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후 첫 산책.
동춘당 송준길 선생 고택옆 연못 노오란 창포가 활짝이다.
메꽃
매실열매
담쟁이 어린잎.
수련.
붓꽃.
작약(함박꽃)
우리집 화분(으아리꽃) 작년 KBS 꽃 박람회에서 사왔는데 올해 이렇게 꽃이 활짝 피었다.
발코니 활짝핀 석곡 : 의외로 향이 좋타.
누워있다가 집에서 서성이는것이 어찌 보면 더 힘들다.
하는것없이 그냥 빈정 빈정 서 있는것이 얼마나 힘든가?
장거리 여행시 버스나 기차에서 1시간만 서 있으면 아프지 않턴 허리도 아프고
온 몸이 쑤셔 오는데 하루에도 몇번씩 일어나서 서성이면서 1시간 이상이 서성된다는것
그것 자체도 이젠 고문 처럼 다가온다.
병원에서는 가능하면 움직이지 말고 2주 동안 조심하라고 했는데 집에서 서성이는것보다는
동춘당 정도는 산책해도 되겠지 하고 말리는 아내를 뒤로하고 동춘당으로 향한다.
아파트 발코니에서 바라보던 계족산의 아카시아 꽃..동춘당 아카시아 꽃은 다 시들어 버렸지만
그래도 마지막 그윽한 향이 느껴진다. 아 이렇게 아카시아꽃도 지는구나?
동춘당 송준길 선생님 고택 한켠 연못
버드나무 꽃 가루가 하얗게 바닥에 내려않고 물은 검게 변해 버렸는데 그 속에서 작은 붕어떼가
무리를 지어서 살아가는 삶이 용하다. 이 물에서 어찌 생물이 살아갈까? 그 와중에 수련도 꽃 망울을
잔뜩 머금고 금세 확 터질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원두막 한켠 연못 물은 깨끗해 보이는데 잔뜩 이끼가 끼여있고 연꽃 2송이가 활짝 피어있다.
광양의 매화꽃 소식을 접한지가 몇날이 지나지 않은듯 한데 매실나무의 열매는 어느새
댕글 댕글한것이 사람의 손을 타기 직전이다. 바라만 봐도 입안 가득 침이 고이는것은
사람 모두의 심리인지 모르겠다.
야생화 군락지엔 붓꽃, 함박꽃(작약)이 활짝 피었고 대전시에서 동춘당 공원을 명품화 공원으로
바꾸려고 하는데 전면광장에 약초밭을 만든다해서 명풍화 공원 반대 플랭카드가 어지럽게
여기 저기 걸려 있는 모습은 선비마을 사는 주민으로서 가슴 아프게 한다.
이렇게 밖에 나오면 시간이 금방 가는데 집에 서성이는것보다 지루하지도 않고
하지만 벌건 대낮 아직은 돈벌어야할 내 자신이 공원 서성이는 모습이 실업자의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늦게 들어가면 아내의 잔소리가 기다리고 있기에 잔소리 듣지 않을 정도 1시간에
맞추어서 집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아내는 시간만 체크하고 있다.
이렇게해서 퇴원후 첫 산책은 아무탈없이 잔소리 듣지 않고 귀가로 끝냈다.