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사진 산행기

아직도 겨울인 지리산.

너른숲 2006. 5. 6. 11:45

산행한날 : 2005년 5월 3일 수요일 / 날씨 : 맑음

누구와 : 나 그리고 들뢰즈, 산찾사님.

산행코스 : 뱀사골 초입(06:50)-제승대(08:50)-이끼폭포(09:25)-중봉에서 묘향대가는 길(11:55)

               묘향대(12:18)-중식-중봉(13:19)-반야봉(13:28)-중봉-심마니 능선-뱀사골초입(16:50)

               총 산행시간 : 10시간

 

산행느낌 : 지리산 이야기가 나오다 반야봉을 가보지 않았다는 나의 말에 그러면

               내일 모래 갑시다. 그럼 그럽시다. 그래서 출발한 지리산 산행.

 

               사진으로 보아와 꼭 가고싶었던 이끼폭포 그리고 묘향대.

               가슴이 설렌다. 두고온 애인을 만나러 가는 기분이 이럴까? 이왕가는 차편 들뢰즈에게

               연락하니 오후 6시 강의가 있어 그 시간까지 대전 도착할수 있으면 지리산 산행에 동행을

               하겠다해서 당초 산행 약속을 했던 모씨를 대신해서 이른 아침 5시 우리집에서 출발이다.

 

               이른 아침 도착이라 입장료을 징수하는 직원도 없고 기분 좋게 뱀사골에 들어서니

               손도 시렵고 바람 또한 차갑게 옷깃을 파고든다.

               대전에서 준비해간 김밥이랑 간식 거리를 초입에서 후딱 해치우고 뱀사골 계곡을 따라서

               산행하는 맛 신선하다.

 

              계곡 주변에 만발한 철쭉은 분명 지리산에 봄이 왔는데 손이 시려 두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산행길을 이어가다 보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면서 추위가 좀 물러서는 느낌이다.

              계곡에는 맑은 물도 많고 이른아침 방문객을 반가이 맞아주는 새들의 울음소리 과연

              신선들의 놀이터 갖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병소를 지나 제승대를 지나 우측 ㅇㅇ금지 구간을 넘어 이끼 폭포를 찾아 나선다.

              한번 다녀온 산찾사 그 많턴 시그널이 하나도 없고 간간히 묶어있던 로프도 다 수거해갔노라 한다.

              입소문을 타면서 산행꾼들의 발길이 잦아지다 보니 공단에서 근본적으로 산행길을 차단한

              느낌이라 큰 소리도 치지 못하고 도둑 고양이 모습처럼 조심 조심 계곡을 타고 오른다.

 

             계곡을 따라 산행하다 작은 언덕넘어 이런 산중에 우측으로 큰 절벽이 나타나면서

             아래쪽으로 보이는것이 이끼폭포라고 조심 스럽게 산찾사님 이야기 한다.

             전에 왔을때보다 이끼 폭포가 많이 죽은것 같아 아쉬다 하는 님이지만

             그래도 처음 접하는 내 눈에는 그저 신비스러움이다.

 

             나무 가지 사이로 들어온 햇살을 받아서 그런지 그 푸르름이 더해가고

             이끼폭포 상단에 활짝핀 철쭉은 그 아름다움을 더 한다.

             이끼 폭포에 입을대고 떨어지는 물줄기에 목을 축이고 간식도 먹고 휴식을 취한후 묘향대로 출발이다.

 

             이곳은 겨울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적고 통제지역이라 그런지 원시림처럼 다가온다.

             오지 산행 처럼 크나 큰 고목들이 푹푹 쓰러져 세월의 덧 없음을 계곡은 지켜가고 있는데

             우리 인간은 자연과 맞서는 느낌이 아닌가 그런기분이다. 

        

             아차~~ 어쩌랴 묘향대로 향하는 길을 두어번 찾아 좌측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그 길을 잃어 버리고 지나친것 같다는 산찾사님 말 그렇타고 다시 내려 갈수도 없고

             그냥 치고 오르자 방향을 잡고 계속 계곡을 따라 직진 직진이다.

  

             계곡은 신선과 신비 스러움이 교차되면서 크고 작은 폭포가 계속되고

             아직도 봄이 산 아래에 머물고 있는지 큰 얼음 덩이가 계곡에 떡 버티고 있으니 내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와서 산행을 하는 느낌이다. 

             계곡 아래는 봄도 없이 여름이 찾아와 반팔차림인데 이곳은 아직도 얼음 덩어리가 녹아 내리지

             않고 있으니 그러니 지리산을 큰 산이라 부르지 않나 생각해본다.

 

             계곡이 끝이 보이쯤 앞으로 탁 터지는 조망은 만복대에서 바래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하늘은 파랗고 조망 조으니 이 보다 더 복터진 산행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묘향대가는 초입을 놓친 산찾사님 눈빛으로 미안해함이 느껴진다.

             솔직히 묘향대 가는길이 어떤지 모르지만 이곳으로 오고 보니 오지 산행의 멋도 느끼고

             끝없는 계곡의 신비 스러움도 만끽하고 또한 조망 끝내주니 오히려 다행이다 싶다.

 

             계곡이 끝나고 이제 너널 오르막길도 끝을 다 하니 사람 흔적 하나 없는

             밀림지역 조금씩 조금씩 나무 가지를 밀치고 오르면 또 하나의 언덕이 가로막고

             이것이 끝이겠지 하다 보면 또 이렇게 해서 잡목 우거진 밀림지역을 빠져 나오니

             산길 뚜렸한 산행길이 나온다.

 

            이길이 반야봉으로 가는 길인데 우측으로 가는것인지 좌측으로 가는것인지 분간이 아니간다.

            조망 되는 곳에서 주변을 바라보니 뱀사골에서 올라오는 화개재가 코 앞 우측으로 보인다.

            그런데 들뢰즈때문에 대전에 6시에 도착해야 하는데 부담으로 다가온다 벌써 시간은 12시가

            되었는데 그래서 묘향대를 포기하고 반야봉을 가자 의견을 정리 하는데 들뢰즈 일단은

            여기까지 왔는데 묘향대를 들리자한다. 그리고 산행길에 묘향대 가는길이란 시그널이 분명하다.

 

            급경사길 마음은 급하다. 하지만 하산길 빨리 내 달리지 못하는 발 걸음은 무겁다.

            이렇게 급히 하산하여 도착한 묘향대 사진에서 본 그곳 우리 남한의 최고(最高) 높은곳에

            자리한 사찰이란다. 석간수에 목을 축이고 물통에 물을 담는데 스님 인사를 합니다.

            방금전 공양을 끝냈는데 조금만 일찍 오셨으면 함께 했는데 .....

            빈손으로 올아온 산꾼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어느쪽으로 올라 왔느냐고 묻길래 대답을 하니 그곳으로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면서

            대단한 산꾼이라 하는데 그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러면서 이곳 묘향대도 3일째 여름이 왔나보다 하고 말씀이 이어갑니다.

            함께 사진한장 찍자 물으니 스님 사진은 찍지 않는다 하시네요.

            묘향대에서 우리도 점심을 했으면 하는데 세속의 내음새를 이곳에서 풍길수가 없고

            대전까지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스님과 작벽을 고하고 내려온 급경사길 다시 치고 오릅니다.

 

           들뢰즈님 숨이 차나 봅니다.

           산찾사님 기다렸다 함께 가자 하네요. 기다리면 더 늦어지니 쭉 치고 올라가자 하고 앞서 갑니다.

           산행대장이라 걱정이 되나 봅니다. 길은 외길 그러니 걱정 말고 가자 했지요.

           그렇게  땀을 쭉쭉 배며 올라온 길 계곡타고 올라온길과 다시 만나게 됩니다.

           들뢰즈 따라 오지 못하니 이왕 이렇게 된것 점심 먹고 반야봉 들리지 말고 중봉에서 하산 하기로....

 

           곧 도착한 들뢰즈 점심을 먹으면서 강의시간 30분 정도 늦으면 학생들에게 기다려 달라

           하면되고 그것도 아니되면 강의 연기하고 보강하면 되니까 걱정말고 반야봉 찍고 가자 합니다.

           그리 말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급하게 먹으면 소화도 되지 않을까 걱정인데

           들뢰즈 말 한마디가 부담을 덜어 주니 편안하게 초 한잔도 하면서 맛나게 점심을 먹습니다.

 

           중봉은 스산합니다. 하지만 무슨 영화를 누릴 욕심인지 이곳까지 누가 묘를 썼는데

           큰 묘 2개가 있는데 뒤에것은 누가 작은 비석을 파손해 놓아 흔적만 있습니다.

           마지막 반야봉 오르는길 배낭을 벗어놓고 오릅니다.

           혹시나 공단 직원을 만나면 도망치기 쉽게 말입니다. 우습지요.

         

           먼저 반야봉 못 미쳐어 도착한 대장님 정상에 사람들이 있다고 대기중입니다.

           곧 그들의 말 소리가 사라지고 우리가 그 정상 자리를 차지하고 사진도 찍고 사방으로 터지는

           조망을 바라봅니다. 지리 8경중 하나가 반야봉 낙조라 하는데 지금은 해가 중천이니

           들뢰즈는 저녁까지 기다리자고 어기짱입니다.

 

          이제 오늘 산행 목적을 모두가 달성했습니다.

          하산만이 기다릴 뿐 입니다. 반야봉 주변은 아직도 겨울산이라 겨울옷을 그대로 입고

          진달래는 분홍빛 하나 없이 입을 꼭 다물고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 아래에서 부터 초록 내음을 맏고 금세 지지개를 켜고 그 꽃망을 터트릴날을 가슴으로 그리면서

          중봉을 거쳐 심마니 능선으로 하산 합니다.

 

          이곳 저곳에 자연 휴식제 시행 구간이라는 펫말이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달궁으로 가는길과 이별을 하고 조릿대가 쫙 깔려있는길을 지루하게 내려 옵니다.

          6시 30분까지는 죽어도 아니된다 판단이 되니 들뢰즈님 1시간 정도는 늦어도

          된다 다시 정정을 합니다.

 

          그런 급한 마음에 쉼도 없습니다.

          가끔 조망 터지는곳에 걸터 앉아 물 한모금 먹는것이 휴식입니다.

          지루함 중에는 가끔 터지는 조망과 산중에 아름 다리 홍송의 군락지를 만나면서

          그 지루한 산행길이 위안으로 다가 옵니다.

 

          심마니 능선 마지막 봉 이 봉을 넘으면 전쟁기념관

          그곳에서 우측으로 빠져 하산 합니다.

          고로쇠를 체취하기 위해 연결해놓은 줄을 따라 하산하다 보니 다시 잃었던

          하산길이 연결되면서 뱀사골에서 와운 마을로 연결되는 콘크리트 도로를 만나

          유유하게 하산을 합니다.

 

          계곡에서 발을 담글 시간도 없이 화장실에서 세면만 하고

          슈페에서 캔 맥주와 아이스 크림을 사가지고 대전으로 급히 올라와 들뢰즈님 강의실 앞에

          도착하니 6시 40분입니다.

 

          당초부터 큰 계획없이 얼떨결에 떠난 지리산 산행은

          그동안 마음속에 그리던 산을 찾아 ...

          아니 숨겨논 애인을 찾아 만나고 온 느낌이라 이야기 하면...

          숨겨논 애인이 없어서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그런 감정이 아닐까 하면서 맺습니다. 



아래 : 탁룡소 

 

 
 
 
아래 : 병소

아래 : 제승대
 
 
 

 
 



 
 
 
아래 : 괭이밥
 
 
 
 

 

 
 
 

 

 

 

 
아래 : 묘향대.

 

 

 
아래 : 멀리 바래봉

아래 : 좌측/반야봉, 우측/중봉 

 아래 : 가운데/ 만복대, 우측/정령치
 
 
아래 : 중봉 철쭉이 꽃 망울 터트릴 조짐도 없다.
 
아래 : 멀리 천왕봉
 
아래 : 좌측/노고단, 우측 하단/성삼재.
 
 
 
아래 : 생(生)과 사(死)
 
 
아래 : 아직도 겨울옷을 입고 있는 지리산

 

 
아래 : 저 멀리 천왕봉이 흘러내리는 흔적이 아픔이다.
 
 
아래 : 와운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