 오르고>





07시 02분, 밤머리재 도착. 다른 팀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뫼꿈이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아침을 먹고 점심과 간식을 챙겨 배낭에 넣고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30분휴식. 약간 올라서 첫 번째 헬기장을 지나 된비알을 치고 올라 08시 00분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난다.


08시 57분, 동왕등재 도착. 파손된 삼각점이 있고 사방 모두 조망이 양호하다. 17분 휴식후 출발. 등로는 완만하게 북서쪽을 향해 진행되고 10시 30분, 왕등재 습지에 도착하여 신발끈을 플어 헤치고 누워서 25분간의 긴 휴식을 즐긴다.  


 


<웅석봉 안내도>




 


<밤머리재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동왕등재에서의 조망>




 


<같은장소에서 조망>




 


<같은 장소 조망>




 


11시 13분, 억새와 잡목이 많은 외고개를 지나 11시 35분, 새고개를 지난다. 이후 꾸준하게 올라서는 오름길. 오름길을 세 번 치고 올라 무명봉에 이르니 우리보다 밤머리재에서 50분이나 먼저 출발했던 서울팀들이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12시 32분, 새봉직전 너럭바위에 도착. 점심을 먹는다. 식사와 함께 50분간의 긴 휴식을 접고 잠깐 진행하면 새봉이 되고... 13시 44분, 웅장한 모습의 독바위를 지나 3,4분여 진행하자 오른쪽으로 하산로와 다시 6분 후 왼쪽으로 내려서는 하산로를 만난다.



14시 35분, 국골 사거리 도착. 꾸준한 오름길 이후 도착한 국골 시거리. 산꾼 한 분이 식사준비를 하면서 꾸물꾸물한 하늘을 보며 혹시라도 비가 내리지 않을까 날씨 걱정을 하고 있다. 10분 휴식 후 출발.


하봉을 향해 꾸준하게 올라선다. 벌써 이곳부터는 서서히 단풍이 물들어 가기 시작한다. 또 한해가 가고 있음이... 또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있음이... 잠시 마음의 서글픔을 느낀다.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운무 가득한 하봉을 향한다.


 


<왕등재 습지>




 


<새고개>




 


<지나온 길, 멀리 웅석봉이>




 


<새봉을 지나서 만나는 독바위>





15시 17분, 하봉에 도착. 온 사위는 짙은 가스로 가득 차다. 솜사탕 같은 운무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가야할 길이 멀기에... 발검음을 돌려 중봉으로 향한다. 계속되는 운무와의 실갱이. 중봉과 천왕봉은 쉽사리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15시 35분, 헬기장에 도착.  배낭을 부리고 샘터로 향한다. 뒤 쳐진 두 사람을 위해 충분한 물을 준비하지만 금새 풍선님이 뒤따라 샘터로 내려온다. 물맛이 참으로 좋다. 헬기장에 다시 도착하여 잠깐의 휴식을 취한후 다시 출발. 20분 휴식.



헬기장을 지나 20여미터 내려서자 이정표 (천왕봉 1.7km, 치밭목산장 1.8km)가 있고 왼쪽으로 치밭목 내려서는 하산로가 보인다. 이후 다시 중봉까지 이어지는 꾸준한 오르막길.   이제부터는 자신과의 싸움. 비로소 그것이 시작된다.


16시 16분, 중봉 도착. 해발 1874m. 이정표 (천왕봉 0.9km, 치밭목 3.1km, 대원사 10.8km)가 있고 단풍사진을 찍기 위함인지 사진작사 서너분이 장비를 갖추고 대기를 하고 있다. 이미 절정으로 들어간 정상부.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저분들은 몇 날 몇 일을 기다릴까. 그에 비하면 나의 일년은 짧은듯 하다.


 


<하봉 가는 길>




 


<하봉을 지나서 헬기장 아래의 샘터 >




 


<주목, 너무 크고 잘생겼기에...>




 


<중봉 정상부>




 


<천왕봉 가는길의 단풍과 운무>





16시 40분. 드디어 천왕봉 도착. 이미 몇 팀이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다. 간단히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든다. 본의 아니게 이달에만 세 번이나 오른 천왕봉. 언제 올라도 넓고 큰 산임을 느낀다. 20분 휴식.


17시 08분, 통천문 통과. 17시 20분 제석봉(해발 1808m)을 지나고 고사목 지대를 지나는데 뫼꿈이님한테 전화가 온다. 반갑고 그리운 얼굴들... 어제밤에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주능선왕복을 하기로 한 초향님도 함께 있다니 발걸음이 더욱 빨라진다.



17시 30분, 장터목산장 도착. 많은 산꾼들로 이미 산장은 만원이다. 라면과 햇반으로 저녁을 먹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정담이 오고간다. 우리를 위해 기다려준 초향님. 지원조 모두는 우리 일행을 위해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신다. 너무 고맙다. 45분 휴식.


배부른 몸을 이끌고 장터목을 출발한다. 18시 33분 연화봉 도착. 해발 1730m. 이정표(세석2.6km, 장터목 0.8km)가 있고 차츰 어둠이 넓은 지리의 하늘을 뒤덮기 시작한다. 지리의 하늘은 조금씩 저물어 가고 우리의 갈 길도 차츰 줄어들기 시작한다.


 


<천왕봉 운해>




 


<천왕봉에서 단체사진>




 


<제석봉 내려서는 길>




 


<장터목산장 앞에서 단체사진>





19시 20분, 촛대봉 도착. 해발 1703m. 어둠은 이미 지리의 하늘을 덮고 있다. 바위에 걸터않아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8분 휴식. 세석산장을 지날 때 혹시 있을지 모를 통제 때문에 랜턴을 끄고 살금살금 통과를 한다. 이게 무슨 짓인지.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19시 40분, 세석산장을 지나고 19시 55분 영신봉을 지난다. 차가운 바람이 목줄기를 타고 등뒤로 넘어 간다. 20시 39분, 칠선봉을 지나고... 다시 21시 18분, 선비샘 (해발1491m)을 지나벽소령 초입에서 휴식을 취하며 남아있던 소초를 한 잔씩 나누어 마신다. 25분 휴식.



벽소령산장을 앞에 두고 긴장이 맴돈다. 혹시라도 공단직원에게 적발이 되어 야간산행을 중지하라고 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살금살금 어스름한 달빛아래 가까이 다가가니 늦은 시각인데도 산꾼 여럿이서 술파티를 벌이는 것이 공단직원은 아닌 듯 하다.


10시 45분, 벽소령을 통과하고. 형제봉에 이르기 전 운무가 걷히며 달빛이 밝게 빛나는 암릉에서 15분간 휴식을 취하고... 11시 36분 형제봉을 통과한다. 형제봉을 지날때면 언제나 바라보게 되는 두 그루의 소나무는 역시나 달빛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연하천 가는 길... 왜 이리도 멀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가도 가도 끝은 보이지 않고. 모두가 힘들고 허기가 진 탓이겠지. 00시 25분 연하천 도착.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햇반을 물에 말아 억지로 꾸역꾸역 입으로 밀어 넣으며 주린 배의 허기를 채운다.  23분 휴식.


명선봉을 오르는 긴 계단이 이어지고...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지나 토끼봉을 오르는 긴 오름길이 시작된다. 산행을 시작한지 벌써 22시간여. 지루함과 함께 피곤함으로 눈꺼풀은 천근만근 내려 앉고 잦은 휴식으로 발걸음은 자꾸만 더디어 간다.



02시 43분, 화개재 도착. 반대편에서 일찍 출발한 팀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대로 통과 삼도봉을 오른다. 끝없이 이어지는 553계단. 오히려 너덜길 보다는 수월함이 있다. 03시 05분 삼도봉을 지나고... 반야봉 갈림길 노루목에 도착하여 뒤쳐진 일행을 기다리며 7분간 휴식을 취한다.


 


점점 몽롱해지는 정신은 시야조차 흐릿하게 보이고 오락가락 반은 잠이 들은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뗀다. 이번 산행중 마의 구간(시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04시 00분, 임걸령 샘터에 도착하여 일행들이 식수를 보충하나 나에게 아무런 의지가 없다.
평소에는 그렇게 평탄하고 좋은 노고단 가는 길. 그러나 오늘만큼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피아골 갈림길을 지나 돼지령을 지나고 8부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가는 길이 정말로 지겨우리만치 길게만 느껴진다. 보일 듯 보일 듯 모습을 감추고 있는 노고단.


 


05시 15분. 드디어 지겹고 지겨운 노고단에 도착을 한다. 조금씩 여명이 터 오기 시작하고....
돌계단을 내려서 산장에 도착하여 볼일을 보며 15분여 휴식을 취한다. 코재를 지나고 넓은 시멘트길을 가면서 혼미한 정신은 마침내 환영을 보며 무의식에 들어간다.
06시 16분, 성삼재 도착. 기다리던 지원조를 만난다. 배낭을 부리고 아침이 준비되는 동안 차에 들어가 40여분 달콤한 단잠에 빠진다. 아침을 먹고 1시간 8분간의 긴 휴식을 접고 07시 24분 만복대로 향한다. 휴식으로 인해 발걸음이 상당히 가벼워졌다. 


 


<성삼재주차장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운해>




 


<만복대 가는 이정표>




 


작은 고리봉을 우회하여 앞으로 높게 올려다 보이는 만복대를 오르면서 아래쪽에 펼쳐진운해를 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영겁의 세월을 지나온 듯 한발 한발 걸어온 그 길이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을 만큼 멀게만 느껴진다.



09시 00분, 만복대에 오른다. 무너져 가는 돌탑. 그 앞에 먼저 도착한 산꾼 한 분이 제를 지내고 있다. 산에 대한 고마움. 묵묵히 받아주고 또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게끔 도와 주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겠지.


제가 끝나고 지리산 산수유로 담그셨다는 술을 한 잔 대접받고 안주로 포도송이 몇 알을 입에 넣는다. 산수유 향과 포도의 달콤함이 몸 속 깊숙히 배여 든다.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고 10여분 늦게 도착한 후미와 함께 출발한다. 22분 휴식.


 


<운해>




 


<만복대 가는 길>





10시 00분, 정령치 도착. 다시 지원조를 만난다. 초향님이 코펠에 끊여주는 시원한 냉커피를 숭늉 마시듯 벌컥벌컥 몇 모금을 마시니 금새 피곤함은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새로이산행을 시작하는 것처럼 생기가 돋는다. 20분 휴식.


정령치를 출발한다. 마지막 구간은 초향님이 함께 하기로 한다. 휴게소를 지나 계단을 올라서니 이정표 (바래봉 9.4km)가 있고 꾸준하게 올라서 큰고리봉에 오른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주촌과 수정봉을 지나 여원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 몇 년전의 기억이 새롭다.



길고 지루한 길. 잡목이 길을 막고 쉬었다 가라하지만 어차피 가야할 길. 그것을 알기에 일행은 묵묵히 발걸음을 뗀다. 계속해서 앞장을 서서 가시는 덕배님, 정말로 존경스러울만치 꿋꿋하게 잘도 가신다. 아직은 장거리산행에 경험이 부족하시면도 어디에서 그런 힘이... 정말로 연구의 대상이다.


10시 59분, 암릉 우횟길을 지나 이정표(세걸산 1.2km, 고리봉 1.0km, 정령치 2.0km)를 만난다. 또 다시 길고 지루한 길. 30여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것 같은 길을 거의 한시간여를 걷는다. 에궁, 그러면 그렇지. 잘못된 이정표.



11시 57분 세걸산에 도착. 이정표(해발 1220m, 정령치 3.8km, 바래봉 5.8km). 좀전에 지났던이정표가 잘못된 것 같다. 세걸산 1.2km+정령치 2.0km를 더해도 3.2km. 0.6km가 어디로사라진 것이다. 이정표 뒤로 가냘픈 억새잎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정상에서 약간 내려서 헬기장을 지난다. 12시 08분 세동치 도착. 왼쪽으로 청소년수련원으로빠지는 갈림길이 보이고(2.2km) 약간 더 진행하여 점심식사를 한다. 25분 소요.


 


<만복대 정상>




 


<수정봉 정상>




 


<가야할 능선>




 


<세걸산 이정표>





13시 15분, 부운치를 지나고... 점심을 먹으면서 충분한 휴식을 했음에도 다리의 피로가 누적되어 금새 또 피로감을 느낀다. 
△1121.0.m봉을 통과를 한다. 북쪽을 향해 내려서니 넓게 철쭉길이 펼쳐지고 멀리로 바래봉의 정상이 가을햇살에 요조숙녀처럼 조용히 앉아 있는 듯 보인다.


 


팔랑치에 이르러 나무계단 중간에 넓게 조성된 전망대에서 신발을 벗고 편안한 자세로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고... 따가운 햇살에 잠을 깨니 25분여가 흘쩍 지나가 버렸다. 짐을 챙겨 다시 출발.
이제는 바래봉까지 이어지는 임도길. 그래 이제 우리의 목표는 거의 완성되어가는 시간. 이제 얼마남지 않은 마지막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 14시 28분, 바래봉 직전 삼거리를 만난다.



운봉으로 내려서는 길과 바래봉으로 올라서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삼거리에서 초향님은 식수를 구하기 위해 계속해 임도를 따르고 덕배님과 나는 능선길을 따른다. 한동안 올라서자 우리를 마중 나온 뫼꿈이님의 모습이 보이고, 반갑게 맞아주신다.
지난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너무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아 정말로 넘넘 고맙다.


14시 43분, 바래봉 도착. 해발 1165m.  배낭을 부리고 사진을 몇 컷 찍는다. 뒤쳐져 따라오는 일행을 기다려 다시 몇 컷의 사진을 찍고 서둘러 자리를 뜬다. 이제 정말로 마지막 남은 덕두봉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22분 휴식.


 


<121.0봉에서 내려서는 길... 멀리 바래봉이 보인다>




 


<바래봉 정상>




 


<바래봉에서 단체사진>




 



계속해서 북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잠시 내려서 안부를 지나고 덕두봉을 향해 오른다. 정말로 긴긴 시간. 이제 산행 36시간째로 접어드는 시점에 지나온 시간과 공간들이 머릿속에 일일이 환영되면서 순간 순간들이 마음속 깊이 각인된다.
    
15시 32분, 드디어 꿈에 그러던 덕두봉에 도착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올라보는 곳이지만 그 느낌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기쁨으로 다가온다. 정상 표지판 앞에 간단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출발 때 별땅이님이 주셨던 술을 산행내내 품안에 간직하면서 졸립고, 춥고, 힘이 들 때에 마시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아가며 보관해온 술로 산신님께 제를 올린다.
이어 몇 컷의 기념사진. 14분의 휴식을 마치고 출발.


 


<덕두봉에서 간단하게 산제를 지내며>




 


<덕두봉에서 단체사진... 리모콘 촬영>




 


구인월로 내려서는 길은 정말로 발걸음이 가볍다. 길고 지루한 길이지만 넘치는 힘에 뛰다시피 내려서 16시 50분, 인월 마을회관에 도착을 하고 37시간 25분의 긴긴 산행의 마무리를한다. 그리고 뒷풀이를 위해, 성공의 자축을 위해 대전을 향해 출발을 한다.
 


<구인월의 마을회관과 태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